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이스타항공이 아시아나항공 화물기사업 부문 인수전을 완주할지 관심이 모인다.
이스타항공은 자금동원력에서는 앞서지만 항공화물 사업을 하고 있지 않다는 점은 정성평가에서 불리한 요소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 이스타항공은 지난달 25일 아시아나항공 화물기사업 부문 매각 본입찰에 응찰했다. |
2일 아시아나항공 화물기사업 부문의 우선협상대상자가 이달 내 정해질 예정이다.
매각 측은 자금계획 등 정량평가와 항공화물 사업의 향후 경쟁력 등을 평가해 우선협상대상자를 선정한다는 방침을 정했다.
유력한 인수후보로 거론됐던 제주항공이 본입찰에서 빠지며 인수전은 에어프레미아, 이스타항공, 에어인천 등 3파전이 됐다.
이스타항공은 2023년 3월 운항을 재개하면서 경영 정상화에 속도를 내고 있어 인수전 완주 여부에 관심이 모인다.
이스타항공은 대주주인 사모펀드 VIG파트너스의 재무적 지원에 힘입어 자금동원력은 확보한 것으로 평가받는다. 투자은행업계에서는 아시아나항공 화물기사업 부문의 예상 매각가격으로 5천억 원 안팎을 거론하고 있다.
VIG파트너스는 올해 말 1조5천억 원을 목표로 제5호 블라인드 펀드(사전에 투자처를 정하지 않은 펀드)의 자금을 조성하고 있다. 최근 투자금 회수(엑시트) 성과가 좋아 자금 조성에도 힘이 날 수 있다.
문제는 정성평가다. 이스타항공이 에어프레미아나 에어인천보다 항공화물 사업의 전문성이 떨어질 수 있다는 우려다.
이번 매각은 대한항공이 아시아나항공 인수합병을 성사시키기 위한 선결 조건이다. 유럽연합은 최종선정 된 인수후보가 한국-유럽 항공화물 노선에서의 대한항공의 ‘효과적인 경쟁자’가 될지 검토한 뒤 인수후보 및 기업결합을 최종 승인할 예정이다.
매각 측은 유럽연합이라는 관문을 넘기 위해 경영지속성, 화물 사업 전문성, 부채비율 하락 가능성, 고용보장 여부 등까지 살펴볼 것으로 알려졌다.
▲ 인수전 경쟁자인 에어프레미아는 여객기 하부칸을 이용해 화물사업을 하고 있으며 에어인천은 화물전문 저비용항공사이다. |
사업 전문성만 놓고 보면 매각 측이 화물전문 항공사 에어인천이나 벨리카고(여객기 하부공간)로 화물사업을 하고 있는 에어프레미아 등에 눈길이 갈 수 밖에 없다.
이스타항공은 올해 3월 국토교통부로부터 화물사업을 위한 항공운항증명을 재취득했지만 아직까지 항공화물 사업을 하고 있지 않다. 인수자로 선정되더라도 현재 아시아나항공 화물사업 부문의 각 취항지에서 운항허가를 새롭게 받는 부담도 있다.
아시아나항공 화물기사업 부문을 품는다면 이스타항공이 기업가치를 높일 수 있는 계기가 될 수 있다. 대주주인 VIG파트너스로서는 미래 투자금 회수를 감안해 단기간에 기업가치를 끌어올릴 유인이 있다.
아시아나항공의 2023년 화물사업 매출은 1조6천억 원이다. 여객기를 이용한 화물사업 매출을 빼도 국내 주요 저비용항공사들의 1년 매출과 맞먹는다.
VIG파트너스는 2023년 1월 성정으로부터 400억 원에 이스타항공 지분 전량을 인수한 뒤 제3자배정 유상증자로 1100억 원을 투입하는 등 이스타항공의 정상화에 힘썼다.
이스타항공은 지난해 3월 김포-제주 노선을 시작으로 3년 만에 항공기 운항을 재개한 뒤 여객노선을 빠르게 늘리고 있다. 올해 7월 인천발 △일본 삿포로 △태국 치앙마이 △베트남 푸꾸옥 등에 취항하면 이스타항공의 운항노선은 17개까지 늘어난다.
재운항 당시 3대였던 여객기는 지난해 연말까지 10대로 늘어났으며 이 가운데 차세대 기종으로 꼽히는 B737-8 기종만 4대다. 이스타항공은 2024년 말까지 기체 수를 15대까지 늘린다는 계획을 세워뒀다.
이스타항공이 올해 흑자로 돌아설 지는 항공업계의 관심사다. 이스타항공은 재운항 첫해인 2023년 별도기준으로 매출 1467억 원, 영업손실 577억 원을 냈다.
이스타항공 관계자는 비즈니스포스트와 통화에서 “아시아나항공 화물기사업 인수와 관련해 확인해 줄 수 잇는 것이 없다”며 “올해 여객 사업은 계획대로 진행할 예정이다”고 말했다. 신재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