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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전자계열사 직면한 현안 무겁다, 연말 사장단인사 무풍지대로 남나

강용규 기자 kyk@businesspost.co.kr 2021-11-21 08: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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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기 삼성SDS 삼성디스플레이 삼성SDI 등 삼성 전자계열사들은 올해 사장단인사의 무풍지대가 될까?

삼성 전자계열사들이 모두 큰 사업적 도전이나 투자를 추진하고 있는 만큼 대표이사들의 경영 연속성이 중요해지고 있다.
 
삼성 전자계열사 직면한 현안 무겁다, 연말 사장단인사 무풍지대로 남나
▲ (왼쪽부터) 경계현 삼성전기 대표이사 사장, 황성우 삼성SDS 대표이사 사장, 최주선 삼성디스플레이 대표이사 사장, 전영현 삼성SDI 대표이사 사장.

21일 한국거래소 전자공시시스템를 살펴보면 경계현 삼성전기 대표이사 사장과 최주선 삼성디스플레이 대표이사 사장의 임기는 2023년 3월에 끝난다. 

황성우 삼성SDS 대표이사 사장의 임기는 2024년 3월까지다. 경 사장과 최 사장, 황 사장 모두 첫 3년의 대표이사 임기를 보내고 있다.

전영현 삼성SDI 대표이사 사장은 2017년 처음 대표이사에 선임돼 5년째 임기를 보내고 있다. 임기 만료는 2023년 3월이다.

삼성에 따르면 올해 사장단 인사를 12월 중에 실시한다. 대표이사 임기는 법적으로 보장되는 것이 아닌 만큼 전 사장은 물론이고 경 사장, 황 사장, 최 사장도 연말인사에서 교체될 가능성은 배제할 수 없다.

다만 재계에서는 삼성 전자계열사 사장단인사에 별다른 변화가 없을 것이라는 시선이 우세하다.

재계 한 관계자는 “현재 삼성 전자계열사들이 모두 큰 사업전략을 추진하고 있거나 중대한 투자를 앞두고 있다”며 “대표이사들의 연속적 경영이 중요한 상황이라고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삼성전기는 곧 1조 원 규모의 플립칩 볼그리드어레이(FC-BGA)기판 생산설비투자를 결정할 것으로 전망된다.

플립칩 볼그리드어레이기판은 PC용 중앙처리장치(CPU) 등 높은 성능을 요구하는 반도체에 쓰이는 고부가 반도체기판이다.

경계현 사장은 지난해 삼성전기 대표이사에 오른 뒤로 고부가사업 중심의 ‘선택과 집중’ 전략을 추진해왔다. 플립칩 볼그리드어레이기판 투자는 경 사장이 선택과 집중 기조 아래 삼성전기 기판사업에서 던지는 ‘승부수’가 될 것으로 보인다.

경 사장은 기판사업에서 올해 들어 저수익사업인 경연성회로기판(RFPCB)사업을 정리하기로 했다. 와이파이모듈사업의 매각도 한 차례 추진했다 실패했는데 전자업계에서는 경 사장이 와이파이모듈사업의 매각을 조만간 재추진할 것이라는 시선이 많다.

삼성전기가 중국 톈진에 지은 적층세라믹커패시터(MLCC) 신공장은 선택과 집중의 좋은 사례다. 이 공장은 고부가제품인 전장용 적층세라믹커패시터와 IT기기용 적층세라믹커패시터 전용 생산기지다.

경 사장은 올해 이 공장을 가동하면서 삼성전기의 적층세라믹커패시터 생산제품 구성비를 고부가제품 위주로 개편했다.

삼성전기는 올해 들어 3분기까지 연결기준으로 누적 영업이익 1조1286억 원을 냈다.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95.8% 급증했다.

경 사장이 선택과 집중 전략의 성과를 실적으로 입증하고 있다고 볼 수 있다.

황성우 사장도 삼성SDS를 이끌며 선택과 집중 전략을 펴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삼성SDS는 최근 홈IoT(사물인터넷)사업의 매각을 추진하고 있다. 부동산 정보제공회사 직방이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됐다.

이 거래가 성사된다면 황 사장은 삼성SDS의 사업에서 B2C(기업과 고객 사이 거래)사업을 모두 정리하고 B2B(기업 사이 거래)영역으로만 사업역량을 집중할 수 있게 된다.

대신 황 사장은 삼성SDS IT서비스부문에서 클라우드사업을 중심으로 삼성그룹 바깥 고객사들을 끌어모으고 있다.

