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의 최대 난제였던 갤럭시노트7의 미국 공식 리콜절차가 순조롭게 진행되며 이른 시일 안에 본격적인 판매를 시작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애플 아이폰7이 초반 흥행으로 시장을 선점하고 삼성전자에 대한 소비자의 신뢰도 하락한 만큼 고동진 삼성전자 무선사업부 사장이 풀어야 할 과제가 쉽지만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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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동진 삼성전자 무선사업부 사장. |
이승혁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19일 “삼성전자의 갤럭시노트7 리콜이 순조롭게 진행되며 사태가 수습국면에 들어갔다”며 “최악의 시나리오를 벗어나 한숨 돌리게 된 셈”이라고 평가했다.
갤럭시노트7의 공식 리콜을 승인하는 미국 소비자제품안전위원회(CPSC)는 배터리 결함 가능성이 있는 단말기를 모두 신제품으로 교체하는 삼성전자의 리콜계획을 승인했다.
외신들은 그동안 소비자제품안전위원회가 삼성전자에 강제 리콜을 명령하거나 제품 판매를 전면금지할 가능성이 있어 갤럭시노트7 리콜에 따른 삼성전자의 타격이 예상을 뛰어넘을 수 있다고 관측했다.
하지만 삼성전자가 결함을 수정해 내놓은 갤럭시노트7이 안전성 인증을 통과하고 전 세계에서 교체용 단말기 물량도 충분히 확보한 만큼 리콜절차가 순조롭게 마무리될 것으로 전망된다.
삼성전자는 28일부터 국내에서 갤럭시노트7 판매를 다시 시작할 계획을 세웠다. 미국과 유럽 등 해외의 경우 10월 초부터 순차적으로 판매가 재개된다.
삼성전자는 9월2일부터 공식적으로 갤럭시노트7의 글로벌 판매를 중단했는데 리콜에 따른 판매중단 기간이 한달 안팎에 그치며 예상보다 빨리 사태가 마무리되는 셈이다.
김동원 현대증권 연구원은 “갤럭시노트7의 공식 리콜발표가 예상보다 빨라 삼성전자 실적에 대한 불확실성이 완화됐다”며 “삼성전자에 일시적인 영향을 주는데 그칠 것”이라고 내다봤다.
하지만 삼성전자가 갤럭시노트7의 조기출시에 따른 이점을 모두 반납한 셈이 되는 만큼 하반기에 갤럭시노트7의 판매량을 초반 흥행세와 같이 반등하기 쉽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미국 주요 이통사가 갤럭시노트7의 판매중단에 대응해 단말기 무상교체와 보상판매 등 공격적인 마케팅을 아이폰7로 옮기며 애플은 아이폰 신제품의 초반 흥행에 큰 수혜를 입고 있다.
이승우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갤럭시노트7의 공백을 아이폰7이 상당부분 메우며 애플이 상당한 이득을 보고 있다”며 “아이폰7이 역대 최다판매량을 기록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올 정도”라고 밝혔다.
삼성전자는 1조 원 안팎으로 추산되는 갤럭시노트7의 리콜비용을 부담하는데다 아이폰7과 경쟁하기 위한 마케팅비 집행을 늘려야 하는 상황이라 수익성에 큰 타격을 받을 수밖에 없다.
하지만 단기적인 수익성보다 프리미엄 스마트폰시장에서 삼성전자의 입지를 지켜내는 것이 더 중요한 과제인 만큼 고동진 사장은 갤럭시노트7의 판매량 반등에 총력을 기울여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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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9일 서울 강남구의 SK텔레콤 매장에서 소비자가 갤럭시노트7을 신제품으로 교환하고 있다. <뉴시스> |
고 사장은 삼성전자 스마트폰에 대한 전 세계 소비자의 신뢰를 회복해야 한다는 무거운 과제도 안고 있다.
블룸버그는 “고 사장은 애플과 경쟁심화에 대응해 갤럭시노트7의 출시를 앞당기며 제품 결함 가능성을 키웠다는 비판을 피할 수 없다”며 “삼성전자의 브랜드 이미지 훼손을 만회해야 다시 세계 최고 스마트폰업체로 인정받을 수 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삼성전자는 결함 가능성이 없다고 밝힌 중국 출시 제품도 일부 물량을 자발적으로 리콜하고 제품을 교환하는 글로벌 소비자에 사과문과 상품권을 제공하는 등 후속조치를 강화하고 있다.
전자전문매체 씨넷은 “갤럭시노트7의 폭발사고로 삼성전자가 브랜드 이미지와 실적에 받을 타격은 최악의 경우 수년 동안 영향을 줄 수도 있다”며 “사용자 이탈을 막는 데 최선을 다해야 할 것”이라고 주문했다. [비즈니스포스트 김용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