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이노텍이 애플에 카메라 모듈을 공급하는 회사로서 지위를 굳건히 지킬 수 있을까?
9일 업계에 따르면 애플의 아이폰 부품 수주를 놓고 경쟁이 갈수록 치열해지고 있다.
▲ 박종석 LG이노텍 대표이사 사장(왼쪽), 팀 쿡 애플 CEO. |
사표는 베트남에 카메라 모듈 신규 공장을 증설하고 있는데 애플에 공급하는 점유율을 높일 가능성이 있을 뿐 아니라 중국 카메라 모듈기업도 신규 벤더로 참여할 가능성이 있다.
LG이노텍은 2017년 아이폰X에 듀얼 카메라와 3D 센싱 모듈을 공급한데 이어 12일 출시될 아이폰 신제품 3종에도 카메라 모듈을 납품하기로 했다.
업계는 신제품 3종 모두에 3D 센싱 모듈이 탑재되고 나머지 2종에 듀얼 카메라 모듈과 싱글 카메라 모듈이 장착돼 어느 제품이 흥행하더라도 LG이노텍이 수혜를 볼 것으로 예상한다.
이에 따라 LG이노텍이 사실상 애플의 카메라 모듈을 공급하는 기업으로서 입지를 다진 것이 아니냐는 해석도 나온다.
하지만 입지를 장담하기 어렵다는 분석도 만만찮다.
애플은 벤더 다변화 의지가 강력해 한 부품을 놓고도 여러 기업으로부터 부품을 받는 정책을 쓰고 있다. 올레드 패널도 삼성디스플레이에게만 납품을 받다 이번 아이폰 신제품을 통해 LG디스플레이로 거래선을 다변화했다.
샤프의 베트남 공장 증설이 LG이노텍에게 부정적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라는 해석도 이런 맥락이라고 할 수 있다. 샤프가 애플에 공급을 늘릴 가능성이 높아져 공장을 짓는 것일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그동안 샤프는 LG이노텍보다 수율이 낮아 애플 점유율을 높이지 못하고 있었는데 공장 증설과 동시에 수율을 개선할 수 있다는 관측도 제기된다.
샤프의 베트남 공장이 2019년 2분기부터 가동되는 만큼 LG이노텍이 애플에 부품을 공급하는 데 부정적 영향을 받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중국 카메라 모듈기업들이 애플로 공급 확대를 노리고 있는 점도 LG이노텍에게 부담이다.
그동안 애플 광학부품은 주로 한국과 일본 기업이 공급했으나 이번에 출시될 애플 신형 아이폰 페이스ID용 모듈을 중국 오필름과 폭스콘이 수주했다.
페이스ID는 3D 센싱 방식으로 얼굴을 인식하는 생체 인증 기술이기 때문에 고도의 제조 기술이 필요하다.
이에 따라 아이폰X의 페이스ID용 모듈도 스마트폰용 광학부품 제조에 경험이 많은 LG이노텍과 샤프가 도맡아왔는데 이번에 일너 구도가 깨진 셈이다.
애플이 이번 수주를 통해 중국 부품기업의 광학 모듈 기술 경쟁력을 인정할 가능성이 높아 LG이노텍의 입지가 약해지는 시점이 머지 않았다는 관측도 나온다.
노근창 현대차투자증권 연구원은 “2019년부터 애플에 카메라 모듈을 공급하는 기업이 늘어 LG이노텍 수익성이 정체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비즈니스포스트 조예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