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병현 기자 naforce@businesspost.co.kr2024-05-29 15:34:46
확대축소
공유하기
[비즈니스포스트] LG이노텍이 아이폰의 판매량 회복 소식에 ‘미소’를 짓고 있다.
문혁수 LG이노텍 대표이사는 실적을 끌어올려야 하는 ‘과제’를 안고 지난해 말 최고경영자(CEO)로 선임됐는데, 올해 고부가가치 스마트폰 부품 판매 비중을 높여 영업이익 ‘1조 원’ 재탈환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 문혁수 LG이노텍 대표이사가 2024년 아이폰에 들어가는 카메라모듈 부품단가를 높여 수익성 회복에 속도를 낼 것으로 보인다.
29일 전자 업계 취재를 종합하면 중국에서 아이폰 판매 부진에 시달리던 애플이 다시 판매가 늘어나는 상황에 따라 LG이노텍의 실적 반등에도 힘이 실릴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올해 4월 중국에서 아이폰 판매는 지난해 4월보다 52% 급등한 것으로 파악된다. 올해 1~2월 아이폰의 중국 판매는 전년 대비 37% 급감했는데, 3월 12% 반등한 데 이어 4월에는 반등 폭이 더 커진 것이다.
아이폰 가격을 최대 2300위안(약 43만 원) 할인하는 애플의 전략이 통한 것으로 해석된다. 이 같은 할인행 사는 중국 징둥닷컴의 창립 기념일인 6월18일까지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 같은 변화는 애플 매출 비중이 약 80%에 이르는 LG이노텍에 희소식이다.
LG이노텍은 애플에 카메라모듈을 납품하는 주요 공급사다. 오랫동안 아이폰 흥행과 함께 ‘승승장구’ 했지만, 지난해 아이폰 판매 부진에 직격탄을 맞으며 2022년 1조2718억 원에 달했던 영업이익이 2023년 8308억 원까지 떨어졌다.
시장조사업체 카운터포인트에 따르면 아이폰15 시리즈는 출시 이후 올해 2월까지의 누적 판매량이 8280만 대로, 아이폰 14의 같은 기간 판매랭에 비해 2.4% 감소했다.
아이폰 부진에 따라 부품 재료비와 고정비 부담이 커지면서 LG이노텍 카메라모듈 사업 수익성이 악화했다.
이 같은 실적 악화 속 지난해 말 ‘해결사’로 새로 취임한 문대표는 카메라모듈 사업 수익성을 끌어올리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문 대표는 2009년부터 LG이노텍 광학솔루션 개발실장, 연구소장 등을 역임하며 세계 최초 기술을 적용한 카메라모듈을 개발해온 인물이다.
문 대표는 우선 올해 고부가가치 스마트폰 부품 판매비중 확대에 초점을 맞출 것으로 보인다.
올해 9월에 출시되는 아이폰16프로·프로맥스 시리즈는 모두 4800만 화소의 초광각 카메라가 탑재될 것으로 전해졌다. 전작인 아이폰15프로·프로맥스의 1200만 화소에서 진보한 것이다.
▲ 스마트폰용 카메라 모듈의 구조. < LG이노텍 >
또 프로맥스 라인업에만 적용했던 폴디드 줌이 프로 모델로 확대되고, 손떨림보정 부품(OIS)이 추가 적용되면서 부품단가가 상승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노근창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애플은 아이폰16의 모든 모바일 프로세서(AP)에 TSMC의 2세대 3나노(N3E)를 적용할 것으로 보이는데, 1세대 대비 평균 판매단가가 10% 이상 저렴하다”며 “애플은 줄어든 AP 원가를 카메라 업그레이드에 할당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또 아이폰16은 첫 인공지능(AI) 아이폰이 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가장 큰 운영체제 업데이트(iOS 18)가 진행되는 만큼, 신규 수요를 자극해 4년 만에 아이폰 교체 사이클에 진입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LG이노텍은 카메라모듈 사업부의 호조에 힘입어 올해 영업이익 1조 원 탈환도 가능할 것으로 분석된다.
1360원 대에 이르는 높은 원/달러 환율도 전체 매출에서 수출비중이 95%인 LG이노텍에 유리하게 작용할 것으로 예상된다. 증권사들은 평균적으로 LG이노텍이 올해 약 1조84억 원의 영업이익을 낼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장기적으로도 스마트폰에서 카메라모듈의 중요성은 높아질 전망이다.
김동원 KB증권 연구원은 “온 디바이스 AI(기기 자체에서 인공지능 기능 제공) 스마트폰은 이미지, 영상 AI 구현을 위한 대대적 카메라 기능 업그레이드가 필수이기 때문에 향후 고부가 카메라모듈 중심의 LG이노텍의 평균판매단가(ASP)에 긍정적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분석했다. 나병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