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
▲ 손정의 소프트뱅크 회장 |
손정의 일본 소프트뱅크 회장이 네이버 라인 잡기에 나섰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전문가들은 손정의 회장의 그간 행보와 네이버 라인의 상황에 비춰볼 때 상당히 설득력 있는 주장이라고 평가한다.
블룸버그는 25일(현지시각) 여러 소식통을 인용해 소프트뱅크가 네이버 라인(LINE)의 지분 매입을 검토 중이라고 보도했다. 블룸버그는 특히 손정의 소프트뱅크 회장이 직접 라인 측과 만나 라인의 지분 전부 또는 일부 매입 의사를 타진했으며, 라인 역시 손 회장의 제안을 검토 중이라고 전했다.
◆ 손정의 회장, 라인 제2의 알리바바로
업계는 이번 인수설의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고 있다. 손정의 회장이 글로벌 ICT(정보통신기술) 시장에서 선제적 투자를 지속해 온 점 때문이다.
손 회장은 그동안 해외 ICT 시장에서 꾸준히 M&A를 진행하는 등 투자를 추진해왔다. 그는 지난해 미국 3위 이동통신사인 스프린트에 이어 미국 모바일 유통업체 ‘브라이트스타’와 중국 최대 안드로이드 앱마켓인 ‘완도우지아’를 잇따라 껴안았다. 중국 최대 전자상거래 업체 ‘알리바바닷컴’과 일본 포털시장 1위 ‘야후재팬’의 최대주주인 소프트뱅크는 최근 핀란드의 모바일 게임업체 ‘슈퍼셀’까지 인수하면서 통신서비스는 물론 포털·모바일 등 전세계 ICT 시장에서 위세를 높이고 있다.
특히 올해 손 회장이 중국 알리바바닷컴(알리바바)를 통해 엄청난 수익을 거둘 것으로 예상되면서 라인을 제2의 알리바바로 만들기 위한 작업에 들어간 것이란 해석이 나온다.
14년 전 손 회장은 당시 작은 전자상거래 업체였던 알리바바에 2000만 달러를 투자하기로 결정했다. 14년이 지난 현재 알리바바는 중국 최대 전자상거래 업체로 성장했으며 소프트뱅크는 알리바바의 주식 36.7%를 보유하고 있다. 올해 기업공개(IPO)를 앞둔 알리바바의 기업가치는 1000억 달러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손 회장에게 돌아가는 몫은 367억 달러다.
이런 상황에서 성장가능성에 수익성까지 갖춘 라인은 손 회장으로서는 놓치기 아까운 투자 대상인 게 분명하다.
네이버가 만든 모바일 메신저 라인은 지난해 말 이용자 수가 3억명을 돌파했다. 올해는 5억명을 돌파할 것으로 네이버 측은 내다보고 있다.
또한 라인이 스티커와 게임, 광고를 통해 엄청난 매출을 올리고 있어 라인의 가치는 더 높아질 것이란 관측이 우세하다. 라인은 지난해 3억4000만명의 가입자를 기반으로 4542억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전세계 4억5000만명의 가입자를 가진 모바일 메신저 업계 1위 와츠앱의 지난해 매출이 1억달러(1072억원)로 추산되는 것을 감안하면 수익성면에서 월등히 앞선다.
라인 역시 올해 안에 IPO를 추진할 것으로 전해졌다. BNP파리바는 라인의 기업가치가 149억달러(약 16조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했다.
업계 한 관계자는 “손 회장이 현재 기업공개를 추진 중인 알리바바에 과감한 투자를 통해 엄청난 수익을 확보하게 됐다”며 “라인에서도 이같은 그림을 그려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 네이버, 세계시장 기반 활용 가능
네이버 측은 “공식적으로 지분 투자 제의를 받은 적이 없다”며 블룸버그의 보도를 부인했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네이버 라인의 경우 올해 글로벌 시장 확대 계획을 밝힌 만큼 해외 통신업체들과 제휴를 통해 현지 시장 공략에 나설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특히 최근 미국 페이스북이 와츠앱을 인수하면서 수세에 몰린 네이버 라인 역시 전략적 제휴가 필요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따르면 네이버는 올해 미국과 일본 동시 상장을 앞둔 라인의 지분 일부(15~20%)를 일본 소프트뱅크 등에 매각하는 방안을 추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네이버로서는 손 회장이 이끄는 소프트뱅크가 가진 세계 ICT시장의 기반을 통해 해외 시장 확대에 도움을 기대할 수 있다.
그런 만큼 네이버 역시 손 회장의 제안에 대해 상당히 고심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블룸버그는 소프트뱅크의 지분 매입 구상이 라인의 기존 IPO일정에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