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구본규 LS전선 대표이사 사장(사진)이 KT서브마린과 함께 미국 해상풍력 확대 계획에 올라타 해저케이블 전선사업 수주에 속도를 더할 것으로 예상된다. <그래픽 비즈니스포스트> |
[비즈니스포스트] LS전선이 미국 해상풍력 확대 계획에 발맞춰 해저 전선 설치 사업에 고삐를 죈다.
구본규 LS전선 대표이사 사장은 다음달 중순 인수를 마무리 지을 KT서브마린과 시너지를 극대화하기 위해 힘을 쏟을 것으로 예상된다.
30일 전선업계에 따르면 미국 정부는 2030년까지 1천만 가구에 전력을 공급할 수 있는 30GW(기가와트) 규모의 해상풍력 발전소 설치 구상을 갖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해상풍력 발전소가 늘어나면 이 발전소를 각각 연결해주는 해저 케이블 수요도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전선업계에서는 이와 같은 풍력발전을 비롯한 신재생에너지 발전의 증가로 해저케이블 수요는 급격하게 증가하지만 공급은 한정적이어서 소수 전선 메이커들의 수혜를 전망한다.
특히 미국과 유럽 지역 국가들은 해저케이블을 자체조달하기 어려워질 것으로 예상돼 LS전선과 같은 전선업체들이 사업영역을 넓힐 기회를 잡을 것으로 보인다.
구 사장은 앞으로 미국에서 해저케이블 공급 부족 현상이 지속적으로 나타날 것으로 보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전선업계에 따르면 미국의 연간 해저케이블 예상 부족량(예상수요-예상공급)은 2030년 410km에서 2040년 2303km로 확대될 것으로 전망되며 유럽은 2030년 181km에서 2040년 1280km로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구 사장은 이런 공급 부족 현상에 대응하기 위해 미국 타보로, 댈러스 등에 생산법인을 설립하고 북미 시장 공략에 힘을 쓰고 있다.
LS전선은 대만과 유럽, 북미 등에서 해상풍력을 중심으로 3조3천억 원 규모 해저 케이블 수주잔고를 든든하게 확보했다.
구체적으로 올해 상반기 LS전선은 네덜란드 국영전력회사 테네트로부터 2조 원대 초고압직류송전(HVDC) 케이블을 수주했다. 북해 해상풍력단지와 독일 네덜란드 내륙을 HVDC 케이블로 잇는 사업으로 LS전선은 2026년부터 해저 및 지중 케이블을 공급한다.
구 사장은 2022년 10월과 12월에도 영국 북해 보레아스 풍력발전단지와 북해 뱅가드 풍력발전단지에서 각각 2400억 원, 4천억 원 규모의 HVDC케이블을 수주한 성과를 거뒀다. 또한 미국에서는 지난해 초 3540억 원 규모의 해상풍력 케이블을 수주한 바 있다.
LS전선이 그동안 중동과 동남아시아를 중심으로 해상풍력 해저케이블 공급사업을 영위해왔는데 그 중심축을 북미와 유럽으로 옮기고 있는 것이다.
이처럼 글로벌 대규모 전선사업을 따낸 성공 배경에는 구본규 사장의 적극적인 신규 시장 진출 의지가 자리 잡고 있다는 분석이 우세하다.
구자엽 LS전선 회장의 장남인 구본규 사장은 2007년 LS전선 미국 법인에 입사한 후 2010년까지 근무했고 2019년 LS엠트론으로 이동해 부사장을 맡은 뒤 2022년 LS전선 대표이사에 선임됐다. 올해 초 사장으로 승진해 글로벌 사업 역량 강화에 고삐를 죄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특히 구 사장은 해저케이블 포설(해저케이블 설치) 전문업체 KT서브마린 인수에도 힘을 쏟아 수직계열화 완성에 공을 들인 것으로 잘 알려져 있다.
구 사장은 LS전선의 해저케이블 제조 기술에 KT서브마린의 시공기술과 선박운영능력을 더해 해외에서 수주 경쟁력을 한층 끌어올릴 채비를 하고 있다.
LS전선은 올해 4월 주식 매수청구권(콜옵션) 계약을 통해 KT서브마린 지분 45%를 잠정 확보했다. 8월 중순 잔금 납입을 마치면 최대주주에 올라서게 된다.
해저케이블 가치사슬(밸류체인)은 일반적으로 발주처와 시스템공급사, 해저케이블 시공업체라는 3개의 축으로 구성돼 있는데 LS전선(시스템공급사)이 KT서브마린(해저케이블 시공업체)을 품게 되면서 수주역량이 높아졌다는 평가를 받는다.
나민식 SK증권 연구원은 “해상풍력 발전을 발주하는 발주처들은 일번적으로 턴키(열쇠만 전달하면 바로 운영할 수 있을 정도로 공정을 마친 상태) 방식으로 프로젝트를 수행한다”며 “케이블 제조와 포설 능력을 모두 갖춰 수직계열화된 업체를 선호하기 때문에 KT서브마린을 인수한 LS전선의 수주 가능성은 앞으로 더욱 높아질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조장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