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석철 기자 esdolsoi@businesspost.co.kr2018-01-09 11:03: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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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투자금융회사(IB)들이 올해 아시아로 다시 진출하면서 투자금융시장의 경쟁이 더욱 치열해질 것으로 전망됐다.
최순영 자본시장연구원 연구위원은 9일 ‘최근 글로벌 투자은행의 아시아시장 재진출 움직임’이라는 보고서에서 “글로벌 투자금융회사들은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아시아 금융시장에서 사업을 대거 축소하거나 철수했다”며 “그런데 최근 이들이 다시 아시아 금융시장에 관심을 보이면서 일부는 이미 인력 충원 및 사업 확대 계획을 추진하고 있다”고 파악했다.
▲ 글로벌 투자금융회사(IB)들의 로고 모음.
미국계 투자금융회사들의 아시아지역 재진출 움직임이 도드라지고 있다.
골드만삭스는 2016년까지 아시아에서 대규모 인력감원을 실시했지만 지난해부터 일본과 호주, 중국을 중심으로 아시아사업의 재확장을 추진하고 있다.
JP모건은 아시아태평양 사업을 강화하기 위해 자문위원회를 꾸리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고 2012년~2015년에 아시아태평양지역 인력의 10~15%를 줄인 씨티도 지난해 기업금융을 중심으로 아시아사업을 강화하기 위해 이미 신규채용도 실시한 것으로 파악됐다.
최 연구위원은 “영국 바클레이즈와 독일 도이치뱅크, 스위스 UBS 등 유럽계 투자금융회사들도 자산관리사업을 중심으로 아시아사업을 강화하고 있다”며 “일본 노무라와 다이와증권 등도 최근 수년 동안 동남아시아를 중심으로 해외사업을 강화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글로벌 투자금융회사들이 아시아로 재진출하는 것은 아시아 금융시장의 높은 성장세 때문인 것으로 분석됐다.
지난해 아시아 투자금융시장의 수수료수익은 258억2천만 달러로 2011년보다 59.8% 늘었다. 같은 기간 전체 글로벌 투자금융시장의 수수료수익은 25.3% 늘어나는 데 그쳤다.
반면 국내 증권사들의 해외진출은 오히려 퇴보한 것으로 파악됐다.
최 연구위원은 “아시아에서 글로벌 투자금융회사들의 공백은 국내 증권사에게 기회였지만 이런 기회를 활용하지 못하고 있다”며 “2010년 이후 국내 증권사의 해외진출은 꾸준히 축소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해외에 진출한 국내 증권사 수는 2010년 20곳에서 지난해 15곳으로 줄었고 해외점포수는 2010년 93개에서 지난해 66개로 감소했다.
최 연구위원은 “최근 일부 국내 증권사들도 동남아시아에서 현지 증권사를 인수하는 등 해외사업을 강화하려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며 “다만 아시아 금융시장에서 빠르게 변화하는 경쟁상황을 긴밀하게 살펴 적합한 사업전략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고 제안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최석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