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 하남과 판교의 부동산시장이 기업 이슈에 들썩이고 있다.
하남은 신세계그룹이 국내 최대규모 복합쇼핑몰 완공을 앞두고 있어 기대가 높아지고 있다.
판교는 삼성물산 사옥 이전과 함께 판교테크노밸리 사업 본격화에 봄바람이 불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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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 |
23일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최근 주택시장에 이른바 ‘몰세권’이란 신조어가 뜨고 있다. 쇼핑몰과 대형마트, 영화관, 운동시설 등을 모두 갖춘 대형쇼핑몰이 들어서면 인근 아파트 가격이 상승하는 효과를 ‘역세권’에 빗댄 것이다.
롯데그룹과 신세계그룹, 현대백화점그룹 등 유통 ‘빅3’는 온라인쇼핑의 급성장에 대응하기위해 초대형 복합쇼핑몰 건립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2018년까지 서울과 수도권에 새로 들어서는 대형 복합쇼핑몰만 7곳에 이른다.
복합쇼핑몰 건립 이슈에 최근 가장 들썩이는 곳은 하남이 꼽힌다. 신세계그룹이 올해 9월 하남시 신장동 물류유통단지에 국내 최대규모의 교외형 복합쇼핑몰을 열기 때문이다.
신세계그룹이 1조 원을 들여 짓고 있는 이 쇼핑몰은 축구장 70배 정도 크기로 백화점을 비롯해 영화관, 키즈테마파크, 엔터테인먼트 시설이 결집된다.
이 사업은 정용진 부회장이 올해 야심차게 도전하는 사업으로 복합쇼핑몰의 이름도 '스타필드 퍼스트 하남'으로 직접 작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모두에게 사랑받는 '스타'가 모여 놀 수 있는 '필드'라는 뜻으로 “유통업의 경쟁상대는 테마파크와 야구장”이라는 정 부회장의 생각이 반영된 것이다.
복합쇼핑몰 주변에 올해 상반기 대우건설과 신안종합건설은 '하남 힐즈파크 푸르지오'와 '하남미사 신안인스빌'을 각각 분양한다. 건설사들도 복합쇼핑몰 효과에 분양 흥행을 기대하고 있다.
부동산업계 관계자는 “외국에서는 쇼핑센터를 먼저 짓고 주택을 지을 만큼 상업시설이 부동산시장에 영향을 미친다”며 “대형쇼핑몰인 들어서면 주변 아파트 가격이 상승하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올해 수도권 아파트가격은 보합세를 보이고 있다. 서울 일부 재건축아파트를 제외하면 호재로 삼을 만한 이슈가 없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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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판교창조경제밸리 조감도. |
수도권 신도시 가운데 판교가 그나마 각종 호재에 힘입어 상승세를 나타내고 있다. 특히 신분당선 판교역 주변은 삼성물산 건설부문이 3월 중순부터 사무실 이사를 시작하면서 훈풍이 돌고 있다.
최근 부동산 114조사에서 판교 신도시 아파트가격은 이미 1년 전보다 3.5%, 전셋값은 12.5% 뛴 것으로 나타났다. 판교 신도시 전세가격은 지난달 기준 3.3㎡당 평균 1천831만 원으로 재건축을 제외한 강남 4구의 평균 가격인 1천738만 원도 제친 것으로 집계됐다.
‘판교창조경제밸리(제2판교테크노밸리)’ 프로젝트가 본격화한 것도 판교 부동산시장을 더욱 들썩이게 만들 것으로 보인다. ‘한국형실리콘밸리’를 목표로 조성되는 이 프로젝트는 3월 초 부지조성 공사에 들어갔다. 사업이 순조로울 경우 내년 8월 최초 입주가 시작된다.
부동산업계 관계자는 "판교 지역에 기업 관련 이슈 때문에 유동인구가 늘어날 것으로 보여 사무실이나 오피스텔 임대료, 아파트 매매가 기대가 높은 것은 사실"이라면서도 "하지만 실제 자가 구매력이 낮은 젊은 인구가 많아 전셋값 부담만 커질 가능성도 높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김수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