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병현 기자 naforce@businesspost.co.kr2022-10-25 16:00: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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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즈니스포스트] 삼성전자가 3나노 공정에서도 수율(결함이 없는 합격품의 비율)을 끌어올리는 데 애먹고 있다는 해외보도가 나왔다.
파이낸셜타임스는 25일 “삼성전자는 6월 게이트올어라운드(GAA)라는 새로운 기술을 도입해 3나노 공정에서 반도체 양산을 시작했다”며 “하지만 삼성전자는 수율을 올리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어 기존 핀펫에서 GAA로의 공정 전환이 쉽지 않은 것이 입증되고 있다”고 보도했다.
▲ 파이낸셜타임스는 25일 삼성전자가 3나노 공정에서 수율을 끌어올리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보도했다. 사진은 삼성전자가 3나노에 도입한 게이트올어라운드(GAA) 방식. <삼성전자>
삼성전자는 핀펫 대신 게이트올어라운드(GAA) 기술을 3나노 공정부터 도입해 6월부터 양산을 시작했는데 수율 등은 여태껏 공개되지 않았다.
GAA는 트랜지스터의 채널과 게이트가 4면에서 맞닿게 하는 기술이다. 채널과 게이트 접촉면이 3면에 그치는 기존 핀펫 방식보다 반도체가 동작하는 전압을 낮추고 성능을 개선할 수 있다.
삼성전자는 경쟁사인 TSMC보다 빨리 GAA 공정을 도입함으로써 기술적 우위를 바탕으로 고객사를 확보한다는 전략을 세웠다. 반면 TSMC는 2025년 2나노부터 GAA 공정을 도입한다.
하지만 삼성전자의 3나노 공정 기술력이 좋다고 해도 수율이 일정수준에 미치지 못하면 대형고객사를 확보하는 일이 어려워질 수밖에 없다.
파이낸셜타임스는 “삼성전자의 수율 문제는 최첨단 반도체 생산을 위한 대규모 고객 유치에 걸림돌이 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다만 삼성전자가 테슬라와 구글 등이 만드는 차세대 제품을 2023년부터 도입할 2세대 3나노 공정으로 수주한다면 수율을 안정적으로 올려 더 많은 고객을 끌어들일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됐다.
구글이 2023년에 출시하는 스마트폰 ‘픽셀8’에 탑재되는 SOC(시스템온칩) ‘텐서3’은 삼성전자 3나노 파운드리 공정에서 제작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테슬라도 삼성전자 파운드리 고객이다. 삼성전자는 현재 14나노 공정으로 테슬라의 완전자율주행(FSD) 3.0 반도체를 위탁생산하고 있다. 테슬라의 FSD 4.0 차세대 반도체도 삼성전자의 첨단공정으로 제조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전해진다.
TSMC는 3나노에도 핀펫 공정을 그대로 유지한 것이 옳은 결정이라고 확신하고 있다.
케빈 장 TSMC 부사장은 “3나노(N3)에서 이전 공정을 고수함으로써 더 빨리 시장에 출시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TSMC는 올해 8월 중국 난징에서 열린 ‘2022 세계반도체 대회’에서 핀펫 공정을 활용한 3나노 수율이 80%에 이른다고 발표하기도 했다.
TSMC는 이미 애플, 인텔, AMD 등으로부터 3나노 수주를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인텔은 파운드리시장에 진출해 2024년까지 TSMC를 따라잡는다는 계획을 세운 만큼 향후 파운드리 산업의 지각변동이 일어날 가능성도 남아있다.
크리스 밀러 터프츠대학 교수는 “반도체 산업에서 다음 단계의 기술로 이동하는 것이 점점 어려워지면서 TSMC도 넘어질 수 있다”며 “향후 몇 가지의 프로세서 기술 전환이 예상보다 힘들어질 경우 TSMC의 날카로움이 줄어들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나병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