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금융지주가 지난해 금융지주 가운데 최대실적을 내며 리딩금융그룹을 탈환한 기세를 몰아 올해도 좋은 출발을 보이고 있다.
윤종규 KB금융그룹 대표이사 회장은 유일한 약점으로 꼽혀왔던 해외사업부문에서도 결실을 바라고 있다.
8일 증권가 보고서를 종합해보면 KB금융지주는 1분기 연결기준으로 순이익 1조 원을 넘어섰을 것이라는 시선이 우세하다.
2020년 1분기 순이익 7300억 원 규모와 비교하면 40% 이상 증가하는 것이다.
금리 반등과 저원가성예금의 꾸준한 유입으로 순이자마진이 늘어나는 등 은행업 여건이 좋아진 영향으로 풀이된다.
KB증권은 지난해 1분기 라임자산운용 관련 손실로 214억 원의 적자를 냈다. 하지만 그 뒤 실적 반등에 성공해 연간 기준으로 사상최대 실적을 보였다. KB증권이 매서운 실적 증가세를 올해도 지속할 것으로 전문가들은 바라보고 있다.
KB금융지주는 2020년 3분기 금융지주 최초로 분기 순이익 1조 원을 넘어선 적이 있다. 당시에는 푸르덴셜생명 염가매수차익 1450억여 원이 반영됐다.
시장 예상대로라면 1분기에는 대규모 일회성이익 없이 분기 순이익 1조 원을 넘어서게 되는 것이다.
윤종규 회장은 지난해 KB금융지주를 금융지주 순이익 1위 자리에 올려놓으며 '리딩금융' 위상을 보였는데 올해도 좋은 출발을 보이며 기세를 이어가고 있다.
앞서 KB금융지주는 2020년 순이익 3조5022억 원을 내며 3년 만에 신한금융지주를 누르고 리딩금융 자리를 탈환했다.
윤 회장은 그동안 글로벌 인수합병을 통해 해외사업 부문에서 씨를 뿌려놓았던 만큼 올해에는 유일한 약점으로 꼽혀왔던 해외사업부문 결실도 기대하고 있다.
2020년 KB금융지주의 해외사업부문 순이익은 1112억 원으로 하나금융지주(5374억 원), 신한금융지주(3419억 원), 우리금융지주(1407억 원)보다 작다.
전체 순이익에서 해외사업부문 순이익이 차지하는 비중도 3%대에 그쳐 10%를 넘어서는 다른 3개 금융지주회사와 비교해 크게 뒤처진다.
하나금융지주(20.38%), 신한금융지주(10.01%), 우리금융지주(10.76%)와 비교하면 '1위'라는 위상과 걸맞지 않는 수준이다.
윤종규 KB금융지주 대표이사 회장은 취임 직후부터 베트남, 인도네시아 등 동남아 지역을 중심으로 글로벌 네트워크 확장에 힘써왔는데 이제는 뿌린 씨앗의 결실을 맺을 때라는 시선이 나온다.
윤 회장은 고성장이 예상되는 동남아시아시장과 투자 안정성이 높고 국내 고객의 해외투자 선호도가 높은 미국 등 선진국시장중심의 '투트랙 전략'으로 글로벌 비지니스를 확대해왔다.
2019년에만 KB국민은행, KB국민카드, KB캐피탈을 통해 해외에서 3개 회사를 인수해 최대주주에 올랐으며 2020년에는 미얀마에서 은행업 예비인가를 따낸 데 이어 KB국민카드도 태국에 진출했다.
현재 KB금융그룹은 KB국민은행, KB증권, KB손해보험, KB국민카드, KB캐피탈 등을 통해 베트남, 인도네시아, 캄보디아, 미얀마, 태국 등 동남아 국가에 진출해 있다.
특히 KB국민은행이 2020년 8월 인도네시아 KB부코핀은행의 최대주주에 오르면서 현지에 진출해있는 계열사들과 시너지도 본격화할 것으로 보인다.
KB국민은행은 KB부코핀은행을 중심으로 현지에 진출해 있는 또다른 계열사인 KB손해보험, KB국민카드, KB캐피탈과 함께 인도네시아 종합금융그룹으로 도약한다는 목표를 세우고 있다.
다만 새로운 시장을 확대해나가는데 코로나19 상황과 소송 등 리스크 관리에 촉각을 곤두세워야 할 것으로 보인다.
KB금융그룹은 인도네시아시장이 글로벌 공급망 재편 수혜와 행정수도 이전에 따른 영향으로 코로나19 이후 5.2~5.3%의 경제성장률을 보일 것으로 예상하고 있지만 종식 여부는 아직 불명확하다.
KB부코핀은행의 이전 대주주인 보소와그룹이 지분 인수절차를 문제삼으며 KB국민은행을 상대로 1조6천억 원대 민사소송을 진행하고 있는 점도 불확실성을 키운다.
이에 더해 미얀마시장에서는 군부 쿠데타로 정상영업이 불가능한 상황에 놓이면서 향후 철수 가능성도 거론된다.
2일에는 미얀마 군경의 총격에 중상을 입은 신한은행 미얀마 양곤지점 현지인 직원이 사망하기도 했다.
윤 회장은 그동안 임기 안에 꼭 이루고 싶은 일로 해외사업을 꼽을 만큼 결실을 바라왔다. 올해부터는 지주에 부회장직을 신설하고 글로벌총괄 임무를 맡겼다. [비즈니스포스트 공준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