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생성형 인공지능(AI) 서비스 시장이 본격 개화하자, 이동통신 데이터 이용량이 급증하고 있다. 앞으로 AI 서비스가 각 분야로 확대 적용되면 현재 5세대(G) 이동통신망으로는 폭주하는 데이터 사용량을 소화하기 힘들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이에 따라 국내 이동통신 업체들이 6G 서비스로 넘어가기 전에 5G보다 데이터 처리 속도가 훨씬 빠른 5.5G로 먼저 전환하기 위해 투자에 나설 것인지 주목된다. 
 
AI 시대 '트래픽 폭주', 통신3사 6G 이전에 5.5G로 먼저 전환하나

▲ 생성형 인공지능(AI) 시대를 맞아 소비자 통신 데이터 사용량이 크게 증가함에 따라 국내 통신 3사도 6세대(G) 이동통신 서비스 전에 5.5G 서비스 도입을 검토할 것이란 관측이 나오고 있다. <그래픽 비즈니스포스트>


6일 통신 업계에 따르면 중국 화웨이를 중심으로 5G의 업그레이드 버전인 ‘5.5G’ 이통 서비스를 상용화하기 위한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다. 

화웨이는 5G에서 6G로 넘어가는 중간 단계인 5.5G가 기존 5G에 비해 데이터 처리속도가 10배 이상 속도가 빠르다며, 기존 5G 통신장비에 소프트웨어 업그레이드로 5.5G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미 중국 3대 통신사와 기술·속도 검증을 마쳤고, 올해부터 중국 일부 지역에서 5.5G를 상용화할 계획이라고 이 회사는 최근 밝혔다. 2030년쯤 상용화될 것으로 예상되는 6G 서비스로 가기 전까지 5.5G 서비스를 최대한 활용해 AI 서비스 활성화에 따른 데이터 트래픽 증가에 대응하겠다는 것이다.

생성형 AI 서비스를 제대로 제공하기 위해서는 AI 서버 등을 통해 많은 양의 데이터를 한꺼번에 통신망에 실어야 한다. 신한투자증권은 AI와 같은 새 서비스 등장으로 2030년 세계 모바일 트래픽은 2023년 대비 4배 이상 증가할 것으로 예측했다.

현재 5G 통신 속도로는 쏟아지는 생성형 AI 서비스를 감당하기 어렵다는 지적이 지배적이다. 5G를 상용화했을 때 킬러 콘텐츠로 주목받았던 증강현실(AR), 가상현실(VR)도 여전히 시장 확대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데, 이는 5G 속도가 당초 기대에 미치지 못한 영향도 일부 있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신은정 DB투자금융 연구원은 “5G는 LTE만큼 수익화나 시장 점유율 확대 측면에서 성과를 거두지 못했다”며 “이에 따라 글로벌 기업들은 5.5G, 6Ghz 주파수, 6G 등을 대안 통신으로 제시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AI 시대 '트래픽 폭주', 통신3사 6G 이전에 5.5G로 먼저 전환하나

▲ ​생성형 AI 챗GPT가 작동하는 모습. <연합뉴스>


최근 국내 이동통신 시장이 정체를 겪고 있는데, 5.5G 서비스가 통신 3사에 새로운 사업 기회를 열어줄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김홍식 하나증권 연구원은 “AI 서비스 확산 이후 트래픽 증가 폭이 가파르게 나타나고 있고, 장기적으로 요금제 인상 효과가 기대된다”며 “AI 스마트폰을 통해 구동되는 '인공지능 생성 콘텐츠(AIGC)'는 높은 트래픽 증가를 유도해 통신사에 새로운 기회를 창출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다만 국내 통신3사는 5.5G 도입과 관련해서는 아직까지 미온적 입장을 보이고 있다.

실제 5G보다 10배 빠른 속도를 구현하기 위해서는 훨씬 더 많은 주파수 폭이 필요하고, 추가 설비 투자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통신사들은 최근 수익 성장 대비 설비투자(CAPEX) 부담이 늘어난 만큼, 5.5G에 추가 투자할 여력이 크지 않다고 보고 있다.

스웨덴 통신장비 업체 에릭센에 따르면 2020~2023년 세계 물가는 6.2% 상승했지만, 통신사 가입자당평균매출(ARPU)은 1.7% 오르는 데 그쳤다. 나병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