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청룡 한국광해관리공단 이사장이 한국광물자원공사와 통합을 반대하고 있는 노조를 설득할 수 있을까?
21일 공기업계에 따르면 광해관리공단 노동조합은 대규모 부채를 안고 있는 광물자원공사와 광해관리공단을 통합하는 법안이 발의되자 반대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 이청룡 한국광해관리공단 이사장.
이 이사장은 5월11일 취임사에서 광물자원공사와 통합에 따른 변화를 돌덩이에 비유하면서 “앞에 있는 변화의 돌덩어리에 걸려 넘어질지 아니면 디딤돌 삼아 발전해 나갈지는 우리의 행동에 달려 있다”고 통합에 강한 의지를 보였다.
이런 의지와 달리 통합 과정에서 논란은 커질 것으로 보인다.
광해관리공단은 2016년에 순이익 910억 원, 2017년에 순이익 583억 원을 냈다. 그러나 광물자원공사는 2016년에 순손실 1078억 원, 2017년에 순손실 1600억 원을 냈다.
광물자원공사가 막대한 손실을 낸 이유는 이명박 정부 당시 국제 광물자원의 가격 하락을 예측하지 못한 채 멕시코와 볼리비아 등에서 과도한 해외 자원 개발 투자를 수행했기 때문이다.
광해관리공단은 폐광 지역의 진흥과 광산 개발에 따른 피해를 막기 위한 사업을 진행하는 공기업이며 광물자원공사는 국내외 광물자원의 개발 사업을 지원하여 광물자원의 안정적 수급을 위해 설립된 공기업이다.
광해관리공단 노조는 자본잠식 상태에 빠진 한국광물자원공사를 한국광해관리공단과 통합해 한국광업공단을 신설하는 내용의 ‘한국광업공단’ 법안이 13일 발의되면서 통합 논의가 본격화되자 19일 통합반대 성명서를 냈다.
노조는 광물자원공사의 부채가 막대한 상황에서 통합하면 신설되는 한국광업공단이 부실하게 될 수밖에 없다고 주장하고 있다.
홍기표 노조위원장은 “광물자원공사의 부채가 별도 계정인 해외 자산계정에서 관리된다고 하지만 결국 광해관리공단의 기존 자산과 섞일 것이 걱정된다”며 “광물자원공사의 부채를 별도 정부계정에 두는 것이 설득력이 있는 방안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홍 노조위원장은 “광해관리공단과 광물자원공사를 통합하는 법안은 그동안 광물자원공사가 손실을 내게 된 원인인 해외 자원 관련 사업을 더 이상 수행하지 못하도록 관련 사업 조항을 삭제했다”며 “이에 따라 통합법인은 해외사업을 새롭게 수행하지 못하게 돼 광물자원공사의 막대한 부채를 갚기 힘들기 때문에 반대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더불어민주당 내부에서는 두 공기업의 우선적 통합보다는 광물자원공사의 구조조정이 먼저 이뤄져야 한다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
이훈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10월15일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국정감사에서 “광물자원공사는 광해관리공단과 통합보다 구조조정을 먼저 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럼에도 통합이라는 정책의 큰 흐름은 유지되고 있어 이 이사장이 노조를 설득하는 역할의 중요성은 커질 것으로 보인다.
이 이사장은 고려대학교에서 경영학을 전공하고 대학원에서도 같은 전공으로 석사학위를 받았다.
삼일회계법인 부대표를 지낸 회계 전문가이자 구조조정 전문가이기도 한데 삼일회계법인에서 일하며 LG카드와 제일은행 매각 작업 등을 담당했다.
2015년부터 2017년까지 강원도개발공사 사장으로 일하며 부채 감축과 알펜시아리조트의 정상화에 성과를 내 좋은 평가를 받기도 했다.
두 기관의 통합이 이뤄진다고 해서 이 이사장이 통합기관의 이사장까지 맡을지는 미지수지만 통합 과정에서 제기되는 회계 관련 문제를 풀어가기에 이 이사장의 경험이 크게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해관리공단의 관계자는 “현재 내부적으로 조사와 회의를 거듭하고 있다”며 “이 이사장 등 경영진은 앞으로 노조와 긴밀히 의견을 주고 받을 것”이라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조장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