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록 전남도지사가 2차전지산업을 육성하기 위해 관련 기관이 밀집한 클러스터를 계획하고 있다.
이철우 경북도지사 역시 ‘배터리 클러스터’ 등을 추진하며 경북지역의 2차전지산업 육성책에 속도를 내고 있어 두 단체장 사이 경쟁구도에 시선이 몰린다.
30일 전남도청에 따르면
김영록 도지사는 2020년 7월 완료를 목표로 ‘2차전지 클러스터 사업계획’ 용역을 추진하고 있다.
2차전지 클러스터 사업계획은 2차전지 소재·부품산업을 중심으로 연구·제조·기업지원 등 복합기능이 집중된 클러스터를 구축하는 것을 뼈대로 한다.
전남도 관계자는 “전남에는 한국전력공사, 포스코케미칼 등 2차전지와 관련된 대기업들이 있다”며 “최근에는 2차전지 수요가 높은 태양광사업도 지역에서 활성화되고 있어 2차전지산업을 육성할 기반이 충분하다”고 말했다.
김 지사는 7월 전남도의 경제성장전략 ‘블루 이코노미’를 발표하면서 2차전지를 전남의 미래 먹거리로 꼽았다.
이후 전남에 2차전지 소재·부품 시험평가 기반을 구축하기 위한 예산을 확보하고자 8월 기획재정부를 직접 방문했다.
그는 2018년 7월 민선 7기 첫 업무로 포스코ESM(현재 포스코케미칼)과 광양만에 2차전지 소재 생산공장을 건립하는 내용의 협약을 맺기도 했다.
이철우 경북지사도 2차전지산업 지원에 적극적이다.
이 지사는 경북에서 2차전지산업에 집중 투자하며 구미시와 포항시를 중심으로 ‘배터리 클러스터’의 밑그림을 그리고 있다.
이 지사는 최근 구미시에 LG화학의 양극재 생산공장을 유치해 ‘구미형 일자리’를 성사했다. 향후 LG화학을 중심으로 첨단소재와 부품의 국산화를 추진하는 클러스터를 조성한다는 계획을 세웠다.
포항시는 최근 ‘재활용 배터리 규제자유특구’로 선정됐다. 에코프로GEM 등 배터리 재활용 관련 기업 20여 개가 참여해 실증사업과 시험장(테스트베드) 구축 등을 추진하게 된다. 경북도는 2050년까지 배터리 재활용산업이 세계적으로 600조 원 규모로 성장할 것으로 예상한다.
이처럼 전남과 경북 단체장들이 각자 2차전지 육성을 향한 열정을 보이면서 일각에서는 사업중복의 부작용을 걱정하는 말도 나온다.
한 경제단체 관계자는 “최근 광주, 강원도, 울산 등에서 추진되는 상생형 일자리가 모두 자동차 관련 산업에 집중돼 중복투자, 과잉공급 등이 우려되고 있다”며 “전남과 경북에서 동시에 같은 2차전지산업에 투자하는 것도 마찬가지로 비슷한 부작용을 낳을 수 있다”고 바라봤다.
김 지사는 2차전지 클러스터 사업계획이 아직 용역단계에 있는 만큼 이 지사의 정책방향을 의식해 전남의 2차전지 육성책을 폭넓게 검토할 것으로 보인다.
전남도 관계자는 “2차전지라는 사업 아이템이 경북도와 겹친다는 사실을 내부적으로 충분히 인식하고 있다”며 “이번 용역을 통해 2차전지산업을 경북도와 다른 방향으로 특화할지, 경북도와 협업해 시너지를 창출할지 등 구체적 방안을 강구하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임한솔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