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이 전 세계적으로 모바일결제가 가장 가파르게 성장하는 최대규모 시장으로 떠오르고 있다.
삼성전자와 애플은 모바일결제사업 확대에 주력하는데 중국시장을 결코 놓칠 수 없다.
하지만 현지 IT기업들의 시장지배력이 절대적이고 삼성전자와 애플의 스마트폰시장 점유율도 하락세에 접어든 만큼 더 적극적인 전략을 펼치지 않고는 중국에서 자리잡기가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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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삼성전자가 지난해 3월 중국에서 삼성페이 출시행사를 열고 있다. |
9일 시장조사기관 포레스터에 따르면 중국 모바일결제시장의 규모는 지난해 약 6366조 원 정도에 이른 것으로 추산된다. 미국의 약 50배에 이르며 다른 국가와 비교하기도 불가능한 정도다.
중국시장 특성상 온라인쇼핑의 비중이 압도적으로 높은데다 알리바바와 텐센트 등 극소수 IT업체들이 온라인서비스를 독점하다시피 하며 막대한 사용자기반을 통해 모바일결제시장 확대에 적극 나서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해 중국시장에서 알리바바의 ‘알리페이’는 54%, 텐센트의 ‘위챗페이’는 37%의 점유율을 각각 확보한 것으로 분석됐다. 나머지는 유니온페이와 바이두월렛 등 서비스가 차지하고 있다.
중국 모바일결제시장은 성장세도 강력하다. 지난해 전체 결제금액은 전년보다 2배 정도로 늘어났다.
중국은 유통매장에 신용카드 단말기가 거의 보급되지 않았는데 정부차원의 노력으로 스마트폰의 수요가 빠르게 급증하며 현금에서 신용카드를 건너뛰고 곧바로 모바일결제시대에 접어들었다.
중국에서 모바일결제는 식당과 교통수단, 자판기뿐 아니라 길거리의 노점상에서도 사용할 수 있을 정도로 널리 보급돼있다. 주로 대도시에 집중된 점을 감안해도 보급률이 매우 높은 수준이다.
경제전문지 포브스는 “중국은 모바일결제의 성장성과 규모가 이미 압도적으로 생활문화까지 바뀔 정도의 영향을 미치고 있다”며 “미국도 도전할 수 없을 정도의 혁신이 진행중”이라고 평가했다.
하지만 전 세계적인 관점에서 보면 모바일결제시장을 주도하는 기업은 삼성전자와 애플로 꼽힌다. 글로벌 스마트폰시장을 절반 가까이 점유하며 전 세계적인 영향력을 확보했기 때문이다.
삼성전자는 기존 신용카드 단말기에서 사용할 수 있는 ‘삼성페이’로, 애플은 전용 결제단말기에서 사용할 수 있는 ‘애플페이’로 시장확대에 주력하고 있다. 모두 온라인 결제도 지원한다.
모바일결제시장 확대에 삼성전자와 애플이 뚜렷한 목표를 갖춘 만큼 중국시장 진입은 필수적인 기회로 꼽힌다. 하지만 근본적인 기술적 약점으로 시장공략이 어려울 수밖에 없다.
중국에서 마그네틱 카드단말기의 보급이 10% 미만으로 추정돼 삼성페이를 거의 사용할 수 없고 애플도 수많은 현지 유통점에 애플페이 단말기 보급을 늘리기 쉽지 않기 때문이다.
더구나 알리바바와 텐센트가 90% 이상의 시장점유율로 ‘철옹성’을 구축한 상황에서 신규업체로 진입하는 것은 무모한 도전에 가깝다.
삼성전자와 애플은 모두 중국에 모바일결제를 출시했지만 점유율이 집계하기도 어려울 정도로 미미한 수준이다. 더구나 스마트폰시장에서도 현지업체에 밀려 점유율이 계속 하락세를 겪는 만큼 점점 불리한 싸움을 벌이고 있다.
삼성전자와 애플이 오프라인에서 뒤늦게 영역을 넓히기 어려운 만큼 최대한 비슷한 입장에서 중국업체와 경쟁할 수 있는 온라인분야 서비스 확대에 집중해야 한다는 주문이 나온다.
정하늘 이베스트증권 연구원은 “중국에서 모바일결제가 빠르게 성장한 이유는 온라인쇼핑과 연계 때문”이라며 “온라인쇼핑몰과 연계가 중국 점유율 확대에 가장 중요한 요소”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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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중국에서 서비스되는 애플 모바일결제 '애플페이'. |
삼성전자는 현재 한국과 미국에서 온라인결제를 지원해 사용자들이 PC에서도 삼성페이를 활용해 물건을 살 수 있도록 했다. 애플도 애플페이의 온라인 협력사 확보에 적극 나서고 있다.
중국에서도 온라인쇼핑몰과 협력이 효과적인 전략으로 꼽히지만 알리바바와 징둥닷컴 등 주요 온라인몰이 모두 알리바바와 텐센트의 소유인 만큼 사실상 가능성이 낮다.
애플은 이런 약점을 극복하기 위해 지난해 중국 차량공유업체 디디에 1조 원 이상을 투자했다. 월스트리트저널은 애플이 차량공유 외에 다양한 관련사업분야로 애플페이 결제서비스 지원을 확대하기 위해 투자한 것으로 해석했다.
삼성전자도 중국 사용자들이 삼성페이를 이용할 수 있도록 더 적극적이고 실질적인 협력을 통해 시장확대에 속도를 내야 비교적 시장성장 초기에 입지를 확보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중국업체들의 모바일결제 지배력은 막강하지만 시장이 성장할수록 보안과 연계서비스 등 기술적인 경쟁요소도 중요해질 것”이라며 “삼성전자와 애플이 장점을 갖춘 만큼 초기에 입지를 어느 정도만 확보해도 장기적인 성과를 충분히 기대할 수 있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김용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