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일본 정부가 라피더스에 금전적 지원을 적극 확대하며 경쟁력 강화를 돕고 있다. 일본 라피더스의 반도체공장 예상 조감도. |
[비즈니스포스트] 일본 정부가 자국 반도체 파운드리 기업 라피더스를 향한 지원을 확대하며 민간 분야 투자도 유도하고 있다.
삼성전자가 첨단 파운드리 분야에서 경쟁력 확보에 고전하자 일본이 기회를 노려 라피더스의 성장을 적극 돕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11일 닛케이아시아에 따르면 일본 정부는 라피더스 반도체 공장과 설비 소유권을 회사 측에 양도하는 대신 일부 지분을 확보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현재 라피더스가 반도체 연구개발 등에 활용하는 장비는 모두 정부 소유기 때문에 일정 기간이 지나면 이를 직접 사들여야만 한다.
하지만 일본 정부에 자사주를 제공하는 것으로 설비 금액을 지불한다면 금전적 부담을 크게 덜 수 있다.
라피더스는 일본 정부와 소프트뱅크, 소니, 키오시아와 토요타자동차 등 현지 기업이 출자해 설립한 반도체 파운드리 기업이다.
2027년 2나노 미세공정 파운드리 상용화를 목표로 일본 홋카이도에 공장을 건설하고 있다.
일본 정부는 모두 9200억 엔(약 8조3600억 원) 규모의 자금 지원을 약속하며 라피더스를 적극적으로 육성해 일본의 반도체 제조업 경쟁력을 높이겠다는 계획을 두고 있다.
이번에 반도체 공장 및 설비를 양도하는 방안을 논의하며 추가 지원을 검토하고 있는 셈이다.
일본이 삼성전자의 첨단 반도체 파운드리 경쟁력 약화를 기회로 삼아 라피더스를 더 공격적으로 지원하고 있다는 해석도 일각에서 나온다.
최근 삼성전자가 TSMC와 3나노 수주 경쟁에서 밀려 파운드리 사업에서 부진한 성과를 내고 중장기 투자 계획도 불확실해지자 라피더스에 더 큰 기대를 걸게 됐다는 것이다.
닛케이아시아는 “일본 정부는 라피더스 지분을 직접 확보하는 일이 민간 기업의 투자를 유도하는 효과도 낼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전했다.
라피더스가 계획대로 2027년 2나노 반도체 양산에 성공하려면 5조 엔(약 45조4천억 원)에 이르는 자금이 필요할 것으로 예상된다. 정부 지원만으로 감당하기 불가능하다.
더구나 라피더스가 2나노 파운드리 고객사 수주에 성공할 때까지는 사실상 매출을 낼 방법이 없기 때문에 민간 기업의 투자를 활성화하는 일이 중요하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라피더스는 신주를 발행하는 방식으로 토요타와 소니, 미즈호은행 등 기존 출자 기업에서 추가 자금을 조달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김용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