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카드가 자사주를 대거 사들이면서 앞으로 유상감자를 추진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최대주주인 삼성생명이 금융지주회사로 전환하는 데 필요한 자금을 삼성카드의 유상감자로 마련할 수 있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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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원기찬 삼성카드 사장. |
김도하 KB투자증권 연구원은 1일 “삼성카드가 자사주를 사들인 뒤 후속조치로 유상감자나 회사 분할·합병을 실시할 것으로 예상되는데 유상감자가 상대적으로 현실성이 높은 시나리오”라고 분석했다.
유상감자는 회사에서 전체 자본금과 주식 수 등을 줄이는 과정에서 감소한 자본금의 환급액이나 소멸된 주식의 보상액을 주주에게 지급하는 것을 뜻한다.
김 연구원은 “삼성카드가 유상감자를 하면 최대주주인 삼성생명이 상당한 현금을 얻을 수 있다”며 “유상감자가 회사 분할·합병보다 실행하기도 더 쉽다”고 파악했다.
삼성카드가 유상감자로 자본을 절반 수준으로 줄이면 삼성생명은 최대 2조4천억 원을 환급받을 수 있다.
삼성생명은 금융지주회사 전환을 준비하는 것으로 예상되는데 그러려면 삼성화재(14.98%)와 삼성증권(19.16%)의 지분율을 30% 이상씩 높여야 한다. 삼성생명이 삼성화재와 삼성증권 주식을 추가로 사들이는 데 2조4천억 원 정도가 필요한 것으로 추산된다.
삼성카드도 자사주를 더 많이 보유할수록 유상감자를 실시할 때 삼성생명이 아닌 다른 주주들에게 줘야 하는 환급액이나 보상액 부담이 줄어든다.
유상감자를 하면 삼성증권 주가가 상승하기 때문에 소액주주들의 지지를 얻기도 쉽다.
삼성생명이 삼성카드의 자사주 5.4%(매입 이후)를 사들여 지분율을 76.26%까지 높일 수 있다는 전망도 같은 맥락에서 나온다.
삼성생명이 삼성카드 지분을 많이 보유할수록 삼성카드에서 유상감자를 실시할 때 삼성생명에서 얻을 수 있는 환급액이 늘어난다는 것이다.
최정욱 대신증권 연구원은 “삼성생명이 삼성카드의 자사주를 중장기적으로 매입할 가능성이 높다”며 “삼성카드의 자사주는 향후 삼성그룹의 금융계열사 재편에 유리하게 사용될 수 있다”고 내다봤다. [비즈니스포스트 이규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