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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플 아이폰 생산 '중국 의존' 낮추기 어려워, 인도 제조공장 운영에 차질

김용원 기자 one@businesspost.co.kr 2023-05-23 14:53: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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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플 아이폰 생산 '중국 의존' 낮추기 어려워, 인도 제조공장 운영에 차질
▲ 팀 쿡 애플 CEO가 2023년 4월18일 인도 뭄바이에서 열린 애플스토어 개점행사에 참석하고 있다. <애플>
[비즈니스포스트] 애플이 아이폰 등 제품을 제조하는 위탁생산업체에 충분한 수익을 보장하지 않고 근로자에 충분한 휴식도 제공하지 않아 공장 가동에 차질이 빚어지고 있다.

중국에 공급망 의존을 낮추기 위해 인도 등 지역으로 생산 거점을 다변화하고 있는 애플이 이러한 목표를 이뤄내기 쉽지 않을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23일 인도 이코노믹타임스 보도에 따르면 아이폰 위탁생산업체인 대만 윈스트론이 인도 벵갈루루 근처에 위치한 아이폰 제조공장을 타타그룹에 매각하는 절차를 진행하고 있다.

윈스트론은 폭스콘과 페가트론에 이어 아이폰 생산과 공급에 핵심 역할을 담당하는 3대 업체로 꼽힌다. 그러나 인도에서 관련 사업을 완전히 정리하는 수순을 밟는 중이다.

이코노믹타임스는 윈스트론이 애플에서 충분한 수익을 보장받지 못했다는 점과 인도 근로자들의 요구에 대응하는 데 어려움을 겪었다는 점을 중요한 이유로 분석했다.

윈스트론이 아이폰 재고 관리와 같은 고수익 사업을 담당할 수 있도록 애플에 요청했지만 이는 받아들여지지 않았기 때문이다.

폭스콘과 페가트론에 비해 윈스트론의 아이폰 생산 물량이 상대적으로 적어 협상력을 높이기 어려운 처지에 놓였다는 점이 배경으로 꼽힌다.

5월 중순에 윈스트론 인도 공장에서 400명에 이르는 생산라인 근로자들이 임금 인상을 요구하는 시위를 벌였다. 이러한 시위는 2020년에도 대규모로 진행된 적이 있다.

이코노믹타임스에 따르면 인도 현지인 근로자들이 휴일에도 근무해야 하는 등 충분한 휴식을 얻지 못하면서 대거 이탈하는 사례도 이어지고 있다.

애플의 제품 납기 일정과 단가 등을 맞추기 위해 무리하게 공장을 운영하는 사례가 이어지면서 윈스트론도 사업을 계속 운영하기 어렵다고 판단한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이코노믹타임스에 따르면 중국이나 대만에서 온 공장 근로자들은 사회생활을 포기할 정도로 업무에 몰두했고 인도 현지인 근로자들도 이와 같은 강도의 노동을 해야 한다는 압박을 받았다.

그러나 인도인들은 대체로 충분한 휴식과 자유시간이 보장되는 근무환경을 원했고 윈스트론 측에서 이를 제공하지 못하면서 대규모 인력 이탈을 피하기 어려웠다는 것이다.

결국 아이폰 생산 하청업체를 향한 애플의 과도한 요구가 윈스트론의 인도 내 공장 운영 중단으로 이어진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인도 최대 대기업집단인 타타그룹은 윈스트론의 공장을 인수해 처음으로 아이폰 위탁생산 사업에 진출하겠다는 계획을 세우고 있다.

팀 쿡 애플 CEO는 중국에 아이폰 생산 의존을 낮추려 공급망 다변화를 최근 공격적으로 추진하고 있는데 이 과정에서 인도를 점찍고 현지 투자 확대를 검토하고 있다.

그는 최근 인도를 직접 방문해 나렌드라 모디 총리와 이런 계획을 논의하기도 했다.

그러나 윈스트론의 사례를 고려한다면 타타그룹이 공장을 인수한 뒤에도 사업이 순조롭게 진행되기는 어려울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이코노믹타임스는 관계자를 인용해 타타그룹의 인수가 추진되는 동안 이미 20명 안팎의 관리직이 회사를 떠났다고 전했다.

윈스트론이 운영하던 공장은 도심과 40km 가량 떨어져 있어 새로운 인력을 고용하기 쉽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도 이어졌다.

결국 타타그룹이 인도에서 아이폰 위탁생산에 뛰어들더라도 애플이 기대한 만큼의 생산 거점 다변화 효과를 거두기는 쉽지 않을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애플이 위탁생산업체의 근로자 처우 및 업무환경 등을 개선하는 데 노력을 기울이지 않는다면 채용에 어려움을 겪을 수 있고 지속가능성을 담보하기도 어려워지기 때문이다.

윈스트론 내부 관계자는 이코노믹타임스를 통해 “애플이 차라리 중국과 가까운 베트남으로 생산기지를 옮기는 일이 더 합리적일 수 있다”며 “인도까지 생산망을 넓히려는 시도는 다소 이해하기 어려운 결정”이라고 전했다. 김용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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