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구 공룡’ 이케아가 국내에 들어온 뒤 한샘과 현대리바트 등 국내 대형가구 업체들의 실적이 오히려 좋아졌다.
이케아에 대항하기 위해 직접 소비자를 대상으로 하는 판매에 공을 들이면서 경영실적이 좋아지는 효과를 거둔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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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케아 광명점 매장 전경. |
24일 가구업계에 따르면 가구업계 1위인 한샘은 올해 3분기까지 누적매출이 이미 전년 전체매출을 맞먹는 수준에 도달했다.
한샘은 이케아가 국내에 진출하면서 고전할 것으로 예상됐지만 오히려 승승장구하고 있다.
한샘은 주방가구를 중심으로 한 B2C(기업간 소비자거래)사업을 확장하며 3분기에 부엌유통사업 부문의 매출을 55%나 늘렸다.
현대리바트도 3분기 매출 1737억 원, 영업이익 93억 원을 거뒀다.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매출은 18.9%, 영업이익은 30.9% 늘어났다.
이경자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현대리바트는 3분기 추석연휴로 조업일수가 부족한 데도 2분기보다 매출이 줄지 않았다는 점이 긍정적”이라며 “B2C 매출도 20% 늘어 고성장 추세를 이어가고 있다”고 평가했다.
이케아가 가구시장에 들어오면서 한샘과 현대리바트가 B2C사업을 공격적으로 키운 효과를 보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이케아가 국내에 진출하면서 자체 가구배송과 조립을 내세웠지만 이런 판매에 불편을 느낀 소비자들이 국내 대형 가구업체에서 가구를 구매했다는 분석도 나온다.
물론 이케아의 등장으로 스스로 집을 꾸미는 ‘셀프 인테리어’족들도 크게 증가했다. 소비자들은 직접 발품을 팔아 인테리어 자재를 모으고 공사를 시도하고 있다. JTBC 예능프로그램 '헌집새집'이 12월 방영을 앞두고 있는 것도 이런 인기에 힘은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지역 가구상인들은 울상이다.
가구업계의 한 관계자는 “광명가구거리 지역상인들은 이케아가 입점하자마자 매출이 절반이나 줄어들었고 상당수 매장이 폐점했다”며 “이케아가 전국에 매장을 4개까지 늘릴 계획을 추진하고 있어 주변지역 가구상인들의 피해가 더욱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이계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