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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태원 SK그룹 회장(왼쪽)과 최재원 수석부회장. |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또다시 특혜를 받을 수 있을까?
박근혜 대통령이 13일 광복절 특사 방침을 밝히면서 최태원 SK그룹 회장의 석방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재계 관계자들은 최 회장의 석방을 기회가 될 때마다 호소하고 있지만 이번에 석방되면 최 회장은 구속될 때마다 특혜로 빠져나간다는 비판여론도 만만치 않게 일 것으로 보인다.
최태원 SK그룹 회장은 두 번 기소된 이력을 지니고 있다.
최 회장에게 닥친 첫 번째 시련은 2003년이었다. 최 회장은 당시 변칙증여와 SK글로벌(현 SK네트웍스) 분식회계 혐의로 구속됐다.
최 회장은 변칙증여와 관련해 비상장사 주식을 SK그룹에게 고가에 매각하면서 수천억원 대의 이익을 취했다는 혐의를 받았다. 비상장사 주가를 부풀려 매각하거나 그룹 주식과 바꾸는 것은 재벌의 대표적 재산 부풀리기 방법이었다.
최 회장은 또 1조5천억 원대 SK글로벌(현 SK네트웍스) 분식회계 사건을 주도한 혐의도 받았다.
최 회장은 이 가운데 워커힐호텔 주가를 부풀린 혐의와 분식회계에 대해 법원에서 유죄판결을 받아 1심에서 징역 3년의 실형을 선고받았다. 당시 재벌들의 변칙적 재산 부풀리기에 경종을 울린 재판이라는 평가가 나왔다.
그러나 최 회장은 수감 7개월 만에 병보석으로 풀려났고 2심에서 징역 3년, 집행유예 5년을 선고받았다. 당시 범죄사실이 계속 인정되는데도 집행유예로 풀려나 특혜라는 논란이 끊이지 않았다.
최 회장은 2008년 4월 돌연 대법원 상고를 취하했다. 당시 경제개혁연대는 "2005년 6월 항소심 판결 이후 3년 가까이 끌어온 상고심 재판 선고를 목전에 두고 취하한 것은 비즈니스 프렌들리를 내세운 이명박 정부 하에서 특별사면을 기대한 것 아닌 지 우려된다"고 논평했다.
경제개혁연대의 예상은 적중했다. 최 회장은 몇 달 뒤 2008년 광복절 특사명단에 포함되며 사면복권 됐다.
최 회장은 사면복권 직후인 2008년 10~11월 동생 최재원 SK그룹 수석부회장 등과 공모해 SK텔레콤 등 계열사로부터 펀드 출자금 선지급금 명목으로 465억 원을 빼돌렸다는 혐의를 받았다.
검찰조사 결과 최 회장은 이 돈을 파생상품 투자에 사용한 것으로 드러났다.
법원은 이번엔 엄격한 잣대를 들이댔다. 최 회장은 대법원에서도 징역 4년의 실형이 확정됐고 지금도 복역하고 있다.
최 회장이 이번에 특사명단에 포함된다면 여론의 반발이 만만치 않을 것으로 보인다.
최 회장은 2008년 사면복권으로 변칙증여와 분식회계 전과에서 벗어났다. 그러나 사면복권 직후 횡령을 저질렀고 결국 유죄판결을 받고 다시 수감됐다.
최 회장의 유죄가 확정된 뒤 이명박 정부의 ‘통큰 특사’가 오히려 최 회장의 범죄를 도운 꼴이 된 것 아니냐는 비판이 나왔다.
이번에 최 회장이 특사 대상에 포함된다면 반성없는 재벌 총수에게 연이은 특혜를 준다는 비판이 또 나올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특히 이번에 최태원 회장과 최재원 부회장이 모두 석방된다면 특혜논란은 더욱 커질 수 있다. 형제에게 특혜가 집중된다는 비난을 피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최태원 회장에게만 석방의 특혜를 준다면 같은 혐의를 받으면서 형기는 더 많이 마친 최재원 부회장에 대한 형평성 논란이 불거질 수 있다. [비즈니스포스트 유현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