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한솔 기자 limhs@businesspost.co.kr2019-12-11 15:03: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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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저전력 고성능’ 서버용 D램을 앞세워 메모리반도체 실적 회복의 기반을 틀을 다진다.
5G통신과 온라인 동영상서비스 등의 확대 추세에 따라 데이터센터 확충 수요가 늘어나는 상황에서 뛰어난 성능을 발휘하면서도 전력 효율이 좋은 두 회사의 차세대 D램이 글로벌 인터넷·데이터센터(IDC) 기업들의 주목을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 김기남 삼성전자 DS부문 대표이사 부회장(왼쪽)과 이석희 SK하이닉스 대표이사 사장.
11일 D램익스체인지와 IHS마킷 등 시장 조사기관에 따르면 서버용 D램 수요는 2019년 전망치인 48억7700만Gb에서 2020년 61억8500만Gb로 늘어나 27%가량의 성장률을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반면 PC용 D램 수요는 3% 안팎의 감소세가 전망된다.
이에 따라 그동안 침체된 D램 업황이 내년부터 서버용 제품을 중심으로 회복된다는 관측에 힘이 실린다.
업계에서는 데이터 사용량이 많은 서비스가 확대되면서 국제적으로 데이터센터 투자가 늘어나는 것이 서버용 D램 수요 증가의 원인으로 본다. 현재 마이크로소프트, 아마존, 구글 등 거대 IDC기업들이 세계 곳곳에서 신규 데이터센터 설립을 진행 또는 계획하고 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최근 잇따라 내놓은 차세대 D램 ‘DDR5’를 활용해 2020년부터 본격적으로 확대되는 서버용 D램의 수요를 낳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DDR5는 이전 세대인 DDR4보다 데이터 전송속도가 2배 빠르면서도 전력 소모가 30%가량 적다는 장점을 갖췄다. IDC기업들이 DDR5를 채용하면 데이터센터의 데이터 처리 성능을 높이는 한편 전기요금을 줄여 막대한 운영비를 절감할 수 있는 것이다.
데이터센터에서 D램 등 저장장치의 에너지 효율은 가장 중요한 문제로 꼽힌다. 한국데이터센터연합회에 따르면 최근 글로벌 기업들이 국내에 데이터센터를 확대하는 데는 전기요금이 저렴하다는 점이 크게 작용한 것으로 분석된다.
SK하이닉스 관계자는 “서버용 D램에서는 저전력 스펙이 1순위로 다뤄진다”며 “전기요금을 비롯해 천문학적 유지비가 들어가는 데이터센터 운영에 있어 초고사양 D램은 유지비용을 줄여주는 핵심조건”이라고 설명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이르면 올해 말부터 DDR5를 양산한다는 계획을 세웠다. PC용 D램 수요가 좀처럼 회복되지 않는 점을 고려하면 두 기업은 DDR5 등 D램 생산역량을 서버용 제품에 투입할 공산이 크다.
송명섭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4분기 서버용 D램 실제 수요가 3분기 말 예상했던 것보다 30%나 많아 주문량이 생산량을 웃도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며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D램 생산업체는 축소된 PC용 D램 생산비중을 서버용 D램 생산으로 전환해야 할 것”이라고 바라봤다.
다만 DDR5를 앞세워 서버용 D램시장을 공략하는 기업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만은 아니다. 미국 마이크론은 올해 말 DDR5 초도 생산에 들어가 2020년 초부터 양산한다고 최근 밝혔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마이크론은 세계 메모리반도체시장을 과점하는 만큼 DDR5를 중심으로 한 서버용 D램시장에서 치열한 경쟁을 예고하고 있는 셈이다.
DDR5 수요는 앞으로 지속해서 확대될 것으로 전망된다. DDR5의 성능과 전력 효율이 기존 DDR4보다 월등한 만큼 서버, PC, 스마트폰 등 D램 사용처 전반에서 ‘메모리 세대교체’가 불가피할 것이기 때문이다.
시장 조사기관 IDC는 DDR5가 2022년 전체 D램 수요에서 44%가량을 차지할 것으로 예상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임한솔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