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중국의 국영 연구기관들과 대학교에서 엔비디아의 첨단 인공지능(AI) 반도체를 확보했다는 로이터 보도가 나왔다.
미국 당국이 대 중국 인공지능 반도체 수출 통제를 강화했음에도 불구하고 재판매 업체를 통해 거래해 통제를 우회한 것으로 나타났다.
▲ 미국 캘리포니아주에 위치한 엔비디아 사옥. <연합뉴스> |
23일 로이터는 중국 국영기관들의 입찰 자료들을 조사해 “11곳의 소규모 중국 업체들이 엔비디아의 인공지능 반도체를 구해 모두 10곳의 중국 과학 연구기관들과 대학에 판매했다”고 보도했다.
해당 기관에는 중국과학원과 산둥 인공지능 연구소 등이 포함됐다. 산둥대학교와 서남대학교와 같은 교육기관도 반도체를 구매한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과 대만의 정보통신(IT) 기업들이 제조한 서버에 실린 것과 같은 엔비디아 반도체가 거래된 정황도 포착됐다.
미국 델과 슈퍼마이크로컴퓨터 그리고 대만의 기가바이트 테크놀로지와 같은 업체들이 제조한 서버용 컴퓨터에 탑재된 최신 엔비디아 반도체가 거래 품목에 포함된 것이다.
서버 제조사들은 법안을 준수했으며 추가 조사를 실행할 것이라고 의견을 냈다. 엔비디아 대변인 또한 로이터를 통해 자사의 어떤 제품이라도 미국 규정을 위반해 재판매됐다고 판단하면 고객사와 협력해 적절한 조치를 취하겠다고 전했다.
로이터는 “미국 정부는 엔비디아가 제3자를 통해서도 중국에 반도체를 판매하는 것을 금지하고 있으나, 중국에서 반도체를 구매하는 것까지는 막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미국은 트럼프 정부 시절부터 중국 기업들이 반도체 제조 장비를 사들일 수 없도록 하는 무역제재 조치를 국가 안보를 이유로 시행하고 있다. 바이든 정부 들어서는 중국에 수출하는 반도체장비 및 소프트웨어 등 품목의 수출 통제 수위를 더욱 높였다.
미국 상무부 산업안보국(BIS)은 반도체 및 제조 장비의 대중국 수출 통제 범위를 확대하는 수출관리규정 개정안을 2023년 11월17일 발효했다.
그러나 로이터는 이번 거래들이 2023년 11월20일부터 2024년 2월28일 사이에 이루어졌으며 최근 개정안에서 규정한 첨단 인공지능 반도체도 거래 품목에 포함된 것으로 파악했다.
로이터는 “미국 당국은 중국이 첨단 인공지능 반도체를 군사 무기의 현대화 같은 안보 분야에 활용할 수 있다고 지목했는데 이번 조사 결과로 중국이 여전히 반도체를 확보할 수 있다는 점이 드러났다”고 짚었다. 이근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