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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태원의 SK 지분 가족 증여로 돌아본 SK그룹 지분 변천사

김현정 기자 hyunjung@businesspost.co.kr 2018-12-16 06: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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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태원 SK그룹 회장이 최근 친족들에게 SK 지분을 나눠줌에 따라 먼 미래 SK그룹 지분 흐름의 격변이 예고된다는 말도 나온다.

창업에서 사촌 간의 계열분리를 앞둔 현재까지 SK그룹의 역사와 지분 변천사를 살펴본다.

◆ SK, 최종건에서 최종현으로

SK그룹은 1953년 선경직물에서 시작됐다. 
 
<a href='https://www.businesspost.co.kr/BP?command=article_view&num=337844' class='human_link' style='text-decoration:underline' target='_blank'>최태원</a>의 SK 지분 가족 증여로 돌아본 SK그룹 지분 변천사
최종건 SK 창업회장(왼쪽부터)과 최종현 SK 선대회장, 최태원 SK 회장.

창업주인 최종건 회장이 일제 시대 때 부장으로 근무했던 선경직물을 불하받아 창업한 게 오늘날의 SK그룹의 모태가 됐다.

당시 최종건 회장은 5km 넘게 떨어진 강가에서 직원들과 함께 돌을 날라와 6·25전쟁 때 폐허가 된 선경직물 공장을 다시 올렸다고 한다.

최종건 회장은 수원 공장에서 숙식을 해결하며 선경직물을 국내 최고의 섬유회사로 키워냈다. 1962년에는 최종건 회장의 동생 최종현 회장이 부친의 별세로 유학길에서 돌아온 뒤 형의 경영을 도왔다.

최종건 회장은 ‘섬유에서 석유까지’라는 포부를 안고 1973년 선경석유를 설립하며 석유회사로의 확장을 노렸다. 하지만 선경석유를 세운지 불과 반 년도 채 지나지 않아 1973년 폐암으로 생을 마감했다. 48세의 젊은 나이였다.

당시 최종건 회장의 장남인 최윤원 전 SK케미칼 회장은 나이가 24세였다. 최종현 회장은 43세였다. 아무런 잡음 없이 최종현 회장이 최종건 회장의 뒤를 이었다. 

최종건 창업주가 20년 동안 SK의 섬유를 책임졌다면 25년 동안 SK를 이끈 최종현 회장은 석유사업으로 사업을 확장하고 ‘이동통신’을 향한 길을 터놓았다.

최종현 회장은 1980년 유공(현재 SK이노베이션)을 인수하고 이후 1994년에 한국이동통신(현재 SK텔레콤)도 사들이며 현재의 SK그룹의 사업구조를 완성했다. 

1998년 최종현 회장이 유언 없이 갑작스레 별세함에 따라 SK그룹은 경영권을 둘러싼 분쟁에 휩싸일 수 있는 상황에 놓이게 됐다. 장례를 치른 뒤 최종건 회장의 아들들과 최종현 회장의 아들들은 한 자리에 모여 앉았다. 

당초 SK그룹의 경영권을 맡을 것으로 알려졌던 최종건 회장의 장남인 최윤원 회장이 큰 결심을 했다. 최윤원 회장은 “우리 형제 가운데 태원이가 가장 뛰어나다”며 최태원 SK그룹 회장을 후계자로 추천했고 만장일치로 최태원 회장이 경영권을 승계하게 됐다.

최종건 회장의 아들들인 최윤원 회장, 최신원 SK네트웍스 회장, 최창원 SK디스커버리 부회장을 비롯해 최태원 회장의 동생인 최재원 SK그룹 수석부회장까지 모두 상속 포기각서를 썼다.

그렇게 최종현 회장이 세상을 떠나고 정확히 일주일 뒤인 1998년 8월26일 최태원 회장은 SK 대표이사 회장에 취임했다. 

최태원의 SK, 격변의 시기

당시 SK그룹은 SK상사(현재 SK네트웍스)를 정점으로 SK, SK텔레콤 등 나머지 주력 계열사가 밑에 포진돼 있는 ‘지주사 형태’ 구조였고 최종현 회장의 타계 직전 최태원 회장의 SK네트웍스 지분이 가장 적었다. 
 
