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상유 기자 jsyblack@businesspost.co.kr2022-10-21 14:56: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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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즈니스포스트] 김준 SK이노베이션 대표이사 부회장이 주력인 정유사업과 배터리사업을 통해 내년에도 수익성과 성장성을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SK이노베이션은 정유4사 가운데 이례적으로 배터리까지 아우르는 사업구조를 지니고 있는데 내년에도 정유사업의 호황이 전망되는 데다 배터리사업도 흔들림 없이 성장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 내년 국내 정유산업과 배터리산업이 호조를 보일 것이란 전망이 나오면서 김준 SK이노베이션 대표이사 부회장(사진)이 내년에도 SK이노베이션의 실적과 성장성을 모두 잡을 수 있을지 주목된다.
21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올해 전세계를 덮친 글로벌 경제 침체 기류가 내년 국내 산업계에도 계속 부정적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시선이 나온다.
글로벌 금리인상에 따른 투자위축, 경기침체에 따른 수요감소, 비용 증가 등의 현상이 기업들의 외형성장을 저해하고 수익성도 후퇴시킨다는 것이다.
다만 내년에도 국내 정유산업과 배터리산업은 호조를 보일 것이란 관측이 제기된다.
하나금융경영연구소는 ‘2023년 일반산업 전망’ 보고서에서 주요 34개 산업군 가운데 정유와 배터리(2차전지) 산업 단 두 분야만 ‘호황’을 보일 것이라고 내다봤다.
24개 산업군이 정체 혹은 침체 국면을 맞을 것이란 전망과 비교해 보면 정유와 배터리 산업을 향한 내년 기대감을 알 수 있다.
국내 정유사들은 국제유가와 정제마진이 역대 최고 수준을 기록한 올해만큼은 아니지만 내년에도 여전히 8.5% 높은 영업이익률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됐다. 국내 정유4사의 연간 평균 예상 영업이익률 8%대는 2015년 뒤 2022년 예측치(12.0%)를 제외하면 가장 높은 수치다.
하나금융경영연구소는 2023년 평균 국제유가를 배럴당 90달러, 평균 정제마진을 배럴당 8.5달러로 예측했다.
국제유가는 과거 3년(2020~2022년) 평균(배럴당 68달러 예측)보다 높고 정제마진은 정유사들의 수익성 기준인 4~5달러를 크게 웃도는 수준이다.
전기자동차 확대에 따라 본격화한 배터리산업은 단기뿐 아니라 중장기적으로도 가파른 성장이 예상됐다. 국내 배터리기업들은 미국을 중심으로 유럽, 아시아 등에 적극적으로 생산기지를 확보해 나가고 있다.
특히 미국이 인플레이션 감축법(IRA) 등을 필두로 자국 전기차, 배터리 공급망에서 중국을 배제하기로 하면서 북미 지역에 대규모 배터리 생산설비를 건설하고 있는 국내 배터리기업들에 큰 호재가 될 것으로 분석됐다.
하나금융경영연구소는 “국내 정유사들은 내년에도 정제마진 강세에 힘입어 안정적 실적을 유지할 것”이라며 “배터리산업은 경기침체와 무관하게 공고한 세계 배터리 수요가 유지될 것으로 전망된다”고 내다봤다.
이에 김준 SK이노베이션 대표이사 부회장은 내년에도 안정적 실적을 기대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SK이노베이션은 정유업체 가운데 유일하게 배터리사업을 함께 하는 사업구조를 지니고 있다.
특히 김 부회장은 SK이노베이션의 전신인 대한석유공사에서 직장생활을 시작해 정유 자회사 SK에너지 에너지전략본부장, 대표이사 사장을 거치는 등 정유사업을 이끌어왔고 후발주자로 여겨지던 SK이노베이션의 배터리사업(현재 SK온)을 ‘선투자 후수주’라는 공격적 전략으로 성장시켜왔다.
김 부회장은 지난해 10월1일 분사한 배터리 자회사 SK온 기타비상무이사로 현재도 배터리사업을 지원하고 있다.
우선 정유사업은 중단기 실적 기반을 다지며 SK이노베이션 전체 실적을 이끌 것으로 보인다.
올해 상반기 기준 SK이노베이션 전체 영업이익에서 정유사업이 차지하는 비중은 90%가 넘는다. 배터리 사업 등을 성장동력을 적극 육성하고 있지만 여전히 전사 실적은 정유 업황에 좌우된다고 볼 수 있다.
올해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영향으로 국제유가, 정제마진이 크게 뛰면서 SK이노베이션은 호실적을 거둘 것으로 예측되는데 이런 흐름이 내년에도 이어질 가능성이 커진 것이다.
김 부회장은 정유사업에서도 지속적 동력을 확보하기 위해 힘쓰고 있다.
최근 세계적 친환경 흐름에 대표적 탄소배출 산업인 정유업을 향한 우려가 지속돼왔다. 1962년 국내 최초 정유업체(대한석유공사)에서 시작된 SK이노베이션 역시 화석연료 기반 사업 비중을 줄이겠다고 선언했다.
다만 김 부회장은 지난해 7월 중장기 전략발표회(스토리데이)에서 단순히 기존 사업 매각 방식이 아니라 친환경 중심 공정개선, 저탄소 제품 전환 등으로 운영 체질을 개선하겠다는 뜻을 내비쳤다.
김 부회장은 배터리사업을 통해 SK이노베이션의 미래 성장성을 확보하고 있다.
최재원 SK온 대표이사 수석부회장은 SK온 출범 1주년을 맞아 임직원들에게 보낸 메시지를 통해 “2030년 글로벌 1위라는 원대한 목표를 세워 힘차게 달려가고 있다”고 말했다.
SK온이 단순 생산능력에서 세계 1위를 달성할 가능성이 높다고는 볼 수 없지만 기술력, 신뢰도 등 종합적 역량을 키워 글로벌 배터리시장을 선도하겠다는 의지를 재확인한 것이다.
SK온은 연간 배터리 생산능력을 올해 77GWh(기가와트시)에서 2025년 220GWh, 2030년 500GWh까지 확대하겠다는 청사진을 그리고 있다.
SK온은 올해 첫 분기 흑자전환을 목표로 하고 있고 내년에는 연간 흑자전환도 성공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는 등 수익성 안정화에 한 발 더 다가서고 있다.
최고운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SK이노베이션 정유 부문은 3분기 일시적으로 실적이 다소 후퇴한 것으로 추정되지만 구조적으로 원유 공급은 여전히 부족한 상황”이라며 “배터리사업에서의 적자는 후발주자로서 경쟁력 부족이 아니라 오히려 예상보다 빠른 외형 확대에 따른 일시적 성장통이며 2023년 턴어라운드(영업흑자전환)에 주목해야 한다”고 말했다. 장상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