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하민 기자 hamkim@businesspost.co.kr2021-02-23 14: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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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인 국민의힘 비대위원장에게 4월 서울시장 보궐선거는 40년 정치인생의 마지막 무대가 될 수도 있다.
국민의힘 서울시장 예비후보들이 놓인 상황이 그다지 좋다고 할 수 없는데 김 위원장이 전세를 역전해 다음 대통령선거까지 킹메이커로 역할을 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 김종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회 위원장.
23일 정치권 안팎의 말을 종합하면 서울시장후보 여론조사에서 국민의힘 예비후보들이 아직은 뚜렷히 부각되지 못하고 있다.
21일 발표된 PNR리서치 여론조사를 보면 서울시장 보궐선거 가상 양자대결에서 박영선 더불어민주당 예비후보와 안철수 국민의당 예비후보가 오차범위 안에서 접전을 벌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안 대표를 뽑겠다는 응답자가 41.9%로, 박 후보를 뽑겠다는 응답자가 39.9%로 나타났다. 오차 범위 안 접전이다.
박 후보 대 나경원 국민의힘 예비후보의 가상 양자대결에서는 박 후보 42.9%, 나 후보 38.0%로 나타났다. 박 후보 대 오세훈 국민의힘 예비후보의 가상 양자대결에서는 박 후보 41.5%, 오 후보 31.6%를 보였다. 이 여론조사는 PNR리서치가 머니투데이와 미래한국연구소 의뢰로 18과 19일 이틀 동안 만18세 이상 서울시민 814명의 응답을 받아 이뤄졌다. 95% 신뢰 수준에 오차 범위 ±3.4%포인트다.
앞서 18일 발표된 한길리서치 여론조사에서도 국민의힘 서울시장 예비후보 가운데 어느 누구도 더불어민주당 박영선 예비후보를 앞서지 못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양자대결 조사에서 박 후보(39.0%) 대 나 후보(27.2%), 박 후보(39.5%) 대 오 후보(27.0%)를 보여 모두 오차범위를 넘는 열세였다. 이 여론조사는 한길리서치가 매일경제와 MBN의 의뢰를 받아 2월15일과 16일 이틀 동안 서울특별시에 거주하는 만 18세 이상 남녀 807명의 응답을 받아 이뤄졌다. 95% 신뢰수준에 오차범위 ±3.4%포인트다.
김 위원장은 그동안 ‘여의도 포레스트 검프’라는 별명답게 현대 정치사의 정치적 고비마다 몸 담은 당의 선거 승리에 일조했다.
박근혜 전 대통령과 문재인 대통령만 하더라도 정치적 어려움의 순간에 김 위원장을 찾아 도움을 구했다.
2011년 12월에는 2012년 18대 대선을 대비해 중도 확장을 노린 박근혜 후보캠프에 영입돼 경제민주화 공약 설계를 맡았다. 박근혜 정부의 탄생에 기여하며 박근혜 정부의 '정도전'이라는 말도 들었다.
2016년 1월에는 더불어민주당에 영입돼 선거대책위원회 위원장, 비상대책위원회 위원장 등을 맡아 20대 총선에서 예상을 뒤엎은 승리를 이끌어 냈다.
2020년 3월에는 21대 총선을 맞아 미래통합당(현 국민의힘) 선거대책위원회 위원장으로 영입됐다. 총선 승리를 이끌어내지 못햇지만 책임론은 피해갔다.
미래통합당은 오히려 그를 비상대책위원회 위원장으로 사실상 추대하고 당의 전열을 가다듬을 기회가 줬다.
김 위원장은 그 동안 성과를 쌓아왔다. 당명을 국민의힘으로 바꾸고 광주 사과, 전직대통령 사과 등으로 중도 확장을 꾀했고 지지율도 올랐다.
김 위원장은 서울시장선거에서 안 대표의 단일화 압박을 받고 있지만 '안철수 변수'를 관리하면서 당내 경선의 틀을 짜가고 있다.
앞으로 두 번의 고비를 넘겨야 한다.
3월로 예정된 보수야권 후보 단일화에서 이겨야 한다. 김 위원장은 그동안 기회가 될 때마다 '안 대표 불가론'을 외쳐왔는데 안 대표로 단일화된다면 김 위원장이 그 책임에서 자유로울 순 없다. 국민의힘 후보로 단일화된다 해도 본선에서 여당 후보를 이겨야 한다.
애초 김 위원장은 2021년 재보선을 준비하기로 하고 비대위원장을 맡았다. 그러나 재보선을 국민의힘이 휩쓴다면 2022년 대선을 앞두고 김 위원장에게 킹메이커 역할을 맡겨야 한다는 말이 당 내부에서 나올 가능성이 높다.
반대로 이번 선거에서 국민의힘이 패배한다면 킹메이커는커녕 김 위원장 책임론이 대두되면서 정계은퇴 길에 들어설 수도 있다.
김 위원장은 1940년에 태어나 올해 81세다. 그에게 정치무대에 활약할 시간이 그렇게 많이 남아있지 않다.
여론조사와 관련한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고하면 된다. [비즈니스포스트 김하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