<a href='https://www.businesspost.co.kr/BP?command=article_view&num=337844' class='human_link' style='text-decoration:underline' target='_blank'>최태원</a>의 SK 지분 가족 증여로 돌아본 SK그룹 지분 변천사
최창원 SK디스커버리 부회장(왼쪽부터)과 최신원 SK네트웍스 회장, 최창원 SK 회장, 최재원 SK 수석부회장.

당초 최태원 회장의 SK상사 지분은 0.01%였고 최윤원 회장이 SK상사 지분을 0.77%, 최신원 회장이 0.61%, 최창원 회장이 0.06%를 보유하고 있었다.

최태원 회장은 최종현 회장의 SK상사 지분 2.85% 모두를 상속받으며 최대주주에 올랐다.

이 밖에 SK, SK증권, SKC 등 주요 상장사에 대한 최종현 회장의 소유 지분 1천만여주가 대부분 최태원 회장에게 상속됐다. 

2000년에 접어들면서 최태원 회장은 SK그룹의 지주사격 회사를 기존 SK상사에서 SK로 전환하려는 시도를 시작했다. 당시 최태원 회장과 동생 최재원 부회장이 SK와 SK텔레콤을 경영하고 있었고 SK상사는 최창원 회장이 경영을 맡는 쪽으로 기울고 있었다.

2000년 7월 SK의 대주주인 SK상사가 SK의 자회사인 SK에너지판매에 흡수합병되면서 SK상사가 SK의 자회사로 바뀌었다. 이 과정에서 SK는 사실상의 지주회사로 부상하게 됐다.

이후 최태원 회장은 SK 지분을 꾸준히 늘려나갔다.

1998년 부친의 SK 지분 상속으로 최태원 회장의 SK 지분율은 0.07%에서 0.13% 늘어난 상태였다. 최태원 회장은 워커힐호텔 지분과 SK 지분의 맞교환 등을 통해 2002년 SK 지분을 0.52%까지 늘렸다. 

특히 최태원 회장은 그의 개인회사나 다름없는 SKC&C(정보기술 아웃소싱 전문업체)를 통해서 SK 지배력을 이중으로 확보해나갔다. 2002년 말 기준으로 최태원 회장의 SKC&C 지분율은 44.5%였고 SKC&C의 SK 지분율은 8.63%였다.  

2003년 ‘소버린 사태’로 SK 지분에 변화가 생기게 된다.

영국계 헤지펀드사인 소버린자산운용은 최태원 회장이 분식회계 혐의로 구속된 뒤 SK 주가가 급락하자 SK지분 14.99%를 사들여 단숨에 2대주주로 올라섰다. 당시 최태원 회장은 문제가 된 워커힐호텔 지분 맞교환을 취소해 SK 지분이 0.11%로 떨어진 상황이었다. SK그룹 내부 지분율은 23.87%에 그쳤다.  

최태원 회장은 2년에 가까운 소버린과 지분 싸움에서 승리를 거둔 뒤 그룹 지배력을 강화해야 한다는 뼈아픈 교훈을 얻고 장내매수 등을 통해 계속 SK 주식을 사들인다. 

2007년에는 SK그룹을 SK 중심으로 한 지주사체제로 전환해 안정적 지배구조를 만드는 데 이르렀다. 

2007년 지주사 체제 아래서 최태원 회장의 SK 직접 지분율은 2.22%였고 최태원 회장이 44.5%를 보유한 SKC&C의 SK 지분율은 25.42%였다. 

다만 SK 지주사는 옥상옥 구조라는 문제점을 안고 있었다.

최태원 회장은 SKC&C를 통해 SK 지배력을 확대했다. SKC&C는 SK에너지와 주식 교환, 잇단 장내 매수 등을 통해 2009년 SK 지분율을 31.82%까지 끌어올렸다. 

이런 ‘옥상옥 구조’를 두고 끊임없는 지적이 제기됐다. 

지주사인 SK 위에 SKC&C가 있기 때문에 SK 경영에 대한 최태원 회장의 책임 소재가 불분명해질 소지가 있었고 의사결정 과정도 비효율적이라는 것이었다. 

2015년 최태원 회장은 옥중에 있었음에도 SK와 SKC&C의 합병을 통해 기존 ‘최태원 회장→SKC&C→지주사 SK→계열사’의 구조를 ‘최태원 회장→지주사 SK→계열사’의 구조로 단순화했다.

