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신한카드가 연 37조 원 규모의 중간물류(미들마일) 시장에 진출하는 LG유플러스와 손을 잡아 업계의 관심이 쏠린다.
문동권 신한카드 대표이사 사장은 중간물류 시장에서 실적을 개선할 기반을 마련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 중간물류 시장은 ‘마지막 아날로그의 땅’이라 불릴 만큼 디지털 전환 속도가 더딜 뿐 아니라 현금결제가 주를 이뤄 카드업계에서도 주목하는 곳이기 때문이다.
▲ 문동권 신한카드 대표이사 사장이 LG유플러스와 연 37조 원 규모 중간물류 시장에 진출해 실적 개선의 기반을 마련할 것으로 보인다. <신한카드> |
22일 카드업계에 따르면 신한카드는 10월 출시 예정인 LG유플러스의 화물운송 중개 DX플랫폼 ‘화물잇고’에 참여해 정산을 맡는다.
화물잇고는 중간물류 시장에서 화물 운송을 의뢰받아 차량을 배차하는 ‘주선사’와 화물을 운송하는 ‘차주’를 매칭시켜주는 화물운송 중개 플랫폼이다.
LG유플러스가 뛰어들기로 한 중간물류 시장은 최근 여러 업체들의 관심을 받고 있다. 중간물류 시장은 연 37조 원에 육박하는 규모에도 게시판 수준의 화물 정보망, 프로세스 없는 배차시스템 등 비효울적으로 운영되고 있어 디지털 전환 수요가 컸기 때문이다.
이에 2022년부터 여러 업체가 진출했지만 아직 명확히 주도권을 잡은 곳이 없어 신규 업체에도 가능성이 열려있다.
카드업계에서도 중간물류 시장은 관심의 대상이었다. 중간물류 시장은 대부분 현금으로 대금을 지급하는 ‘현금시장’이라 카드사에게는 확장 가능성이 큰 곳이기 때문이다.
그런 점에서 이번 화물잇고 플랫폼 참여는 비우호적 업황에 실적 반등의 계기가 필요했던
문동권 신한카드 대표이사 사장에게 기회가 될 것으로 보인다.
신한카드는 화물잇고의 시장 확장 성과에 따라 연간 최대 1천억 원에 가까운 카드수수료 매출을 올릴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신한카드는 중간물류 시장의 원활한 대금 정산을 위해 화물 운송료 전용 결제카드를 도입하기로 했다. 신용카드로 발급될 가능성이 유력한 전용 결제카드를 이용하면 가맹점의 매출에 따라 우대수수료율 0.5%~1.5%가 적용될 것으로 예상된다.
중간물류 시장에서 50% 점유율을 확보한다고 가정하면 최저 우대수수료율 0.5%를 적용한 카드결제 수수료는 연 925억 원으로 산정된다. 중소가맹점(매출 3억 원 초과 5억 원 이하) 기준 우대수수료율 1.1%를 적용하면 연 2035억 원에 이른다.
신한카드의 2022년 영업수익 4조8460억 원 가운데 신용카드 수익은 2조9327억 원으로 925억 원은 신용카드 수익의 3.1%, 2035억 원은 6.9%에 해당하는 수준이다.
▲ 신한카드는 '화물잇고'에 참여해 화물운송료 결제 전용카드를 출시하기로 했다. |
통계청에 따르면 2021년 도로화물운송업의 매출 규모가 48조6천억 원에 달하는 만큼 이를 기준으로 하면 화물 시장에서 발생할 수 있는 수수료 규모는 더욱 커질 수도 있다.
게다가 신한카드가 참여한 화물잇고가 중간물류 시장에서 시장점유율을 늘리면 순위 경쟁에서 격차를 좁혀오는 삼성카드를 견제할 수도 있을 것으로 보인다. 삼성카드가 이미 화물운송료 결제시장에 진출해있었기 때문이다.
신한카드와 삼성카드의 순이익 차이는 2022년 2분기 81억원에서 2023년 2분기 순이익 차이는 51억 원으로 줄었다.
삼성카드는 2018년 기존 시장 사업자인 전국24시콜화물과 제휴해 화주·주선사를 위한 화물운송 혜택을 제공하는 ‘화물운송 삼성카드 비즈’카드를 출시해 화주와 주선사를 대상으로 카드결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LG유플러스가 시장점유율 확대를 위해 공격적 전략을 선택했다는 점도 신한카드의 화물시장 확대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수 있다. LG유플러스는 화물잇고의 플랫폼 이용률을 높이기 위해 출시 초기 고객들에게 별도의 비용을 부과하지 않기로 결정했다. 조혜경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