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문섭 NH농협손해보험 대표이사(왼쪽)가 1월30일 폭설로 피해를 입은 제주 애월읍 피해 현장을 둘러보고 있다. < NH농협손해보험> |
[비즈니스포스트]
최문섭 NH농협손해보험 대표이사가 정부의 농작물재해보험 제도 개선 움직임에 힘입어 정책보험으로 인한 실적 부담에서 벗어날 것으로 보인다.
농작물손해보험은 NH농협손해보험의 전체 원수보험료 가운데 상당한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데 예측불가능한 자연재해로 손해율이 높아지면 손실이 커지는 문제가 있어왔다.
농림축산식품부가 농작물재해보험의 손해율 관리를 위해 보험료율 적용을 한층 세분화하기로 하면서 NH농협손해보험의 실적 개선에도 도움일 될 것으로 예상된다.
1일 농림축산식품부에 따르면 2027년까지 공정하고 합리적 농작물재해보험 운영체계를 확립하기 위해 농가별 재해위험 수준에 부합하는 적정 보험료 부과체계를 마련하기로 했다.
농림축산식품부가 1월31일 발표한 ‘제1차 농업재해보험 발전 기본계획’에 따르면 재배지역과 재배품종 등이 농작물재해보험 보험료에 보다 정교하게 반영될 수 있도록 보험료 산출방법을 개선한다.
특히 보험요율 산출 단위를 기존 시·군에서 읍·면으로 세분화하고 같은 품목이라도 재배품종과 작황 형태 등에 따라 재해위험도가 달라지면 보험요율을 다르게 적용하는 방안을 추진한다.
이 같은 농작물재해보험의 보험료율 세밀화는 NH농협손해보험에서 농작물재해보험의 손해율 관리를 위해 오랫동안 희망해왔던 것이다.
농작물재해보험은 자연재해에 따른 농작물 피해를 보상해 농업인의 경영불안 해소 및 소득 안정을 도모하기 위한 정책보험을 말한다.
농작물재해보험은 NH농협손해보험에서 독점적으로 운영해오고 있어 자연재해로 농작물 피해가 발생하면 농작물재해보험의 손해율이 높아져 수익성에 부담으로 작용해왔다.
농작물재해보험 손해율은 2021년과 2022년에 100%를 밑돌기는 했으나 그 이전에는 손해율이 100%를 크게 웃돌았다.
이에 NH농협손해보험은 2020년까지 농작물손해보험으로 손실을 내왔고 2020년에는 300억 원가량의 손실을 보기도 했다.
게다가 NH농협손해보험의 전체 매출에서 농작물재해보험이 차지하는 비중이 늘고 있어 언제든지 손해율이 확대될 경우 손실이 커질 수 있어 손해율 개선은 시급한 문제였다.
2022년 3분기 기준으로 NH농협손해보험이 농작물재해보험에서 거둔 원수보험료는 8940억 원으로 전체 원수보험료 3조2969억 원 가운데 27.1%에 이른다.
지난해 3분기 보험별 원수보험료 증감세를 살펴보면 농작물재해보험은 전년 같은 기간보다 8.8% 증가해 자동차보험 5.3%, 장기보험 2.4% 보다도 높은 증가율을 보이고 있다.
그래서 NH농협손해보험은 농작물재해보험의 손해율 관리를 위해서는 보험료율 적용을 한층 세분화하는 방안이 필요하다고 바라봤다.
하지만 농림축산식품부가 농작물재해보험 보험료율을 지금보다 세분화한다는 방침을 내놓으면서 최 대표가 NH농협손해보험의 수익성을 개선하는데 보탬이 될 것으로 보인다.
NH농협손해보험은 손해율 관리를 보다 정교화하기 위해서는 장기적으로 농가단위까지 보험요율을 적용하는 방안이 필요하다는 입장이기 때문에 최 대표는 주관부처인 농림축산식품부와 제도 개선 협의를 지속해나갈 것으로 예상된다.
농업정책보험금융원 관계자는 비즈니스포스트와 통화에서 “중장기적으로 농작물재해보험 보험요율을 세분화하려는 목표를 세워두고 있다”면서 “정책금융성격상 자동자보험과 같이 완전 개별화하기에는 한계가 있기도 하다”고 말했다.
최 대표는 농협의 다양한 업무를 두루 섭렵한 정통 ‘농협맨’으로 평가받는다. 2021년 12월 대표에 취임해 올해가 사실상 임기 2년째다.
1963년 태어났다. 경북대학교 농업경제학과를 졸업하고 경북대학교 대학원에서 물류경영 석사학위를 받았다.
1991년 농협중앙회에 입사한 뒤 농협중앙회 경주환경농업교육원 원장, 농협은행 영천시지부 지부장, 농협중앙회 회원종합지원부 부장, 농협경제지주 사업지원본부 본부장, 농협중앙회 상호금융사업지원본부 본부장 등을 지냈다. 조승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