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이 앞으로 금리를 결정할 방향을 놓고 여러 목소리가 나온다.
미국의 금리인상 가능성을 감안해 기준금리를 유지할 것이라는 전망이 제기되는 반면 박근혜 대통령의 탄핵안 가결에 따른 혼란에 대처하기 위해 금리를 내려야 한다는 주문도 만만찮다.
|
|
|
▲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 |
12일 금융권에 따르면 한국은행은 15일에 금융통화위원회를 열어 기준금리를 결정한다. 한국은행은 6월에 기준금리를 연 1.25%로 내린 뒤 5개월째 유지하고 있다.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 등 금융통화위원들은 금리를 결정하는 데 13~14일에 열리는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의 정례회의 결과를 중요하게 참고할 것으로 보인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가 미국의 기준금리 격인 연방기금금리를 0.25%포인트 올릴 것으로 예상되면서 한국은행이 12월에 금리를 동결할 것이라는 예측이 힘을 얻고 있다.
한국과 미국의 기준금리 격차가 줄어들수록 외국계 투자자들이 안전자산인 미국시장에 투자하기 위해 한국 금융시장에서 자금을 회수할 위험성이 높아진다.
그런데 미국 연준이 기준금리를 0.25~0.50%에서 0.25%포인트 올릴 경우 한국과 기준금리 격차가 최소 0.5%포인트로 줄어든다.
연준이 내년에 금리를 최소 두차례 이상 올릴 것으로 예상되는 점을 감안하면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내릴 경우 다음해에 한국의 미국과 기준금리가 같아지거나 역전될 가능성도 있다.
신동수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한국은행이 기준금리 인하를 검토하는 데 미국 연준의 금리인상이 부담으로 분명하게 작용할 것”이라며 “가계부채와 주요국가의 통화정책에 따른 불확실성 등을 감안하면 한국은행이 통화정책을 꽤 오랫동안 바꾸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반면 한국은행이 12월 혹은 내년 상반기 안에 기준금리를 추가로 인하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내년 경기전망이 가뜩이나 어두운데 박근혜 대통령의 탄핵정국이라는 정치적 리스크까지 겹친 상황을 감안하면 한국은행에서 더욱 적극적인 통화정책을 펼쳐야 한다는 것이다.
공동락 코리아에셋투자증권 연구원은 “박 대통령의 탄핵정국이 향후 3개월을 전후해 시중금리를 떨어뜨릴 압력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높다”며 “탄핵안이 가결됐지만 헌법재판소의 탄핵심판 결과가 나올 때까지 밀려있는 정치일정이 많고 불확실성도 상존한다”고 바라봤다.
국책연구기관인 한국개발연구원(KDI)도 최근 내년에도 물가상승률 등 경제지표 부진이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해 한국은행에 금리를 추가로 내릴 것을 권고했다.
박종연 NH투자증권 연구원은 “한국개발연구원이 추가적인 기준금리 인하를 주문한 점을 감안하면 기준금리가 낮아질 가능성이 있다”며 “박 대통령의 탄핵안 가결로 한국경제의 하향위험성이 커진 점을 감안하면 한국은행의 경기부양 의지가 더욱 굳어질 것으로 보인다”고 바라봤다. [비즈니스포스트 이규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