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준행 박셀바이오 대표이사가 자연살해(NK)세포를 이용한 간암 치료제 후보물질 Vax-NK의 임상 시험 진행에 속도를 내고 있다.
임상2상 시험에서 좋은 결과를 얻게 되면 국내 식품의약품안전처(식약처)로부터 임상3상 시험을 조건으로 조건부허가를 받아 상용화를 노려볼 수도 있어 조만간 발표할 임상2a상 결과에 시선이 모인다.
23일 박셀바이오에 따르면 28일 열리는 ‘국제세포유전자치료학회 2021 연례회의’에서 자연살해세포를 이용한 진행성 간암 치료제 후보물질 Vax-NK의 치료 효과와 임상 전략을 발표할 계획을 세웠다.
이준행 대표는 연례회의 참석을 알리면서 “기존 치료법보다 말기 간암 환자의 생존기간을 크게 늘린 Vax-NK 치료법을 국제학계와 바이오산업계에 공개한다”고 말했다.
박셀바이오는 2010년 2월에 설립된 항암 면역치료제 연구개발 기업이다.
현재 박셀바이오는 국내에서 Vax-NK의 임상2a상 시험의 안전성 평가를 진행하고 있다.
임상2a상 시험 안정성 평가에는 2018년부터 20명의 진행성 간암 환자를 대상으로 한 Vax-NK 투여 결과가 담길 것으로 알려졌다.
제약바이오업계에서는 박셀바이오가 2020년 10월 Vax-NK를 투여한 임상2a상 시험 첫 번째 환자에게서 완전관해(암이 발생했다는 증거를 찾지 못하는 상태) 반응을 확인했기 때문에 이번 안정성 및 유효성 평가에서도 긍정적 결과를 낼 것으로 바라본다.
2017년에 발표한 Vax-NK의 임상1상 결과가 좋았다는 점도 임상2상 시험의 긍정적 결과를 기대하게 한다.
박셀바이오는 Vax-NK의 임상1상 시험에서 안전성 및 탐색적 유효성과 관련해 72.7%의 치료반응률(종양의 크기가 줄어든 정도)과 81.8%의 질병조절률(항암제 임상 시험에서 치료 효과를 본 환자의 비율)을 확인했다. 중앙생존기간(mOS)은 40개월로 나타났다.
현재 진행성 간암의 표준 치료제로 쓰이는 넥사바(성분명 소라페닙)의 치료반응률이 10% 안팎, 중앙생존기간이 3개월에 그친다. 넥사바는 2007년 허가를 받은 뒤 1차 표준치료제로 사용되고 있는 간암 치료제다.
박셀바이오는 이번 임상2a상 시험 결과 발표에 힘입어 임상2b상 시험에 빠르게 진입할 것으로 전망된다. 2022년 초에 임상2b상 시험에 진입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애초 2024년에 임상2b상 시험을 마치고 식약처로부터 조건부허가를 얻어 상용화할 것으로 전망됐는데 시기를 앞당길 수 있을 것으로 박셀바이오는 기대한다.
박셀바이오의 Vax-NK는 자연살해세포를 이용한 간암 치료제 후보물질이다. Vax-NK는 환자의 혈액에서 자연살해세포를 분리한 뒤 2주 동안 배양해 제조하는 면역세포치료제다.
자연살해세포는 선천면역세포로 세균이나 바이러스 등 이물질이 몸 안으로 침투했을 때 1차 방어를 담당하며 암세포를 직접 공격해 제거한다. 또한 다양한 면역세포(DC세포, T세포, B세포 등)를 활성화해 암세포를 사멸하는 역할도 한다.
박셀바이오는 자연살해세포 기반 치료제가 일부 국가에서 조건부허가를 받은 제품은 있지만 글로벌 수준으로 처방되는 제품이 아직 없어 경쟁력이 있다고 설명했다.
박셀바이오는 글로벌 간암 치료제 시장 규모가 2020년 13억7500만 달러(약 1조5600억 원)에서 2027년 40억 달러(약 4조5460억 원)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한다. 해마다 16.5%씩 성장하는 것이다.
박셀바이오는 간암 치료제 후보물질인 Vax-NK와 다발골수종 치료제 후보물질 Vax-DC(국내 임상2a상 시험 진행), 키메라 항원 수용체를 이용한 난치성 고형암 치료제 Vax-CAR-T(전임상 시험 진행), 동물용 항암제 박스루킨-15(품목허가 대기)를 개발하고 있다.
박셀바이오는 Vax-NK는 직접 개발하고 국내에서 생산해 판매할 계획을 세워뒀다. 다른 암 치료제 후보물질은 기술수출을 추진하고 있다. [비즈니스포스트 조윤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