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창조과학부가 케이블방송의 디지털전환을 지원하면서 케이블방송회사가 경쟁력을 회복하는 데 보탬이 될 수 있다.
아날로그방송은 디지털방송과 비교해 화질이 떨어지고 서비스도 다양하지 않아 케이블방송이 인터넷방송(IPTV)과 경쟁에서 뒤처지는 요인으로 작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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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변동식 CJ헬로비전 대표(왼쪽)와 전용주 딜라이브 대표. |
14일 미래부에 따르면 미래부는 케이블방송을 지원하기 위해 법개정을 추진하는 동시에 앞으로 케이블방송이 아날로그 가입자를 디지털로 전환하는 작업을 놓고 계획을 수립하고 있다.
미래부는 우선 케이블방송회사가 아날로그방송을 종료할 수 있는 법적근거를 만들기로 했다. 현재 케이블방송회사가 자체적으로 추진하고 있는 디지털전환 작업에 기준을 세우겠다는 것이다.
미래부 관계자는 “기존 아날로그 시청자들을 보호할 수 있는 대책없이 아날로그방송을 종료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며 “시청자 보호대책을 심사할 수 있는 제도를 만들 것”이라고 말했다.
또 아날로그방송을 종료하는 과정의 절차와 방법 등을 담은 ‘아날로그 종료 지원계획(가제)’을 마련한 뒤 전문가와 업계의 의견수렴을 거쳐 시행하기로 했다.
지상파방송이 디지털로 전환할 때와 비슷하게 케이블방송의 디지털전환에도 정책적인 지원을 펼치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지상파 방송국은 2012년 말 아날로그방송을 종료했는데 정부는 이 과정에서 시청자가 디지털방송을 시청할 수 있는 수상기를 구입하는 비용 등 수백억 원을 지원했다.
케이블방송 관계자는 “케이블방송 가입자 가운데 절반에 가까운 가입자가 아날로그방송을 이용하고 있다”며 “회사도 디지털전환에 속도를 높이기 위해 노력하고 있지만 정부의 지원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현재 전체 케이블방송의 디지털전환율은 60% 근처에 머물고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미래부에 따르면 지난해 상반기 기준으로 케이블방송 가입자는 모두 1370만여 명인데 500만 명 이상이 아날로그 방송을 시청하고 있는 셈이다.
디지털전환은 케이블방송이 경쟁력을 회복할 수 있는 열쇠 가운데 하나로 꼽힌다.
케이블방송 관계자는 “아날로그방송이 디지털방송과 비교해 화질이 나쁘기 때문에 소비자들이 ‘케이블방송은 인터넷방송보다 질이 낮다’는 인식을 하게 된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고 말했다.
아날로그방송은 화질뿐 아니라 서비스의 다양성에서도 디지털방송에 뒤진다. 아날로그방송은 기술의 특성상 사물인터넷(IoT)이나 주문형비디오(VOD)와 같은 서비스가 제공되기 어렵다.
케이블방송회사들도 이런 점을 감안해 디지털전환의 속도를 높이는 데 사활을 걸고 있다.
미래부는 지난해말 유료방송발전방안을 내놓으면서 케이블방송의 디지털전환 완료시점을 2020년으로 잡았는데 한국케이블TV방송협회는 2018년까지 전환을 마친다는 계획을 세워뒀다.
케이블방송은 지난 몇년 동안 지속적으로 인터넷방송과 경쟁에서 밀리는 추세가 이어졌는데 최근 여러 정책적 지원을 바탕으로 경쟁력을 회복할 수 있는 환경이 마련되고 있다.
디지털전환에 정부의 도움을 받으면 활로를 찾는 작업에 좀 더 탄력을 받을 수 있다.
케이블방송회사는 SK텔레콤과 KT, LG유플러스 등 이동통신3사와 협력해 케이블방송의 초고속인터넷과 이통3사의 무선통신서비스를 묶은 상품의 출시를 준비하고 있다.
미래부가 지난해 12월 묶음상품 관련정책을 내놓은 데 따라 케이블방송회사와 SK텔레콤이 묶음상품을 내놓기로 했는데 그 뒤 KT와 LG유플러스도 합류했다.
유무선 묶음상품은 케이블방송이 그동안 인터넷방송과 경쟁에서 뒤쳐진 원인 가운데 하나로 여겨졌다.
케이블방송 관계자는 “동등결합상품 출시와 디지털전환 지원 등 케이블방송이 인터넷방송과 경쟁에서 동등한 조건을 갖출 수 있는 방안을 정부에 지속적으로 요구하고 있다”며 “이와 함께 다양한 콘텐츠를 확보하는 등 자체적으로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이헌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