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지선 현대백화점그룹 회장이 SK네트웍스 패션부문을 또 하나의 인수합병 성공사례로 만들 수 있을까?
21일 현대백화점그룹에 따르면 정 회장은 최근 인수를 마무리한 SK네트웍스 패션부문과 현대백화점그룹의 시너지를 위해 힘을 쏟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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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지선 현대백화점그룹 회장. |
현대백화점그룹 자회사 한섬은 지난해 말 3천억 원을 들여 SK네트웍스의 패션부문을 인수했다. 패션부문은 SK네트웍스에서는 적자를 내며 애물단지로 전락하고 있었다.
정 회장은 패션사업을 그룹의 핵심사업으로 키우고 현대백화점과 한섬, SK네트웍스 패션부문의 시너지를 극대화한다는 계획을 세워뒀다.
SK네트웍스 패션부문을 인수한 한섬은 100% 자회사 한섬글로벌과 현대지앤에프를 통해 SK네트웍스의 12개 브랜드를 운영하게 됐다.
정 회장은 SK네트웍스에서 2015년 말 퇴사했던 조준행 현대지엔에프 대표를 영입했다. 현대백화점그룹 내부에 이미 패션 전문가가 많았음에도 SK그룹에서 30년 이상 근무한 전문가를 불러들인 것이다.
조준행 대표는 1987년 SK의 전신인 선경에 입사해 30년 동안 패션분야에서 일했다. 국내에 타미힐피거, DKNY 등 여러 해외 브랜드를 성공적으로 들여왔다.
그는 SK네트웍스에서 패션본부장을 지내다가 2015년 말 고문으로 물러난 뒤 회사를 떠났으나 1년여 만에 돌아왔다. 소속만 바뀐 채 기존에 하던 역할을 그대로 이어간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SK네트웍스 패션부문은 한섬의 취약점으로 지적되던 해외 브랜드에 강한 편”이라며 “조준행 대표가 해외 브랜드와 오랫동안 좋은 관계를 이어오고 있는 만큼 현대백화점그룹에서도 충분한 시너지를 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정 회장이 그룹회장에 오른 2007년 이후 성사된 인수합병은 SK네트웍스의 패션부문을 포함해 모두 4건에 그친다.
그러나 승률은 높다.
정 회장이 인수한 한섬과 리바트, 에버다임 모두 현대백화점그룹에서 제몫을 톡톡히 해내고 있다.
한섬과 리바트는 모두 현대백화점그룹에 편입된 직후 인수 전보다 실적이 악화하면서 실패작이라는 꼬리표를 달았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 반등하는 데 성공했다.
현대백화점그룹의 유통망과 자본력이 뒷받침됐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정 회장이 현대그린푸드를 통해 인수한 에버다임 역시 제 역할을 하고 있다.
현대그린푸드는 최근 급식과 식자재부문의 매출 성장이 둔화되고 있지만 에버다임이 연결실적으로 잡히면서 실적을 방어하고 있다.
에버다임은 건설기계와 중장비기계를 제조해 판매하는 회사다. 현대그린푸드가 건설부자재사업을 하고 있는 현대H&S와 시너지 효과를 얻기 위해 2015년 인수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조은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