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진원 신한은행장이 건강을 어느 정도 회복했다. 차기 신한은행장 선임을 놓고 다시 여러 말들이 나온다.
신한은행장 유임론이 힘을 얻고 있는데 서 은행장이 신한금융지주의 일본 주주들에게 건강 리스크 해소를 얼마나 설득하느냐가 관건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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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진원 신한은행장 |
2일 금융권에 따르면 서진원 행장은 병세가 호전돼 이르면 이번주 안에 퇴원할 수 있을 것으로 알려졌다. 신한은행은 현재 임영진 부행장이 은행장 직무대행을 맡고 있다.
금융권 관계자는 “서 행장은 중요한 경영사안에 대해 직접 보고를 받을 정도로 몸 상태가 나아졌다”며 “퇴원한 뒤 당분간 집에서 요양하며 치료를 받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서 행장은 감기몸살 증세로 지난달 2일 서울의 한 병원에 입원한 뒤 지금까지 치료를 받았다. 한동안 병세가 위중해 집중치료를 받았으나 건강이 좋아지면서 지난달 17일 열린 신한은행 종합업적평가대회를 동영상으로 지켜본 것으로 알려졌다.
서 행장은 오는 3월 말 임기가 끝난다. 신한금융은 서 행장의 임기가 끝나는 시기에 맞춰 자회사경영관리위원회를 열어 다음 신한은행장을 뽑는다.
서 행장은 2010년 12월 취임한 뒤 한 차례 연임했다. 그는 신한은행이 지난해 3분기에 누적기준으로 순이익 1조2720억 원을 내는 등 좋은 실적을 거두면서 이번에도 연임할 가능성이 높았다.
그러나 서 행장이 건강문제로 입원하면서 차기 신한은행장 후보로 여러 인사의 이름이 오르내렸다. 김형진 신한금융지주 부사장, 위성호 신한카드 사장, 이성락 신한생명 사장 등 신한금융 임원진과 계열사 사장단이 후보로 거명됐다.
그러나 서 행장은 건강을 되찾아가는 것으로 전해지면서 유임설이 강하게 고개를 들고 있다. 한동우 신한금융지주 회장도 지난달 15일 “차기 신한은행장 문제는 아직 남은 시간이 긴 만큼 서 행장의 건강회복 상태를 지켜보면서 논의하겠다”고 말했다.
금융권 관계자는 “서 행장은 신한사태가 벌어진 직후인 2010년 취임해 내부조직을 안정화하고 신한은행을 업계 1위로 끌어올려 한 회장과 신한금융 주주들에게 모두 신뢰를 얻었다”며 “한 회장의 뒤를 이은 차기 회장으로도 거명되는 만큼 건강을 회복한다면 연임이 어렵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유력 후보로 떠오른 위성호 사장과 이성락 사장이 각각 신한사태를 일으켰던 라응찬 전 회장과 신상훈 전 사장의 측근인사로 분류되는 것도 서 행장에게 유리한 요소다.
위 사장은 신한사태 당시 신한금융 경영관리담당 부사장으로 회사를 대변했다. 이 사장은 신한은행이 2010년 신상훈 전 사장을 고소했을 때 ‘정도가 아니다’라는 입장을 밝혔다.
서 행장은 다만 신한금융의 재일교포 주주들에게 건강이 회복됐다는 사실을 납득시켜야 하는 과제를 안고 있다. 신한금융은 지난해 3분기 말 기준으로 재일교포 5천여 명이 약 17%의 지분을 보유해 경영에 강한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다.
금융권 관계자는 “재일교포 주주들도 서 행장의 능력을 높이 평가하는 만큼 건강 문제만 해결된다면 연임은 어렵지 않을 것”이라며 “서 행장이 업무에 복귀하는 시기 등이 변수로 작용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비즈니스포스트 이규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