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유경 신세계 백화점부문 총괄사장. |
정유경 신세계 백화점부문 총괄사장이 이끌고 있는 '신세계 독립경영'이 본궤도에 오르고 있다.
정 총괄사장은 올해 4월 그동안 보유하고 있던 이마트 지분과 오빠인 정재용 신세계그룹 부회장이 소유하던 신세계 지분을 맞교환해 독립경영을 본격화하기 시작했다.
백화점과 신세계인터내셔날 등 주요 계열사는 빠르게 변하고 있고 시내면세점사업은 안착에 성공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 신세계백화점 덩치 키우고 VIP고객 모시기에 집중
17일 업계에 따르면 정 총괄사장은 신세계백화점의 VIP고객 서비스를 강화하는 데 힘을 쏟고 있다.
우선 VIP고객들에게 제공하던 혜택을 대폭 개편했다.
신세계백화점은 2011년부터 운영해 온 ‘S CLASS 마일리지’ 제도를 종료했다. 이 제도는 VIP고객에게 백화점 마일리지와 별도의 추가 마일리지를 적립해 주던 제도였다.
VIP고객 대상 마일리지 혜택을 없애는 대신 할인 혜택을 두 배 강화한 ‘FROM 2017’ 제도를 실시한다.
구매액 기준 VIP 5개 등급 가운데 ‘트리니티(최상위 999명)’ ‘퍼스트프라임(연간 6천만 원 이상)’ ‘퍼스트(4천만 원 이상)’는 상시 10%, ‘아너스(2천만 원)’와 ‘로얄(800만 원)’은 상시 7% 할인 혜택을 주기로 했다. 올해 구매액 기준이며 할인혜택은 내년부터 적용받는다.
정 총괄사장은 세계적인 고급백화점과 손잡고 VIP 고객을 위한 서비스를 강화하고 있다.
신세계백화점은 미국 삭스핍스애비뉴, 영국 헤롯 백화점과, 프랑스 봉마르쉐 백화점 등과 VIP고객 프로그램과 관련한 파트너십을 체결했다. 신세계백화점 VIP는 협약을 맺은 해외백화점에서, 협약을 맺은 해외백화점 VIP는 신세계백화점에서 VIP서비스를 동일하게 누릴 수 있다.
업계 관계자는 “올해 신세계백화점은 증축과 출점이 이어졌다”며 “확장된 영업면적에 걸맞는 성과를 내기위해서는 매출기여도가 높은 VIP고객을 사로잡아야한다는 정 총괄사장의 의지가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 외국인 모델이 신세계인터내셔날의 첫 남성복 자체브랜드 맨온더분 제품을 착용한 모습(왼쪽)과 자주 온라인몰 페이지 캡처. |
정 총괄사장은 대규모 백화점 확장 프로젝트를 통해 현대백화점을 제치고 업계 2위로 거듭나겠다는 청사진을 그리고 있다.
백화점의 매출 성장률은 7~8월 누적해 15%로 연중 최고치를 보였고 이 기간에 강남점과 센텀점의 매출 성장률은 각각 30%, 20%로 영업면적 증대 효과를 톡톡히 내고 있다.
◆ 신세계인터내셔날, 자체브랜드·화장품사업 키우기
정 총괄사장이 책임경영을 시작한 뒤 신세계인터내셔날이 신세계 계열사 가운데 가장 큰 변화를 겪고 있다.
신세계인터내셔날은 주로 해외유명 패션 브랜드의 판권을 들여와 판매하는 회사로 잘 알려져 있지만 최근에는 자체브랜드 확대에 공을 들이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자체브랜드는 수입브랜드에 비해 마진율이 높아 수익성 측면에서 유리하다”며 “자체브랜드를 잘만 육성하면 신세계인터내셔날 매출확대는 물론이고 백화점사업과 시너지도 낼 수 있다”고 말했다.
신세계인터내셔날은 최근 자체여성복 브랜드 ‘V라운지’와 첫 자체 남성복 브랜드인 ‘맨온더분(MAN ON THE BOON)’ 등을 선보였다.
자체 생활용품브랜드인 ‘자주(JAJU)'는 3월에 온라인몰을 열고 판로를 넓혔다.
자주의 매출은 2013년 1600억 원, 2014년 1750억 원, 2015년 1900억 원으로 꾸준히 늘고 있다. 신세계인터내셔날은 2020년까지 자주 매출 5000억 원을 달성한다는 목표를 세웠다.
정 총괄사장은 신세계인터내셔날을 통해 화장품 제조사업에도 뛰어들었다. 신세계인터내셔날은 지난해 말 이탈리아 화장품 제조사인 인터코스와 합작법인을 설립했고 현재 경기 오산 가장산업단지에 생산공장과 연구·개발(R&D) 센터를 짓고 있다.
이르면 내년 1월 첫 화장품을 생산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정 총괄사장은 화장품사업에 관심이 많아 다양한 화장품 관련 투자에 직접 관여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정 총괄사장은 2012년 신세계인터내셔날의 비디비치코스메틱 인수를 주도하는 등 화장품 사업에 열의를 나타냈으나 비디비치코스메틱은 적자를 거듭하다 결국 흡수합병됐다.
◆ 면세점사업 빠르게 성장 중
면세점은 신세계가 새로운 성장 동력으로 삼기 위해 육성하고 있는데 면세점사업을 궤도에 올릴 수 있는 지 여부가 정 총괄회장의 경영능력을 가늠하는 잣대가 될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정 총괄회장은 면세점사업에서 주목할 만한 성과를 내고 있다.
▲ 신세계 면세점 명동점. |
정 총괄사장은 최근 면세점사업의 성공을 가늠하는 요소 가운데 하나인 3대 명품(루이비통, 샤넬, 에르메스) 가운데 루이비통 입점에 성공해 능력을 증명했다.
그는 4월 방한한 베르나르 아르노 LVMH그룹 회장을 직접 면담하는 등 루이비통 유치에 큰 공을 세운 것으로 알려졌다. 루이비통 매장은 2017년 4월경 신세계면세점 명동점에 입점한다.
신세계면세점 명동점은 빠르게 매출을 늘리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신세계면세점 명동점은 개장 초기인 5월과 6월에는 하루 평균 5억 원의 매출을 냈고 7월에는 8억 원대로 늘어났다. 8월 들어서는 공사 중이던 브랜드들이 매장을 열면서 10억 원을 넘어섰다. 최근 오픈한 중국인 전용 온라인면세점 매출까지 더하면 하루 매출 20억 원 이상을 내고 있다.
이지영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신세계면세점은 아직 모든 매장이 문을 연 것이 아닌데다 10월에 내국인용 온라인면세점도 열 예정이라 추가적으로 매출이 늘어날 것”이라고 바라봤다. [비즈니스포스트 백설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