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지만 현재 서버용 FC-BGA 시장은 일본 이비덴과 신코덴키, 대만 유니마이크론 등 3개 회사가 장악하고 있다.
삼성전기는 모바일과 PC 반도체 기판 강자이지만 서버용 FC-BGA 진출은 다소 늦었다. 회사는 2021년 12월 베트남 생산법인에 FC-BGA 생산설비 구축에 8억5천만 달러(약 1조100억 원)를 투자하겠다고 발표하면서 본격적으로 이 시장에 진입했다. 2022년에는 3천억 원을 추가 투자했다.
LG이노텍은 삼성전기보다도 늦게 FC-BGA 시장에 진입했다.
2022년 6월 LG전자로부터 총 연면적 약 22만㎡ 규모의 구미 4공장을 인수해 최신 FC-BGA 생산라인을 구축하기 시작했다. 올해 3분기부터 생산라인을 본격 가동할 것으로 예상된다.
▲ LG이노텍의 ‘플립칩-볼그리드어레이(FC-BGA)’ 이미지. < LG이노텍 >
최근 후발주자인 삼성전자와 LG이노텍에도 FC-BGA 기판 점유율을 확보할 기회가 열리고 있다.
그동안 중앙처리장치(CPU)에 들어가는 서버용 FC-BGA는 인텔+이비덴 조합이 시장을 장악해왔다. 하지만 최근 북미 클라우드 서비스 업체들을 중심으로 암(ARM) CPU의 서버 침투율이 가파르게 상승하면서, 기존 시장에 지각변동이 일어나고 있다.
노근창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암 기반 서버 CPU 성장은 기존 구조를 흔들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이라며 “암 진영의 서버와 PC 영역 성장은 삼성전기에 새로운 기회가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LG이노텍은 북미 그래픽처리장치(GPU) 업체에 서버용 FC-BGA 공급이 가까워진 것으로 파악된다.
FC-BGA 대형 고객사를 처음으로 확보한 것으로, 카메라모듈 기반의 애플 위주 사업구조에서 탈피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할 수 있을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문혁수 LG이노텍 대표이사는 지난 3월 주주총회에서 올해 하반기부터 FC-BGA에서 유의미한 매출을 낼 것이라는 자신감을 내비쳤는데, 본격적으로 성과가 나타날 것이란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김동원 KB증권 연구원은 “LG이노텍은 3분기부터 FC-BGA 새 생산라인을 본격 가동하며, 초기 양산 수율은 우려와 달리 순조로울 것”이라며 “이는 LG이노텍이 FC-BGA와 제조 공정이 유사한 통신용 반도체 기판 시장에서 글로벌 점유율 1위를 기록하고 있어, AI 반도체 기판 생산에서도 노하우 접목이 가능하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나병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