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밥캣이 증권신고서를 제출하고 기업공개(IPO) 절차를 본격적으로 밟는다.
두산밥캣이 8일 한국거래소에 증권신고서를 제출했다. 상장예정일은 10월21일이다.
▲ 박정원 두산그룹 회장. |
밴드 최상단에 수요가 몰리면 두산밥캣 주식 2323만여 주를 보유한 두산인프라코어는 1조1614억 원, 주식 413만여 주를 보유한 두산엔진은 2066억 원가량의 자금을 확보하게 된다.
두산밥캣은 10월 6~7일 수요예측을 거쳐 10월 12~13일 일반공모를 실시하기로 했다.
두산밥캣이 상장되면 2년 여에 걸친 두산그룹의 재무구조 개선작업이 일단락된다.
두산그룹은 지난해부터 두산인프라코어 공작기계사업(1조1300억 원), 두산DST(6950억 원), 한국항공우주산업 지분(3천억 원), 두산건설 배열회수보일러사업(3천억 원) 등을 매각하며 3조 원 규모의 유동성을 확보했다.
두산밥캣은 2011년 영업이익 흑자전환에 성공한 뒤 성장세를 이어오고 있다.
두산밥캣은 지난해 매출 4조408억 원, 영업이익 3856억 원을 거두며 두산인프라코어에 인수된 이후 사상 최대 실적을 냈다. 올해 상반기에 매출 2조1501억 원, 영업이익 2348억 원을 거뒀다. 영업이익률도 지난해 9.54%에서 올해 상반기 10.92%로 상승했다.
김동양 NH투자증권 연구원은 “두산밥캣 상장은 두산인프라코어, 두산건설 등 계열사 구조조정과 자산 및 사업부 매각의 마무리단계로 유동성 확보과 연결기준 재무구조 개선에 기여할 것”이라고 파악했다.
이재원 유안타증권 연구원도 “10월로 예정된 두산밥캣 상장은 두산중공업의 자회사 리스크 해소의 결정적 계기가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다만 두산밥캣의 상장이 성공적으로 마무리돼도 두산인프라코어의 전체 차입금이 많다는 점은 여전히 부담으로 남을 것으로 보인다. 두산인프라코어가 뚜렷한 실적 개선세를 보이고 있지만 이자부담이 만만치 않기 때문이다.
두산인프라코어의 총차입금 규모는 3월 말 기준으로 3조2천억 원에 이른다. 만기가 1년 안에 돌아오는 단기성 차입금도 2조1932억 원으로 전체의 68.5%를 차지하고 있다.
두산그룹은 두산밥캣 상장을 통해 마련한 자금으로 내년 11월 만기가 돌아오는 5억 달러 규모의 영구채를 상환할 것으로 알려졌다.
두산인프라코어는 2007년 밥캣을 인수할 때 빌린 자금을 상환하기 위해 영구채를 발행했는데 올해에만 180억 원을 배당해야 한다. 2017년 이후에도 채권을 회수하지 않으면 영구채 배당률은 현재 3.25%에서 8.25%로 급증한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두산인프라코어는 영업이익으로 이자비용을 감당하기 어려운 수준”이라며 “두산밥캣 상장으로 얼마만큼의 자금을 확보하느냐가 관건”이라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조은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