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최근 여의도 증권가에서 가장 뜨거운 관심을 받은 기업 가운데 하나가 에코프로비엠이다. 

코스닥 시가총액 1위를 차지하고 있는 에코프로비엠은 지난해부터 올해까지 개인투자자 순매수 상위 14위에 올랐을 정도로 투자자들의 관심이 뜨거운 종목이다. 최근 주가가 급등했지만 여전히 투자 매력이 높다는 평가를 받을 정도다.
 
양극재 강자 에코프로비엠, 사업구조 보면 ‘코스닥 대장주’ 이유 있다

▲ 코스닥 시가총액 1위 에코프로비엠이 하이니켈 양극재에서 저가형 리튬인산철(LFP) 양극재 시장으로 발을 넓힌다.


이 회사의 사업 내용을 살펴보면 투자자들의 뜨거운 관심을 받는 이유가 납득이 된다.

24일 에코프로비엠에 따르면 저가형 전기차배터리인 LFP 배터리에 쓰이는 LFP 양극재 공장을 올해 착공해 2025년 양산에 들어간다는 목표를 세웠다.

하이니켈 양극재 시장에서 확고한 입지를 구축하고 있는 에코프로비엠이 저가형 리튬인산철(LFP) 양극재로 사업을 확대하는 것이다. LFP 배터리 시장의 성장과 함께 배터리소재 공급망의 탈중국 기조에 대응하는 것이기도 하다.

에코프로비엠이 그룹 차원에서 우수한 자체 배터리소재 공급망을 구축하고 있는 점은 이처럼 양극재사업을 공격적으로 확장할 수 있는 원동력으로 분석된다.

에코프로비엠은 지난해 초까지만 해도 LFP 양극재사업 계획이 없다고 알려왔는데 지난해 12월 그룹 중장기 성장 전략 발표 자리에서 방향을 틀었다.

이는 전기차 시장이 급성장하면서 배터리산업 흐름이 바뀐 것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최근 글로벌 전동화 경쟁이 과열되면서 대부분의 주요 완성차업체들은 상대적으로 저렴한 LFP 배터리 탑재량을 늘려 가격 경쟁력을 통해 점유율을 늘리려는 시도를 확대하고 있다.

이런 흐름에서 특히 포드가 CATL과 기술협력 방식으로 미국에 대규모 공장을 짓고 LFP 배터리를 대거 채용하기로 한 점도 시장이 이목을 끌었다.

배터리 시장조사기관 SNE리서치에 따르면 글로벌 양극재 수요는 2023년 156만 톤에서 2030년 612만 톤까지 커질 것으로 전망되는데 LFP 양극재 수요 역시 같은 기간 30만 톤에서 149만 톤으로 가파르게 증가할 것으로 예측된다.

또 글로벌 LFP 양극재 시장을 중국 기업들이 장악하고 있는 상황에서 향후 ‘탈중국’ LFP 양극재로써 에코프로비엠의 가치가 더욱 높아지는 효과도 볼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미국 인플레이션 감축법(IRA), 유럽 핵심원자재법(CRMA)에 따라 완성차·배터리기업들은 중국 이외의 지역에서 배터리 공급망을 확보하는 것이 중요한 과제로 떠오르고 있기 때문이다.

SNE리서치에 따르면 2022년 출하량 기준 LFP 양극재 상위 10개 기업은 모두 중국 배터리소재기업이 차지하고 있다.

에코프로비엠은 하이니켈 양극재 시장에서 확고한 시장 지위를 보유하고 있다. 핵심 고객사로는 세계 배터리 시장을 주도하고 있는 국내 배터리3사 가운데 삼성SDI와 SK온 2곳을 두고 있다.

삼성SDI와는 이미 합작사 에코프로이엠을 설립해 지난해부터 국내에서 양극재를 양산하며 긴밀한 협력을 이어오고 있다.

SK온과는 포드와 함께 북미 양극재 생산시설 공통투자를 약속했다. 구체적 사항을 확정한 뒤 올해 하반기 착공, 2025년 하반기 양산을 목표로 하고 있다.

에코프로비엠은 연간 글로벌 양극재 생산능력을 2022년 9만 톤에서 2027년 71만 톤까지 늘리겠다는 계획을 세우고 있다.

시장에서도 삼성SDI, SK온이라는 거대 고객사를 확보해 사업을 확장하고 있는 만큼 에코프로비엠의 성장 전망을 밝게 보는 시각이 많다.

에코프로비엠은 큰 격차로 코스닥 시가총액 1위를 질주하고 있다. 23일 종가 기준 에코프로비엠 시가총액은 15조2천억 원으로 2위인 셀트리온헬스케어(8조8천억 원)을 크게 웃돈다.

에코프로비엠이 LFP 양극재로 제품 확장, 대규모 생산능력 증설 등을 공격적으로 추진할 수 있는 배경에는 그룹 차원에서 우수한 공급망 경쟁력을 확보한 점이 꼽힌다.

에코프로그룹은 에코프로머티리얼즈(전구체), 에코프로이노베이션(리튬), 에코프로씨엔지(폐배터리 재활용) 등 다양한 계열사를 통해 양극재 아래 중간재 및 핵심 광물 조달 역량을 갖추고 있다.

에코프로머티리얼즈는 2022년 기준 2만4천 톤의 전구체를 생산하고 있다. 전구체는 니켈과 코발트, 망간, 알루미늄 등 광물을 가공해 제조한 양극재 중간원료로 양극재 원가에서 60%가량의 비중을 차지한다.

에코프로이노베이션은 현재 1만3천 톤의 수산화리튬을 생산하고 있으며 에코프로씨엔지는 폐배터리 재활용을 통해 1만2천 톤 규모의 니켈 등 광물을 추출하고 있다.

에코프로비엠은 2027년까지 전구체 33%, 니켈 31%, 리튬 26%를 내재화해 글로벌 양극재 수요에 적극 대응하고 지정학적 리스크를 최소화한다는 계획을 세우고 있다.

전창현 대신증권 연구원은 “에코프로비엠은 그룹 계열사를 통한 높은 수준의 양극재 공급망 내재화 목표를 보유하고 있다”며 “꾸준한 전기차 수요와 함께 글로벌 증설이 본격적으로 이뤄지면서 가파른 성장을 지속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장상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