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애플이 퀄컴에 의존을 낮추려 자체 5G 통신모뎀 개발을 지속하고 있지만 성과는 불투명하다는 관측이 나온다. 애플 아이폰에 탑재되는 자체 설계 반도체 홍보용 이미지. |
[비즈니스포스트] 애플이 아이폰과 애플워치 등 기기에 탑재하는 5G 통신모뎀 반도체를 퀄컴에 의존하는 대신 자체 기술로 개발하려는 노력을 수 년째 이어가고 있다.
그러나 상용화 계획이 여러 차례에 걸쳐 미뤄진 데다 인텔의 5G 사업조직을 인수하는 등 수많은 연구개발 비용 및 인력이 투입된 데 비해 성과는 여전히 불투명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19일 블룸버그에 따르면 애플의 자체 5G 통신모뎀 개발 성과는 당분간 확인하기 쉽지 않지만 긍정적 결과를 불러올 잠재력 만큼은 충분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애플은 그동안 시스템반도체를 비롯한 주요 부품을 외부 협력사에서 사들이는 대신 자체 기술로 개발해 대체하려는 노력을 꾸준히 이어 왔다.
스마트폰과 PC용 프로세서를 모두 성공적으로 상용화해 탑재하기 시작한 뒤 애플은 5G 통신모뎀 반도체를 다음 주요 목표로 삼았다.
5G 통신모뎀 반도체는 모바일 기기에 핵심 반도체로 꼽히는데 퀄컴이 전 세계 공급망을 거의 독점하고 있어 애플로서는 단일 협력사에 크게 의존할 수밖에 없는 상황에 놓여 있었다.
애플은 2018년부터 본격적으로 자체 통신모뎀 반도체 개발에 착수했다. 이를 위해 전담 연구팀을 꾸리고 인텔의 5G 관련 사업조직도 인수하는 등 막대한 투자를 이어왔다.
그러나 블룸버그는 애플이 수십억 달러의 자금과 수천 명의 개발인력을 투입한 5G 통신모뎀 개발 프로젝트에서 아직 눈에 띄는 성과를 보이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성능이나 발열 등 기술적 문제가 아직 완전히 해결되지 않아 출시 시기가 늦춰지고 있기 때문이다.
애플이 이미 5G 반도체를 직접 개발해 아이폰을 비롯한 주요 제품에 탑재했어야 하는데 대신 퀄컴과 통신모뎀 공급 계약을 2027년까지 연장했다는 점이 근거로 꼽힌다.
블룸버그는 “애플은 그동안 자체 모뎀 상용화에 여러 난관을 겪었다”며 “이르면 내년 초에 상용화가 시작되겠지만 전면 적용되기까지는 수 년의 시간이 더 필요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애플이 자체 5G 통신반도체 탑재를 시작하더라도 효과는 미미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아이폰과 맥북용 애플 프로세서와 달리 통신모뎀은 소비자들이 체감할 수 있는 성능 측면의 장점이 불투명하고 기술 완성도 역시 초반에는 퀄컴에 밀릴 공산이 크기 때문이다.
애플이 자체 통신반도체 적용을 늘린다면 퀄컴에 지불하는 반도체 가격 및 기술 사용 로열티를 절약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블룸버그는 애플이 아이폰과 같은 기기에 최적화된 기술을 적용해 통신 성능 안정성이나 배터리 수명 등을 개선할 잠재력도 충분하다고 바라봤다.
그러나 이러한 장점이 실제로 확인되기까지는 상당한 시일이 걸릴 것으로 예상된다.
애플이 그동안 들인 연구개발 예산과 시간이 충분한 비용 절감 등 성과로 돌아올 수 있을지도 현재로서는 예측하기 어렵다.
블룸버그는 “애플의 통신반도체 자체 개발은 아이폰의 통신 성능 하락을 비롯한 여러 리스크도 안고 있다”며 “상용화 계획이 모두 순조롭게 진행되어야만 결실을 거둘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용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