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트라이프생명이 전속보험설계사 이탈에 따른 영업력 저하를 자회사형 보험대리점(GA)로 극복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그러나 보험회사들이 세운 자회사형 보험대리점의 실적이 신통치 않은 점을 감안하면 주요 판매채널로 만들기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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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데이언 그린 메트라이프생명 대표이사 사장. |
메트라이프생명의 보험대리점법인인 '메트라이프금융서비스'는 교보생명과 한화생명, 푸르덴셜생명과 협약을 맺고 3사의 보험상품을 판매한다고 13일 밝혔다.
메트라이프금융서비스는 이번 협약으로 메트라이프생명을 포함한 생명보험회사 4곳과 손해보험사 6곳의 보험상품을 취급하게 됐다.
보험대리점이란 한 금융회사의 보험상품뿐 아니라 제휴를 통해 다른 금융회사의 보험상품도 파는 영업점을 말한다.
메트라이프생명은 전속보험설계사들이 다른 보험사나 독립보험대리점으로 이탈하면서 영업력 기반이 흔들리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는데 자회사형 보험대리점을 강화해 이를 극복하고자 하는 것으로 보인다.
일반적으로 독립보험대리점은 전속보험설계사보다 수당이 더 높고 한 보험회사의 상품뿐 아니라 생명보험과 손해보험상품을 모두 판매할 수 있기 때문에 설계사들의 선호도가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메트라이프생명의 보험설계사 수는 2014년 3분기 5195명, 2015년 3분기 4389명, 올해 3분기 3693명으로 꾸준히 감소하고 있다.
이런 감소의 영향을 받아 전속보험설계사의 초회 수입보험료는 3분기 기준으로 143억9500만 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51% 급감했다. 3분기 신계약 건수는 9만9203건으로 지난해 3분기보다 36% 줄고 보험료 수입은 5조7792억 원으로 지난해 3분기보다 28% 감소했다.
메트라이프생명은 7월 조직개편을 통해 조직관리와 설계사들의 경쟁력 강화를 추진하는 것과 동시에 자회사인 메트라이프금융서비스를 설립해 운영하고 있다. 보험대리점으로 이동하려는 설계사들을 메트라이프금융서비스로 배치해 이탈하는 설계사를 붙잡겠다는 의도인 셈이다.
다만 보험사들의 자회사형 보험대리점들의 실적이 신통치 않다는 점을 감안하면 영업력을 회복하기 쉽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메리츠화재는 2009년 보험업계 최초로 자회사형 보험대리점법인인 메리츠금융서비스를 설립했지만 지난해까지 매년 적자를 냈다.
삼성생명과 한화생명, 미래에셋생명, 삼성화재 등 보험회사들도 자회사형 보험대리점법인을 운영하고 있지만 사실상 영업이 이뤄지지 않고 있거나 계속 적자를 내고 있다. 자회사형 보험대리점법인 8곳은 지난해 109억 원 규모의 적자를 봤다.
자회사형 보험대리점의 특성상 업권이 겹치는 경우 모회사의 상품을 중심으로 판매하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자회사형 보험대리점의 상품들을 살펴보면 손해보험회사의 보험대리점에는 생명보험상품 제휴가 많고 반대로 생명보험회사의 보험대리점에는 손해보험상품 제휴가 많다.
이를테면 생명보험에 가입하려는 고객이 보험대리점을 찾아가도 다른 보험회사의 생명보험상품과 비교하기 쉽지 않기 때문에 보험대리점의 의미가 사라지는 셈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국내 자사형 보험대리점법인의 경우 사실상 전속보험설계사와 큰 차이가 없는 상황”이라며 “보험설계사들이 성장할 수 있는 환경을 마련하지 않고 단순히 판매채널을 늘리는 방식은 임시방편이 그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최석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