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라가 배곧신도시사업의 순항으로 5년 만에 실적이 정상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정몽원 한라그룹 회장은 지난해 한라홀딩스를 지주회사로 만들어 지주사체제로 전환했지만 주력계열사 가운데 하나인 한라의 부진 탓에 빛이 바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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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몽원 한라그룹 회장. |
하지만 올해 한라의 실적반등뿐 아니라 만도의 기업가치 상승 등의 호재로 한라그룹 지주사체제도 가치가 커질 것으로 보인다.
변성진 BNK투자증권 연구원은 “한라가 지난 4년 동안의 적자에서 벗어나 정상화의 길로 뚜렷이 들어서고 있다”고 평가했다.
한라는 올해 매출 1조8470억 원, 영업이익 950억 원을 낼 것으로 추정된다. 지난해와 비교해 매출은 비슷한 수준을 유지하는 것이지만 영업이익은 206.5% 급증하는 것이다.
순이익 규모도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한라는 지난해 순손실 1143억 원을 봤는데 올해 순이익 323억 원을 내 흑자로 돌아설 것으로 예상된다.
변 연구원은 “한라가 매출의 성장세보다 순이익의 성장폭이 큰 것은 수익성이 좋은 주택부문의 매출비중이 확대되고 있고 인력 구조조정과 차입금 축소 등에 따른 효과를 보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한라가 진행하고 있는 배곧신도시사업이 실적개선을 이끄는 견인차 역할을 하고 있다.
한라는 2013년에 경기도 시흥시의 배곧신도시 지역특성화 사업자로 선정된 뒤 서울대 시흥캠퍼스 조성과 주택공급 등을 하고 있다.
배곧신도시는 수익성이 좋은 것으로 알려졌다. 한라는 배곧신도시에서 지난해 2400억 원의 매출을 낸 데 이어 올해 매출 4천억 원, 내년 매출 4800억 원으로 늘려 나갈 것으로 전망된다.
한라의 실적정상화는 정몽원 한라그룹 회장이 지난해 지주사체제로 전환한 뒤 시급히 해결해야 할 과제로 꼽혀왔다.
한라는 애초 만도 지분을 17.3% 보유한 사실상의 한라그룹 지주회사였다. 하지만 정 회장은 한라가 건설사업의 부진으로 유동성 위기에 빠지면서 그룹을 보호하기 위해 새로운 지주회사 체제로 지배구조를 재편했다.
정 회장은 2014년 만도를 인적분할해 한라홀딩스(지주회사)와 만도(사업자회사)로 분할했다. 한라홀딩스는 이후 만도와 한라의 지분을 추가로 매입해 지주사 체제를 완성했다.
하지만 한라가 자체사업의 부실 등으로 쉽사리 적자에서 헤어나오지 못한 탓에 한라홀딩스의 기업가치는그동안 제대로 평가되지 못했다.
정 회장은 한라의 실적개선을 위해 한라홀딩스에 부담을 지우기도 했다. 한라홀딩스는 3월에 한라가 지분을 72.85% 보유하고 있는 자회사인 에니스를 인수하기로 했다. 에니스는 제주 세인트포CC 프로젝트를 주관하는 개발사업자다.
한라홀딩스가 한라의 개발사업을 우회적으로 지원한 것과 관련해 시장은 부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당시 한라홀딩스 주가는 하루 만에 직전 거래일보다 15.6% 급락하기도 했다.
하지만 한라가 점차 자체사업에서 성과를 내기 시작하면서 지주사인 한라홀딩스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끼칠 것으로 관측된다.
한라홀딩스는 한라뿐 아니라 만도 등의 자동차부품 계열사에서도 수익을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변 연구원은 “한라그룹은 자율주행과 무인, 전장화라는 자동차 패러다임의 변화국면에 적절한 사업모델을 갖추고 있다”며 “만도와 만도헬라가 전장분야에서 성장동력을 확보하고 있으며 자동차 경량화 분야에서도 한라스택폴이 차별화된 경쟁력을 확보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비즈니스포스트 남희헌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