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마이크론이 중국 D램업체 푸젠진화와 진행하던 특허분쟁을 중단하기로 했다. 대만 타이중에 위치한 마이크론 반도체 생산공장 참고용 사진. <마이크론> |
[비즈니스포스트] 미국 마이크론이 중국 정부와 우호적인 관계를 재건하며 메모리반도체 판매 규제에서 어느 정도 자유로워질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마이크론이 최근 중국 반도체기업과 특허분쟁을 중단하고 현지에 시설 투자 의지를 재확인하는 등 적극적으로 관계 개선에 의지를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중국 관영매체 차이나데일리는 26일 “마이크론과 푸젠진화의 기술특허분쟁 종결은 두 기업의 발전을 위해 긍정적인 움직임이라는 전문가들의 평가가 나온다”고 보도했다.
마이크론은 최근 성명을 내고 중국 D램 전문업체 푸젠진화와 기술특허 관련해 벌이고 있던 소송전을 모두 중단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구체적으로 어떤 조건에 따라 합의가 이뤄졌는지는 밝히지 않았다.
마이크론과 푸젠진화는 2017년부터 법정공방을 벌이고 있었다. 마이크론이 푸젠진화를 상대로 메모리반도체 기술 도용과 관련한 의혹을 들어 소송을 제기한 데 따른 것이다.
중국 정부는 2023년 5월 마이크론이 국가 안보를 해칠 수 있다는 이유로 중국 내 일부 고객사에 메모리반도체 제품을 판매할 수 없도록 하는 규제를 시행했다.
최근에는 중국 낸드플래시 전문기업 YMTC가 마이크론을 상대로 기술 특허 침해를 주장하며 소송을 제기했다.
중국의 이러한 움직임은 미국 정부가 중국을 상대로 반도체 관련 무역규제를 강화한 데 따른 보복조치 성격을 띠고 있다는 평가를 받았다.
마이크론이 6년 가까이 이어지고 있던 푸젠진화와 법정공방을 돌연 중단한 것도 중국의 이러한 조치에 압박을 느꼈기 때문일 수 있다는 관측이 고개를 든다.
산제이 메로트라 마이크론 CEO가 최근 중국에 시설 투자 계획을 재확인한 점도 이런 상황과 무관하지 않은 것으로 분석된다.
메로트라 CEO는 11월 중국을 방문해 시안에 43억 위안(약 7816억 달러)를 들이는 반도체 패키징 공장을 건설하겠다는 계획을 재확인하고 중장기 투자 확대도 약속했다.
중국 정부 입장을 반영하는 관영매체 차이나데일리가 마이크론과 푸젠진화의 특허소송 합의를 긍정적으로 평가하는 보도를 내놓은 점도 이런 시각에 더욱 힘을 싣는다.
차이나데일리는 “마이크론의 이번 움직임은 중국에서 사업을 재건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는 점을 보여준다”며 “중국은 마이크론에게 매우 중요한 시장”이라고 전했다.
마이크론이 사실상 중국 정부 압박을 이기지 못하고 현지 시설 투자와 특허분쟁 합의를 결정한 것으로 파악되는 만큼 앞으로 관계 개선에 더욱 속도를 낼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중국 정부가 마이크론을 향해 내놓은 메모리반도체 판매 규제를 완화하거나 면제하는 등 방식으로 화답할 가능성도 거론된다. 김용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