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혜경 기자 hkcho@businesspost.co.kr2024-03-22 15:30: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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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즈니스포스트] 신한카드와 KB국민카드가 글로벌 경기침체 여파에 지난해 해외사업에서 부진한 성적표를 받아들었다.
신한카드와 KB국민카드는 올해 조직 변화를 통해 해외법인 실적을 다시 끌어올릴 준비를 하고 있다.
▲ 신한카드와 KB국민카드가 지난해 해외법인에서 줄어든 순이익을 거뒀다.
22일 신한카드와 KB국민카드 사업보고서를 보면 2곳 모두 지난해 해외법인 순이익이 크게 줄었다.
신한카드 해외법인은 2023년 순이익 77억4900만 원을 올렸다. 2022년보다 71.7% 줄었다.
신한베트남파이낸스가 순손실 40억6500만 원을 내며 전체 실적 후퇴를 이끌었다.
신한베트남파이낸스는 신한카드 해외법인 가운데 가장 규모가 큰 곳이다. 신한베트남파이낸스는 2022년 순이익 173억3백만 원을 내며 신한카드 전체 해외법인 실적의 60% 이상을 차지했다.
신한카드 관계자는 “베트남은 최근 경제 전반에 침체가 이어지고 있다”며 “수출 둔화 및 부동산 경기 침체로 (이익 전망이) 밝지 않은 상황이었다”고 설명했다.
KB국민카드 해외법인은 지난해 순이익 5억4200만 원을 냈다. 2022년보다 97.9% 감소했다.
캄보디아 2곳(KB대한특수은행, 아이파이낸스리싱), 인도네시아(PT KB파이낸시아멀티파이낸스), 태국(KB제이캐피탈) 등 해외법인 4곳 모두 실적이 줄었다.
KB국민카드 관계자는 “미국 금리인상, 중국 경기둔화에 따른 각 진출 국가의 조달금리 상승과 경기침체로 고객 상환능력이 저하되는 등 비우호적 금융시장 환경이 지속됐다”며 “또한 진출국의 ‘채무재조정자산 상환유예 프로그램’ 종료 등으로 선제적으로 충당금을 적립한 영향도 받았다”고 말했다.
▲ 신한카드(왼쪽)와 KB국민카드의 카드플레이트.
신한카드와 KB국민카드는 국내 카드업계에서 해외사업 ‘양강’으로 꼽힌다.
신한카드와 KB국민카드 해외법인은 2022년 각각 250억 원이 넘는 순이익을 거두며 국내 카드사 가운데 순이익 1위와 2위에 올랐다.
하지만 지난해에는 글로벌 경기침체의 여파를 피해가지 못한 것이다.
해외사업은 국가별 상황에 영향을 받는 만큼 기업 입장에서 실적 변동성이 커질 수 밖에 없다. 하지만 카드사들은 해외진출을 포기할 수 없는 상황이다.
카드업계에서 해외사업은 성장성이 점차 낮아지고 있는 국내 카드산업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한 돌파구이기 때문이다.
신한카드와 KB국민카드는 올해 글로벌사업 전열을 재정비해 실적 반등을 노리고 있다.
신한카드는 글로벌사업조직을 최고경영자(CEO) 직할로 재편했다. CEO와 직접 소통하면서 빠른 의사결정을 내릴 수 있다는 점에서 급변하는 환경에 대응력을 갖추려는 것으로 풀이된다.
KB국민카드는 올해를 목표로 캄보디아법인 2곳의 합병을 추진한다.
부동산 담보대출과 신차 및 중고차 할부금융, 카드서비스 등을 취급하는 'KB대한특수은행'과 오토바이, 자동차 등의 리스를 취급하는 '아이파이낸스리싱'을 합병하면 사업영역 확장에 따른 시너지를 기대할 수 있다.
신한카드와 KB국민카드는 올해 해외법인의 수익성 개선을 기대하고 있다.
신한카드 관계자는 “현재 베트남 경제 상황을 고려해 입체적 고객 분석과 대출 기준 정교화, 적정한도 운영 등의 조치를 취했다”며 “연체율 개선에 성공한 만큼 올해 상반기 가운데 영업·손익 지표의 턴어라운드가 예상된다”고 말했다.
KB국민카드 관계자는 “2024년은 해외법인의 ‘수익성 회복 및 지속 가능한 내실 성장 기반 마련’을 최우선 목표로 사업을 추진할 것이다”며 “경기 턴어라운드를 대비하겠다”고 말했다. 조혜경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