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이노텍 새 먹거리로 '디지털키' 낙점, 3조3천억 시장 선점 나선다

▲ LG이노텍 직원이 차세대 디지털키 솔루션의 '아동 감지(CPD)' 기능을 시연하고 있다. < LG이노텍 >

[비즈니스포스트] LG이노텍이 ‘차세대 디지털키 솔루션’을 중심으로 차량통신 부품사업을 연 매출 1조5천억 원 규모로 키우겠다는 목표를 제시했다.

유병국 LG이노텍 전장부품사업부장(전무)은 15일 서울 강서구 마곡 본사에서 열린 차세대 디지털키 기술설명회에서 “차세대 디지털키 솔루션은 LG이노텍의 독보적 무선통신 기술이 집약된 혁신 부품으로서 차별적 고객가치를 제공할 것”이라며 “2030년까지 글로벌 넘버 원을 목표로 시장 공략에 속도를 낼 것”이라고 밝혔다.

디지털키는 무선통신 기술로 차량과 연결된 스마트폰을 이용해, 차문을 열고 잠그거나 시동을 걸 수 있는 차세대 자동차 키다.

실물 키를 별도로 들고 다닐 필요가 없어 잃어버릴 염려가 없는 데다, 디지털 키가 탑재된 차량에 연결된 스마트폰이 있어야만 시동을 걸 수 있어, 차량 도난 위험도 적다.

차량용 디지털키 시장은 2025년 6천억 원에서 2030년 3조3천억 원 규모로 5배 이상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통상적으로 차량 한 대에는 디지털키 센서가 6개 정도가 탑재된다.

유 사업부장은 “차량통신 부품은 현재 회사 내에서 큰 비중이 아니지만, 2030년이 되면 1조5천억 원 정도 되는 사업으로 성장할 수 있다”며 “희망을 말하는 것이 아니라 이미 확보한 수주를 기반으로 이야기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LG이노텍은 이날 차세대 디지털키 솔루션의 다양한 기능을 직접 시연했다.

디지털키가 탑재된 스마트폰을 주머니에 넣은 관계자가 시연 차량과 5m 떨어진 구간에 들어서자, 디지털키가 활성화되면서 차량 옆 설치된 모니터에 운전자를 인식하는 표시가 올라왔다.

디지털키로 차량 문도 자동으로 여닫는다. 운전자가 차량 앞쪽에 다가서면 앞문이 열리고, 뒤쪽에 가야지만 뒷문이 열리는 방식이다.

이날 시연을 맡은 배성준 편의제어통신S/W 개발팀장은 “사용자와 차량 사이의 물리적인 거리를 정확하게 측정하는 기술은 이미 기존 상용화된 제품에 적용돼 있지만, 스마트폰을 안주머니나 가방에 넣으면 상황이 달라진다”며 “주머니에 들어있는 스마트폰의 인식 거리가 줄어들거나, 스마트폰이 실외가 아닌 실내에 있는 것으로 판단하여 디지털키가 활성화되지 않는 경우가 발생할 수 있다”고 말했다.
 LG이노텍 새 먹거리로 '디지털키' 낙점, 3조3천억 시장 선점 나선다

▲ LG이노텍 '차세대 디지털키 솔루션'. < LG이노텍 >

차세대 디지털키 솔루션은 고정밀 3D 측위 알고리즘으로 기존 대비 위치 정확도 30% 이상 개선됐다고 회사 측은 설명했다.

예를 들어 기존 제품은 20~30cm 거리에서부터 차량 도어 개폐 기능이 작동해, 차량 뒤쪽에 갔는데 앞문이 열리는 상황과 같은 오작동이 발생하는 경우가 있었다.

반면 LG이노텍의 ‘차세대 디지털키 솔루션’은 사용자가 차량 도어 10cm 이내에 있을 때만 해당 기능이 활성화되도록 설계돼 엉뚱한 문이 열리거나, 측위 오류로 디지털키가 활성화되지 않는 상황이 사라졌다.

심지어 차량 앞 유리에 스마트폰을 올려 놓아도 운전자가 차량 밖에 있는 것을 인지한다. 

남형기 커넥티비티개발실장은 “위치 정확도 구현을 위해 인공지능(AI)을 활용해, 차량 모델별 최적화된 3D 측위 알고리즘을 개발하여 튜닝했다”며 “AI 활용 덕분에 알고리즘 개발 기간 단축은 물론, 개발에 투입되는 리소스도 50% 이상 획기적으로 줄일 수 있었다”고 말했다.

차세대 디지털키 솔루션에 자체 개발한 레이더를 추가 장착해, 안전과 편의성을 높인 다양한 부가기능도 제공한다. 아동 감지(CPD) 기능은 아이의 움직임 또는 호흡을 레이더가 즉시 감지한 뒤, 운전자 스마트폰에 실시간으로 알람을 보내는 원리로 작동된다.

LG이노텍은 유럽과 북미 완성차업체를 중심으로 아동 감지 기능을 갖춘 디지털키 솔루션 수주에 나서고 있다.

김홍필 커넥티비티사업담당(상무)은 “지난해에만 국내외 14개 차종에 탑재될 디지털키 솔루션을 수주했으며, 북미·유럽 완성차 고객을 대상으로 활발한 프로모션을 진행해 수주를 더 확대할 것”이라며 “이를 통해 디지털키 시장 선도 기업 입지를 확고히 할 것”이라고 말했다. 나병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