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금융지주가 KB손해보험과 KB캐피탈의 지분율을 높이는 방안을 추진할 것으로 보인다.
현대증권과 마찬가지로 주식교환 방식을 사용하거나 KB금융에서 보유한 자사주를 활용할 가능성이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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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윤종규 KB금융지주 회장 겸 KB국민은행장. |
14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금융이 신주를 발행한 뒤 현대증권 주식과 일정 비율로 맞바꿔 완전자회사로 만드는 절차를 밟으면서 KB손해보험과 KB캐피탈에 같은 방식을 적용할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KB금융이 주식교환 등을 통해 KB손해보험과 KB캐피탈을 완전자회사로 만들면 두 회사의 순이익이 연결기준 재무제표에 100% 반영되면서 연간 순이익 2조4천억 원을 넘어설 것으로 추정된다. 신한금융지주의 연간 순이익 전망치와 비슷한 수준이다.
KB금융이 보유한 지분을 보면 KB손해보험 33.29%, KB캐피탈 52.02%인데 나머지 지분을 모두 사들이려면 1조3천억 원가량을 써야 할 것으로 추정된다.
금융권 관계자는 “주식교환 방식으로 완전자회사를 만들고 상장폐지를 하면 자금부담이 줄어들며 주가 변화에 따른 리스크도 막을 수 있다”이라며 “KB금융과 현대증권의 주식교환 과정도 비교적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어 다른 자회사에 같은 방식을 적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KB금융 주가가 최근 3개월 동안 18% 이상 올랐으며 실적 호조에 힘입어 더욱 상승할 것으로 전망되는 점도 주식교환 추진에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현대증권의 경우 최근 주주총회에서 주주의 92.3%가 주식교환에 찬성해 안건을 의결했다.
다만 KB금융이 주식교환을 통한 KB손해보험과 KB캐피탈의 완전자회사화를 이른 시일 안에 추진하기 힘들 것이라는 전망도 만만찮다. 현대증권과 KB투자증권의 통합도 아직 마무리되지 않았으며 상장폐지에 따른 소액주주의 반발 등에 대비한 해결책도 마련해야 하기 때문이다.
손미지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KB손해보험의 경우 시장에서 예상하는 KB금융의 완전자회사로 편입되는 일이 급박하게 진행될 것으로 보이지 않는다”며 “앞으로 최소 50% 수준으로 지분율을 확대하는 것부터 추진할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이 때문에 KB금융이 자사주를 매각한 돈으로 KB손해보험과 KB캐피탈 주식을 조금씩 사들이면서 지분율을 점진적으로 높일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KB금융은 현대증권과 주식을 맞바꾸는 과정에서 8월부터 1년 동안 자사주 5천억 원을 사들이기로 결정하기도 했다.
자사주는 사들인 지 6개월 뒤부터 되팔 수 있는 데다 KB금융이 현재 보유한 주식까지 합치면 향후 보유한 자사주 규모만 1조 원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이 자사주를 활용하면 KB손해보험과 KB캐피탈의 지분을 사들이는 데 필요한 자금부담을 상당부분 덜 수 있다는 것이다.
KB금융 관계자는 “KB손해보험과 KB캐피탈을 완전자회사로 만드는 방안을 장기적으로 검토하고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지금은 통합 KB증권의 출범이 가장 급한 일”이라며 “두 회사의 지분을 사들일 방법, 시기, 매입규모 등은 아직 결정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이규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