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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문재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왼쪽)와 안철수 전 국민의당 공동대표. |
문재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안철수 전 국민의당 공동대표가 대선후보로 19대 대통령 자리를 놓고 건곤일척의 승부를 펼치게 된다.
그동안의 대선후보 지지율 조사를 놓고 보면 두 사람의 경쟁이 유력해 보인다. 누군가는 청와대에 들어가 국정을 이끌고 누군가는 야당의 거물정치인으로 견제하는 새로운 구도를 맞게 될 가능성이 크다.
두 사람은 2012년 18대 대선에도 도전했다. 당시 두 사람은 굳게 손을 잡고 정권교체를 시도했으나 실패했다. 그 뒤 두 사람이 걸었던 걸은 멀어져 이제 평행선을 달리고 있다.
◆ 어렵사리 손잡았지만 대권 꿈 깨져
2012년 11월6일 문재인 민주통합당 후보와 안철수 무소속 후보는 대선후보 단일화를 위해 만났다. 그리고 다음날 새정치공동선언 실무팀이 가동되면서 본격적인 단일화 논의에 들어갔다.
단일화 과정은 원만하지 않았다. 안 후보는 민주당의 쇄신을 요구했고 논란 속에 이해찬 대표와 최고위원등 지도부가 동반사퇴했다. 그러고 두 사람은 두번째 회동을 거쳐 새정치공동선언문을 발표했다.
그러나 단일화 방식을 놓고 또다시 의견차이가 불거졌다. 11월22일 두 사람의 회동에서 단일화 방식의 합의에 이르지 못했다. 안 후보가 당권과 차기 대통령 등을 요구했다는 말도 흘러 나왔다.
안 후보는 23일 대선후보 사퇴를 전격적으로 선언해 표면상 단일화는 이뤄졌다. 하지만 안 후보가 문 후보 지지를 선언하기까지 시간이 걸렸다. 12월6일 문 후보와 안 후보가 4번째 회동을 하고 비로소 안 후보가 문 후보 지지를 선언했다.
단일화 과정은 험난했지만 안 전 대표는 문 전 대표 지원사격에 적극적으로 나섰다. 지지 선언 다음날인 12월7일 부산에서 공동유세를 시작으로 세 차례나 공동유세를 했다. 지원유세는 40여 차례나 다녔다. 그래서 안 전 대표는 그 뒤 선거운동에서 할 몫을 충분히 했다고 말했다.
안 전 대표는 대선날인 2012년 12월19일 선거가 끝나기 전에 미국으로 떠났다. 안 전 대표는 나중에 대선 승리를 확신하고 문 후보에게 부담을 주기 싫어 사전에 통보하고 출국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문 전 대표 측에서 이에 곱지 않은 눈길을 보냈다.
문 전 대표가 야권 단일후보로 대선에서 승리했다면 이후 잡음은 없었을 테지만 그러지 못했다. 근소한 차이로 박근혜 대통령에게 패배하면서 패배 이유를 찾던 이들은 안 전 대표의 지원이 부족했다는 안철수 책임론을 꺼내들었다. 물론 안 전 대표는 서운한 마음을 감추지 않았다.
◆ 짧은 동거 더 큰 갈등으로 비화
두 사람은 소원한 관계가 됐고 이듬해 19대 국회에서 다시 만났다. 안 전 대표는 2013년 4.24 재보궐선거에서 무소속으로 당선되면서 국회에 입성했다.
문 전 대표는 안 전 대표의 국회 입성을 축하하며 “본인이 말한 새 정치를 위해 더 큰 역할을 해달라”고 당부했다. 문 전 대표는 “당장은 다른 길로 가지만 가는 방향은 같으니 종래에는 강물이 모이듯 모일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그러나 안 전 대표는 독자세력화를 추진했다.
얼마 지나지 않아 문 전 대표와 안 전 대표는 다시 동거하게 됐다. 안 전 대표가 새정치연합을 창당한 뒤 민주당과 합당해 새정치민주연합을 세웠다. 안 전 대표는 새정치민주연합 공동대표도 맡았다.
두 사람은 한 배를 탔지만 문 전 대표가 2015년 2월 당대표에 오르면서 두 사람의 관계는 다시 균열이 생기기 시작했다. 문 전 대표가 당을 완전히 장악하지 못한 상황에서 재보선에 참패하자 새정치민주연합에 내홍이 불거졌는데 안 전 대표가 대립의 최전선에 섰기 때문이다.
