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바이든 정상회담에 중국언론 비판, "삼성전자 SK하이닉스에 타격"

▲ 한국과 미국의 협력 강화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반도체기업에 타격으로 이어질 것이라는 중국 관영매체들의 경고가 잇따라 나오고 있다. 삼성전자의 중국 시안 낸드플래시 생산공장.

[비즈니스포스트] 윤석열 대통령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의 정상회담을 두고 중국 관영매체들에서 강력한 비판을 잇따라 내놓고 있다. 미국 정부가 한국을 경제적으로 더 압박하기 위한 시도에 불과하다는 것이다.

한국이 미국의 이해관계에 맞춰 외교정책을 추진하면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반도체기업이 타격을 받게 될 수밖에 없다는 주장도 이어졌다.

중국 차이나데일리는 28일 논평을 내고 “미국 정부가 중국 반도체산업을 향한 압박을 강화하며 전 세계 반도체업계에 큰 타격을 입히고 있다”고 보도했다.

차이나데일리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모두 1분기 반도체사업에서 부진한 실적을 낸 원인이 미국의 대중국 수출규제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전 세계 반도체 수요의 절반 이상을 책임지는 중국에서 사업 환경이 불확실해지면서 반도체시장도 위축돼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에까지 악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것이다.

차이나데일리는 특히 윤석열 대통령의 미국 방문 배경을 두고 한국이 미국 정부의 강압적 태도에 굴복하고 있는 것이라는 분석을 내놓았다.

미국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를 향한 압박을 더욱 강화하며 ‘소시오패스적’ 행태를 보이고 있는 상황에 윤 대통령이 어려운 딜레마를 안고 회담에 참여했다는 것이다.

최근 미국 정부는 미국 메모리반도체기업 마이크론을 향한 중국 정부의 무역보복에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반도체 공급 확대 기회를 노려서는 안 된다며 경고성 메시지를 내놨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중국에 자유롭게 반도체 생산투자를 할 수 없도록 하는 규제도 적용되고 있다. 현재는 1년의 유예기간이 부여된 상태다.

차이나데일리는 윤 대통령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중국 반도체사업에 관련해 미국의 ‘최후통첩’을 받고 있다며 미국 정부의 요구를 수용해야 할 지 기로에 놓였다고 바라봤다.

미국은 한국이 중국과 반도체 공급망을 단절하겠다는 의지를 확실하게 확인하려는 의도를 두고 있다는 것이다.

한국이 미국의 요구에 맞춰 자국 반도체기업의 중국 사업 제약을 받아들인다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에 더욱 큰 타격이 불가피할 것이라는 관측도 이어졌다.

다른 관영매체인 글로벌타임스도 한국 반도체기업을 향한 미국 정부의 압박은 두 국가의 관계를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것이라는 평가를 내놓았다.

글로벌타임스는 이런 추세가 이어지면 한국과 미국의 관계가 '하인'과 '주인'의 관계에 가깝게 굳어질 수 있다는 전망도 제시했다.

이러한 상황이 벌어지게 된 원인을 미국의 압박보다 한국 정부의 태도에서 찾아야 한다는 분석도 나왔다.

한국이 세계 정치외교 및 무역 측면에서 균형을 찾지 못하고 미국을 향해 일방적으로 쏠리다 보니 결과적으로 미국에 지나치게 의존할 수밖에 없는 ‘자충수’를 두게 됐다는 것이다.

결국 한국 정부가 미국을 가까이할수록 자국 반도체산업의 이익을 해치는 추세는 더욱 뚜렷해질 수밖에 없다는 지적도 나왔다.

중국 정부 입장을 대변하는 관영매체들이 이처럼 한국과 미국의 정상회담에 잇따라 비판적 의견을 내놓은 것은 그만큼 한미 동맹 강화에 위기감을 느끼고 있다는 의미로 볼 수 있다.

미국이 반도체 강국인 한국을 적극적으로 지원하겠다는 의지를 보이며 중국과 공급망 단절을 추진할 수 있도록 유도하자 중국 정부가 불안한 위치에 놓이고 있다는 의미다.

글로벌타임스는 “윤 대통령이 이번 방미 성과로 기대하고 있던 한국 반도체 및 전기차 관련기업을 향한 추가 지원은 현실화 가능성이 낮다”며 “한미 동맹 강화는 결국 미국의 압박에 따른 결과물에 불과하다”고 덧붙였다. 김용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