이에 따라 최태원 회장은 2015년 SK 지분 23.4%를 직접 보유하게 됐다.

최근까지 이 지분율이 유지돼 왔다. 그러다 2018년 11월23일 최태원 회장은 친족들에게 1조 원 어치의 SK 지분 증여를 결정했다. 

5.11%의 SK 지분이 친족들에게 나눠줬고 최태원 회장의 SK 지분율은 18.29%로 떨어졌다.

최태원 회장은 SK를 지금의 모습으로 있게 해준 친족들의 지원에 감사하다며 증여를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최태원 회장이 현재 갖고 있는 SK 주식이 모두 그의 것만이 아니라는 생각을 하고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는 말이 나온다. 1998년 나누지 않고 최태원 회장에게 몰아줬던 SK 주식을 뒤늦게 배분한 것이라는 얘기도 나온다.   

SK 주식은 최신원 회장이 1천 주를 소유하고 있던 것이 친족들이 보유한 SK 주식의 전부였지만 이제 최윤원 전 회장의 가족과 최신원 회장의 가족 등이 SK 주식을 골고루 나눠 보유하게 됐다.

최재원 부회장이 SK 주식 2.4%를, 최윤영 전 회장의 가족들이 0.7%를, 최신원 회장의 가족들이 1.18%를 소유하게 됐다.  

최신원 회장과 최창원 부회장의 다른 살림 챙기기

2003년~2004년 소버린 사태가 SK그룹을 휘몰아쳤을 무렵 최신원 회장과 최창원 부회장도 각자가 경영을 맡고 있는 회사의 지분을 사들이면서 지배력을 키우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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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신원 SK네트웍스 회장과 최창원 SK디스커버리 부회장.

최창원 부회장은 2004년부터 당시 대표이사를 맡고 있던 SK케미칼의 지분을 사들였고 최신원 회장은 2005년부터 SKC 지분을 매입했다. 

SK그룹의 분가설이 등장하기 시작한 시점이었다. 

특히 2007년 SK그룹 지주사체제에 SK케미칼과 SK건설이 빠지면서 분가설은 더욱 힘을 얻었다. 최신원 최창원 형제의 계열분리 밑그림이 드러났다는 말이 많았다. 

2008년 최신원 회장은 최종건 회장 52주기 추모식이 끝난 뒤 기자들과 만나 SK네트웍스와 워커힐의 경영권을 소유하는 대신 그룹의 주력 계열사인 SK에너지와 SK텔레콤 등 나머지 경영권은 확실히 넘겨주겠다는 뜻을 확실히 했다.

그는 2011년 초에도 조선일보와 인터뷰에서 "뿌리 찾기와 책임경영 강화를 위해 SK그룹도 이제는 사촌 간 계열 분리를 할 시기가 됐다”며 계열분리를 제기했다.

최창원 부회장은 계속해서 SK케미칼의 지분을 늘렸고 2017년 ‘SK디스커버리’라는 이름으로 지주회사를 만들기에 이르렀다. 

최창원 부회장은 SK디스커버리 최대주주(40.61%)다. SK디스커버리는 SK케미칼(100%), SK플라즈마(100%), SK신텍(100%), SK가스(45.6%)를 보유하고 있다. SK는 SK디스커버리 지분이 전혀 없기 때문에 사실상 최창원 부회장은 당장이라도 계열분리가 가능하다. 

최신원 회장은 2016년 SK네트웍스 대표이사에 오른 뒤 2017년부터 보유하고 있던 SKC 지분 (1.58%) 뿐 아니라 SK, SK텔레콤, SK하이닉스 주식들을 매각하고 SK네트웍스 지분으로 맞바꾸고 있다. 

최신원 회장은 현재 SK네트웍스 지분 0.72%를 보유하고 있다. 

최종현 회장이 올해 11월 증여한 SK 주식을 최신원 회장이나 최신원 회장의 아들인 최성환씨가 훗날 계열분리에 쓸 것이라는 말이 나온다. SK주식과 계열분리해 들고 나갈 회사의 주식을 맞바꿔 계열분리를 추진한다는 것이다. [비즈니스포스트 김현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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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나다라
이제까지 이 정도로 histrocal한 SK 지분구조 분석 기사를 본 적이 없었습니다. 김 기자님. 기사 잘 읽었습니다. 감사합니다.    (2018-12-16 10:04: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