안 전 대표는 문 전 대표의 혁신위원장 제안, 문재인-안철수-박원순연대 제안 등을 거부했고 이후 혁신위원회가 마련한 혁신안에도 비판적인 목소리를 냈다. 안 전 대표는 역으로 혁신전대와 10대 혁신안을 제안했으나 문 전 대표는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이 과정에서 두 사람의 사이가 완전히 틀어졌다고 보는 시각이 많다.
안 전 대표의 탈당이 가시화되자 문 전 대표는 안 전 대표의 10대 혁신안을 수용하고 12월13일 새벽 안 전 대표 자택에 직접 찾아가는 등 설득에 나섰다 .그러나 안 전 대표와 인사만 나눴을 뿐 회동은 성사되지 않았다. 안 전 대표는 이날 새정치민주연합 탈당을 선언했다.
문 전 대표측에 따르면 이날 문 전 대표는 당대표 사퇴서를 품고 안 전 대표를 만나러 간 것으로 알려졌다. 안 전 대표에게 전권을 맡기고 물러나겠다는 뜻을 전달하려 했다는 것이다.
그러나 안 전 대표는 문 전 대표의 자택 방문을 불쾌하게 여긴 것으로 전해진다. 대선 단일화 때도 문 전 대표가 예고없이 자택을 방문한 적이 있는데 같은 방식이 반복된다고 봤기 때문이다.
안 전 대표는 새정치민주연합을 나가 국민의당을 창당했다. 문 전 대표는 새정치민주연합을 더불어민주당으로 바꿨다. 그리고 각자 2016년 20대 총선에서 성과를 내며 여소야대 국회를 만드는데 성공했고, 탄핵 정국 이후 대선주자로 출격하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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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문재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왼쪽)와 안철수 전 국민의당 공동대표는 18대 대선에서 후보 단일화를 이뤘다. |
◆ 문재인 마음의 빚, 안철수 친문패권에 상처
문 전 대표는 18대 대선 전에 TV 예능프로그램에 나와 “안철수는 박근혜를 이길 유일한 후보”라고 높이 평가했다. 그 이후 문 전 대표는 공식적으로 안 전 대표를 놓고 평가를 하지 않았다. 신중한 성격 탓도 있지만 2012년 대선 단일화로 어느 정도 마음의 빚을 지고 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문 전 대표는 지난해 말 TBS교통방송 김어준의 뉴스공장에서 안 전 대표를 평가해 달라는 질문에 “다른 당 대선주자를 평가하는 건 예의가 아니다”며 말을 돌렸다.
다만 문 전 대표는 정치인 안철수 개인은 여전히 높게 평가하는 것으로 보인다. 다만 무분별한 세력확장은 비판적으로 바라본다. 문 전 대표가 최근 떠오르는 양자구도 가능성을 놓고 한 말에서 문 전 대표의 생각을 읽을 수 있다.
문 전 대표는 4일 “저와 안 후보가 1대 1 양자구도가 되면 안 후보가 국민의당·자유한국당·바른정당을 대표하는 단일후보가 된다는 뜻”이라며 “그렇게 되면 적폐청산 후보와 적폐세력 사이의 대결이 된다”고 비판했다.
하지만 문 전 대표는 “다자대결 구도 속에서 저와 안 후보가 양강을 형성한다면 그것은 야권후보들간 양강을 이룬 것이기 때문에 나쁘지 않은 일이라 생각한다”고 밝혔다.
안 전 대표는 문 전 대표와 친문패권세력을 강하게 비판하며 문 전 대표보다 더 대통령에 적합한 인물이라고 강조한다.
안 전 대표는 3월27일 주간조선 인터뷰에서 “문재인이 집권하면 친박에서 친문으로 계파교체”라며 “친문 패권세력의 집권을 막아야 한다는 절박한 심정”이라고 말했다.
안 전 대표는 “인물과 정책에서 문 후보를 이길 자신감이 있다”며 “대통령은 시대가 요구해야 하는데 시대정신에 맞는 사람은 문재인이 아니라 나”라고 강조했다. [비즈니스포스트 김디모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