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노조가 파업을 계속하게 되면 11월 신형 그랜저 출시에 차질이 빚어질 수 있다.
현대차는 신형 그랜저를 조기에 출시해 국내 판매부진을 만회할 것으로 기대해왔는데 노사갈등으로 이런 기대가 무산될 수도 있다.
|
|
|
▲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 |
29일 금융업계에 따르면 현대차가 10월 초 임금협상을 타결하지 못할 경우 신형 그랜저 출시 일정에 차질이 빚어질 것으로 보인다.
현대차는 7월 실적발표회에서 개별소비세 인하정책이 종료하면서 내수판매 위축이 우려되자 올해 12월 출시 예정이었던 신형 그랜저의 출시일을 앞당길 것이라고 밝혔다. 이에 따라 신형 그랜저는 이르면 10월 말 또는 11월에 출시될 것으로 점쳐졌다.
현대차는 신형 그랜저 가솔린 모델을 우선 출시한 뒤 내년 초 하이브리드 모델과 디젤 모델을 추가로 투입할 것으로 알려졌다. 그랜저는 준대형세단 판매 1위인데다 신형 그랜저가 5년 만에 출시되는 상품성 개선 모델이어서 대기 수요가 적지 않을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또 연말과 연초에 법인차 수요도 있어 신형 그랜저 조기 출시는 현대차의 내수부진의 만회할 수 있는 카드로 여겨졌다.
그러나 현대차의 올해 임금협상이 장기화하면서 노조 파업으로 생산차질 규모가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있고 그 여파가 신형 그랜저 출고에도 악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올해 노조 파업에 다른 생산차질 규모는 차량 12만1천여 대로 사상 최대 수준이자 당초 업계 전망치의 2~3배 수준이다.
노조가 파업을 시작한 7월부터 8월까지 현대차 국내공장의 월평균 가동률은 67.2%였다. 5년 만에 최저 수준이었던 올해 1분기 국내공장 월평균 가동률인 98.4%보다 낮았다. 노조가 9월에도 파업을 계속하면서 올해 3분기 국내공장 가동률은 70%에 못 미칠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그러는 동안 현대차는 국내판매에서 심각한 부진을 겪고 있다.
현대차의 7월 국내 판매량은 4만7879대로 지난해 7월보다 20.1%나 줄었다. 8월 국내 판매량도 4만211대로 17.6% 감소했다. 7월과 8월 국내 전체 자동차 판매량이 각각 12.1%, 10.6% 감소한 점을 감안해도 현대차의 국내판매 부진은 깊다.
현대차 노사는 올해 임금협상에서 임금인상 수준을 놓고 첨예하게 대립하면서 임금협상 타결에 고전하고 있다.
노조 파업에 따른 생산차질 규모가 점차 커지자 정부가 긴급조정권을 발동해 노조 파업을 막아야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는데 이를 계기로 현대차 노사가 임금협상에서 진척을 볼지 주목된다.
김진우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정부가 긴급조정권 적용으로 노사를 압박하고 있고 11월 그랜저 출시를 앞두고 10월 공장가동이 중요하기 때문에 임금협상은 10월 초 타결될 것”이라며 “그렇게 되면 현대차의 전세계 공장 가동률은 3분기 91.1%로 부진하더라도 4분기 118.8%로 회복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한국투자증권은 노조 파업이 예상과 달리 길어지고 하반기 들어 원달러 환율이 하락세를 보이면서 현대차가 올해 3분기 영업이익 1조3055억 원을 내 시장추정치보다 11.3% 낮아질 것으로 전망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임수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