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아시아나항공 화물기사업 부문 인수전의 막이 오른다.
현재 다수의 국내 저비용항공사들이 인수를 저울질하고 있다. 단번에 사세를 키우고 여객에 치우친 사업 포트폴리오의 균형을 맞출 수 있는 매우 드문 기회이기 때문이다.
▲ 아시아나항공 화물기사업 인수전이 3파전으로 흐를 것으로 예상된다. |
27일 비즈니스포스트 취재 결과 아시아나항공 화물기사업 매각의 예비입찰을 하루 앞두고 이번 인수전이 에어프레미아·에어로케이·에어인천의 3파전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투자은행업계에서는 아시아나항공 화물기사업 부문의 예상매각가격을 5천억~7천억 원으로 보고 있다.
인수에 관심을 보인 항공사들의 자체 자금 여력과 큰 차이가 있어 각각 최대주주인 사모펀드가 재무적투자자(FI)로 참여하고 전략적투자자(SI)로 물류기업을 끌어들이는 컨소시엄 결성이 점쳐진다.
에어프레미아는 AP홀딩스와 사모펀드 JC파트너스의 공동경영 체제로 운영되고 있다. 다수의 기업들이 전략적투자자 참여의사를 타진하고 있다는 말이 돌고 있다.
에어프레미아는 2021년 화물전용 부정기편을 시작으로 국제선 화물 운송사업을 시작하면서 지속적으로 항공화물사업 확대를 추진하고 있다.
지난해 순화물량 기준 에어프레미아의 화물실적은 1만8천 톤이다. 미주노선과 유럽노선 등 장거리 지역의 비중이 높다는 점도 아시아나항공 화물기사업 부문과 비슷하다.
에어인천은 예비입찰 참여 의사를 굳혔다. 에어인천의 최대주주는 사모펀드 소시어스로 2022년 12월 750억 원을 들여 최대주주가 됐다.
에어인천은 화물전용항공사로 현재 화물전용기 B737-800SF 4대를 가지고 아시아 국가를 중심으로 화물사업을 하고 있는데 아시아나항공 화물기사업 부문을 품는다면 미국, 유럽 등의 장거리 지역으로 화물사업을 확대하게 된다.
에어인천 관계자는 비즈니스포스트와 통화에서 “향후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되는 시점에서 인수 자금조달 방안과 향후 사업계획 등을 밝히겠다”고 말했다.
▲ 아시아나항공 화물기사업 부문의 매각 예비입찰이 하루 앞으로 다가왔다. 아시아나항공 화물기에 화물이 적재되는 모습. <아시아나항공> |
에어로케이는 이번 인수전에서 뒤늦게 존재감을 드러냈다.
에어로케이는 그동안 인수후보로 거론되지 않다가 최근에서야 인수의사를 타진했다. 에어로케이는 최대주주인 대명화학계열(디에이피)이 지원을 검토하고 있다. 대명화학은 2022년 연결기준 자산 2조8758억 원, 매출 2조2158억 원 규모의 기업이다.
대명화학그룹은 패션브랜드사업(코웰패션), 택배사업(로젠택배)을 주력으로 하고 있는데 항공화물사업을 통해 패션수출입 물류체계를 갖추고 로젠택배의 물류사업과도 시너지를 기대하고 있다.
아시아나항공은 화물사업을 통해 지난해 매출 1조6054억 원을 거둬들였다. 인수후보로 거론되는 항공사들이 단순합산으로 조단위 매출을 내는 항공사로 도약할 수 있는 수준이다.
다만 이는 여객기 하부화물(벨리카고) 운송 실적이 포함된 것으로 매각대상인 화물전용기 실적만 따져보면 인수효과는 이에 못미친다.. 인수와 함께 떠앉게 될 1조 원 규모의 부채도 부담이다.
또한 아시아나항공의 11대의 화물전용기 대부분이 기령 20년 이상으로 인수 이후 교체·유지를 위한 투자소요가 발생할 수 있다.
다만 지난해 항공화물 사업은 지속적인 운임이 하락으로 수익성이 악화됐지만 올해는 업황 전망이 나쁘지 않다는 점은 긍정적이다.
이재혁 이베스트투자증권 연구원은 올해 항공화물 업황을 두고 “지속적으로 하락세를 보이던 항공화물 수요가 최근 바닥을 확인한 점은 고무적이다”며 “여객사업 호조기에 벨리카고의 공급이 늘며 전체 화물운송공급거리(ACTK)가 화물탑재율(CLF)는 저조하지만 점차 계절성 이슈가 해소되며 회복세를 띄겠다”고 전망했다.
아시아나항공 화물기사업 부문 매각은 선정된 인수후보를 유럽연합이 승인해야 확정된다. 다만 미국 정부가 아시아나항공 인수합병을 불허한다면 아시아나항공 화물기사업 매각은 중단된다. 신재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