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한국거래소의 밸류업 지수에 은행주들이 대거 배제되면서 주주가치에 바탕으로 둔 본래 취지가 약해졌다는 분석이 나왔다.
김도하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25일 “거래소가 밝힌 기업 밸류업의 기본 방향은 주주가치를 존중하는 기업이 투자자들의 선택을 받도록 지원하는 데 있다”며 “그러나 주주가치 제고를 실현할 의지와 능력, 계획을 모두 갖추고 적극적 주주소통을 이행해 온 은행주가 요건상 배제되는 것은 밸류업 지수 신설 취지와 다른 것으로 판단한다”고 말했다.
▲ 하나금융지주, KB금융지주가 한국거래소 밸류업 지수 편입에 실패했지만 주주환원 강화 측면에서 투자매력이 여전히 크다는 분석이 나왔다.
은행주 대부분은 밸류업 지수 편입 요건 가운데 시가총액, 수익성 연속 환원 요건을 만족한다.
하지만 산업 내 주가순자산배율(PBR) 상위 50% 비교군이 ‘금융업’으로 설정되면서 최근 2년 평균 PBR이 0.2~0.4배로 낮은 대형 은행은 기준상 탈락했다.
실제 KB금융은 2023년 가장 큰 규모, 높은 비율의 주주환원을 시행하고 기업가치 제고계획 예고 공시도 모든 기업을 통틀어 가장 먼저 내놓았지만 밸류업 지수에서는 제외됐다.
하나금융지주도 주주환원율 30%대, 배당수익률 6%대 안팎을 보이고 있는데도 지수에는 포함되지 않았다.
신한지주와 우리금융지주는 기업가치 제고계획 공시를 이미 이행하면서 특례편입 대상으로 밸류업 지수에 들었다.
김 연구원은 “밸류업 본래의 취지가 약화한 상황에서 지수 편입 여부보다는 근본적 주주가치 제고 내용을 투자자들이 직접 판단하는 것이 적절해 보인다”며 “지수 편입에 따른 수급 영향을 기대할 수 없는 점은 아쉽지만 은행업종에서 최선호주는 하나금융지주, 차선호주 KB금융 추천 의견을 유지한다”고 말했다. 박혜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