황 사장은 삼성SDS가 동탄에 2022년 12월 완공을 목표로 클라우드사업에 활용할 데이터센터를 짓는 프로젝트도 지휘하고 있다. 이 프로젝트는 건물을 짓는 데만 2367억 원, 이후 서버 유지보수비용을 더하면 10년 동안 1조 원 이상이 투입될 것으로 예상된다.

삼성SDS의 IT사업역량을 물류부문에 접목해 외부 고객사용 물류플랫폼 ‘첼로스퀘어(Cello Square)’를 내놓는 등 사업부문 사이 시너지를 내는 데도 힘쓰고 있다.

애초 삼성SDS는 삼성 계열사들의 시스템통합(SI)업무를 담당하던 계열사다. 황 사장은 삼성SDS의 성장동력을 삼성 바깥에서도 찾겠다는 체질 개선을 추진하는 셈이다.

황 사장은 이런 체질 개선을 추진하면서 실적도 확대하고 있다. 삼성SDS는 2021년 들어 3분기까지 연결기준 영업이익 6638억 원을 거뒀는데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2.9% 늘어난 수치다.

삼성디스플레이의 최주선 사장은 올해 교체될 가능성이 가장 낮은 대표이사일 수 있다.

삼성디스플레이는 대형 디스플레이패널사업을 LCD(액정표시장치)디스플레이 중심에서 퀀텀닷올레드(QD-OLED)디스플레이 중심으로 전환하는 데 2019년부터 2025년까지 13조 원을 투자하는 계획을 추진하고 있다.

퀀텀닷올레드디스플레이는 삼성전자가 TV시장에서 LG전자나 소니 등에 경쟁우위를 점유하기 위해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직접 찍은 미래 먹거리다.

최 사장은 올해 삼성디스플레이 대표이사에 임명되기 전 지난해까지 대형디스플레이사업부장을 맡고 있었다. 이재용 부회장이 세운 차세대 디스플레이전략의 실행자 역할을 수행하고 있는 셈이다.

최 사장은 지난해 11월부터 올해 7월까지 삼성디스플레이에서 임금교섭을 놓고 일어났던 노사갈등을 원만하게 풀어내기도 했다.

삼성디스플레이의 2021년도 임금협상에서 회사 측은 4.5% 인상을, 노조는 6.8% 인상을 내세우며 대립했다. 교섭이 잘 풀리지 않자 노조가 쟁의활동을 결의하기도 했으나 결국 회사안대로 교섭이 타결됐다.

이 과정에서 최 사장은 노조위원장을 직접 만나 대화하는 등 갈등 봉합에 힘을 기울였다.

이에 앞서 이재용 부회장은 2022년 5월 대국민사과에서 삼성의 무노조경영 철폐와 노사상생을 약속했다. 최 사장이 삼성 노사관계에 좋은 선례를 남긴 셈이다.

전영현 사장은 삼성SDI에서 대표이사 연임 임기를 보내고 있는 만큼 앞선 3명의 대표와 비교하면 교체 가능성이 있다고도 볼 수 있다.

다만 삼성SDI가 전기차배터리사업의 미국 진출이라는 중대사를 앞두고 있다는 점을 고려하면 굳이 교체할 이유도 없다는 것이 전자업계의 주된 시선이다.

앞서 삼성SDI는 10월 글로벌 4위 완성차회사 스텔란티스와 미국에서 전기차배터리 생산 합작법인을 설립하는 양해각서를 맺었다.

최근에는 삼성SDI가 미국의 신생 전기차회사 리비안과 합작사를 만들어 전기차배터리의 현지 생산공장을 추가로 세울 가능성이 증권업계에서 나오고 있다.

전 사장은 2021년 2분기 삼성SDI의 전기차배터리사업이 처음으로 분기 영업흑자를 달성하는 성과를 이끌었다. 흑자기조는 3분기에도 유지됐다.

전 사장이 전기차배터리사업에서 능력을 입증하고 있는 만큼 대형 투자계획도 지휘하는 것이 안정적일 것이라고 보는 시선이 많다.

삼성SDI 전체 실적으로 봐도 올해 들어 3분기까지 연결기준 영업이익 8019억 원을 냈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88.6% 급증한 수치다. 이대로라면 올해 삼성SDI는 사상 최초로 영업이익 1조 원을 넘어설 가능성이 높다.

물론 일각에서는 삼성 전자계열사 대표이사들 가운데 누군가 교체되는 ‘파격인사’가 실시될 수 있다는 시선도 나온다.

재계 관계자는 “이재용 부회장이 ‘새로운 삼성’을 내걸고 있는 만큼 내년 삼성 계열사별로 사업전략에 변화가 있을 수 있다”며 “전자계열사에서도 새 사업전략을 효과적으로 추진할 수 있도록 새 대표이사를 내정하는 인사가 실시될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할 수는 없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강용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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