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8년 부친의 SK 지분 상속으로 최태원 회장의 SK 지분율은 0.07%에서 0.13% 늘어난 상태였다. 최태원 회장은 워커힐호텔 지분과 SK 지분의 맞교환 등을 통해 2002년 SK 지분을 0.52%까지 늘렸다.
특히 최태원 회장은 그의 개인회사나 다름없는 SKC&C(정보기술 아웃소싱 전문업체)를 통해서 SK 지배력을 이중으로 확보해나갔다. 2002년 말 기준으로 최태원 회장의 SKC&C 지분율은 44.5%였고 SKC&C의 SK 지분율은 8.63%였다.
2003년 ‘소버린 사태’로 SK 지분에 변화가 생기게 된다.
영국계 헤지펀드사인 소버린자산운용은 최태원 회장이 분식회계 혐의로 구속된 뒤 SK 주가가 급락하자 SK지분 14.99%를 사들여 단숨에 2대주주로 올라섰다. 당시 최태원 회장은 문제가 된 워커힐호텔 지분 맞교환을 취소해 SK 지분이 0.11%로 떨어진 상황이었다. SK그룹 내부 지분율은 23.87%에 그쳤다.
최태원 회장은 2년에 가까운 소버린과 지분 싸움에서 승리를 거둔 뒤 그룹 지배력을 강화해야 한다는 뼈아픈 교훈을 얻고 장내매수 등을 통해 계속 SK 주식을 사들인다.
2007년에는 SK그룹을 SK 중심으로 한 지주사체제로 전환해 안정적 지배구조를 만드는 데 이르렀다.
2007년 지주사 체제 아래서 최태원 회장의 SK 직접 지분율은 2.22%였고 최태원 회장이 44.5%를 보유한 SKC&C의 SK 지분율은 25.42%였다.
다만 SK 지주사는 옥상옥 구조라는 문제점을 안고 있었다.
최태원 회장은 SKC&C를 통해 SK 지배력을 확대했다. SKC&C는 SK에너지와 주식 교환, 잇단 장내 매수 등을 통해 2009년 SK 지분율을 31.82%까지 끌어올렸다.
이런 ‘옥상옥 구조’를 두고 끊임없는 지적이 제기됐다.
지주사인 SK 위에 SKC&C가 있기 때문에 SK 경영에 대한 최태원 회장의 책임 소재가 불분명해질 소지가 있었고 의사결정 과정도 비효율적이라는 것이었다.
2015년 최태원 회장은 옥중에 있었음에도 SK와 SKC&C의 합병을 통해 기존 ‘최태원 회장→SKC&C→지주사 SK→계열사’의 구조를 ‘최태원 회장→지주사 SK→계열사’의 구조로 단순화했다.
최근까지 이 지분율이 유지돼 왔다. 그러다 2018년 11월23일 최태원 회장은 친족들에게 1조 원 어치의 SK 지분 증여를 결정했다.
5.11%의 SK 지분이 친족들에게 나눠줬고 최태원 회장의 SK 지분율은 18.29%로 떨어졌다.
최태원 회장은 SK를 지금의 모습으로 있게 해준 친족들의 지원에 감사하다며 증여를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최태원 회장이 현재 갖고 있는 SK 주식이 모두 그의 것만이 아니라는 생각을 하고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는 말이 나온다. 1998년 나누지 않고 최태원 회장에게 몰아줬던 SK 주식을 뒤늦게 배분한 것이라는 얘기도 나온다.
SK 주식은 최신원 회장이 1천 주를 소유하고 있던 것이 친족들이 보유한 SK 주식의 전부였지만 이제 최윤원 전 회장의 가족과 최신원 회장의 가족 등이 SK 주식을 골고루 나눠 보유하게 됐다.
최재원 부회장이 SK 주식 2.4%를, 최윤영 전 회장의 가족들이 0.7%를, 최신원 회장의 가족들이 1.18%를 소유하게 됐다.
최창원 부회장은 2004년부터 당시 대표이사를 맡고 있던 SK케미칼의 지분을 사들였고 최신원 회장은 2005년부터 SKC 지분을 매입했다.
SK그룹의 분가설이 등장하기 시작한 시점이었다.
특히 2007년 SK그룹 지주사체제에 SK케미칼과 SK건설이 빠지면서 분가설은 더욱 힘을 얻었다. 최신원최창원 형제의 계열분리 밑그림이 드러났다는 말이 많았다.
2008년 최신원 회장은 최종건 회장 52주기 추모식이 끝난 뒤 기자들과 만나 SK네트웍스와 워커힐의 경영권을 소유하는 대신 그룹의 주력 계열사인 SK에너지와 SK텔레콤 등 나머지 경영권은 확실히 넘겨주겠다는 뜻을 확실히 했다.
그는 2011년 초에도 조선일보와 인터뷰에서 "뿌리 찾기와 책임경영 강화를 위해 SK그룹도 이제는 사촌 간 계열 분리를 할 시기가 됐다”며 계열분리를 제기했다.
최창원 부회장은 계속해서 SK케미칼의 지분을 늘렸고 2017년 ‘SK디스커버리’라는 이름으로 지주회사를 만들기에 이르렀다.
최창원 부회장은 SK디스커버리 최대주주(40.61%)다. SK디스커버리는 SK케미칼(100%), SK플라즈마(100%), SK신텍(100%), SK가스(45.6%)를 보유하고 있다. SK는 SK디스커버리 지분이 전혀 없기 때문에 사실상 최창원 부회장은 당장이라도 계열분리가 가능하다.
최신원 회장은 2016년 SK네트웍스 대표이사에 오른 뒤 2017년부터 보유하고 있던 SKC 지분 (1.58%) 뿐 아니라 SK, SK텔레콤, SK하이닉스 주식들을 매각하고 SK네트웍스 지분으로 맞바꾸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