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토탈이 대산 공장을 증설한다.

한화토탈은 대산 공장에서 고부가 소재 폴리프로필렌의 생산량을 늘려 실적 향상을 꾀하고 업황 변화에 민감한 기초유분과 에너지사업의 의존도를 낮춰 수익구조의 안정성을 확보하려는 것으로 보인다.
 
한화토탈, 대산공장 증설해 불황도 버틸 기초체력 키운다

▲ 권혁웅 한화토탈 대표이사 사장.


16일 한화토탈 관계자는 “외화채권을 발행해 대산 공장 증설에 필요한 자금을 마련할 것”이라며 “외화채권의 수요예측 결과 당초 모집액보다 5배가량 많은 유효수요를 확보했다”고 말했다.

이에 앞서 15일 한화토탈은 회사 설립 뒤 처음으로 외화채권을 발행하겠다는 계획을 내놓았다.

한화토탈은 아시아와 유럽 투자자를 대상으로 최대 4억 달러를 조달할 계획을 세웠다.

한화토탈은 2018년 12월 대산 공장에 5300억 원을 들여 2020년까지 폴리프로필렌 40만 톤, 에틸렌 15만 톤, 프로필렌 4만 톤을 증설하겠다는 계획을 내놓았는데 채권 발행이 차질 없이 끝나면 투자에 필요한 자금의 85% 가량을 확보하게 된다.

대산 공장 증설계획은 폴리프로필렌 생산량을 늘리는데 초점이 맞춰져 있다.

계획대로 40만 톤의 증설이 끝나면 연 112만 톤의 생산능력을 갖춰 생산량 기준으로 국내 1위 자리에 오르게 된다.

폴리프로필렌은 글로벌 수요가 늘어날 것으로 전망되고 있어 한화토탈의 실적 성장에 크게 기여할 것으로 보인다.

폴리프로필렌은 자동차 내외장재로 쓰이는 엔지니어링 플라스틱의 중간재료인데 엔지니어링 플라스틱이 전기차시장의 성장과 함께 자동차 경량화용 소재로 수요가 늘고 있다.

일본 경제연구기관 후지경제연구소에 따르면 엔지니어링 플라스틱의 수요는 2014년 800만 톤에서 2020년 1천만 톤까지 늘어나며 연 평균 3.9% 성장률을 유지할 것으로 전망된다.

한화토탈은 대산 공장에서 폴리프로필렌의 원재료 프로필렌을 직접 생산하고 있어 수직계열화 효과로 원재료 수급 부담도 덜 수도 있다.

대산 공장 증설은 화성사업과 에너지사업의 의존도를 낮춰 수익구조에 안정성을 더해준다는 장점도 있다.

한화토탈의 화성사업은 스티렌모노머와 파라자일렌 등 기초유분 제조사업이며 에너지사업은 항공유나 등유 등 연료유 생산사업이다.

한화토탈은 2018년 3분기 기준으로 전체 매출의 75.9%를 화성사업과 에너지사업에 의존하고 있는데 이 두 사업은 유가 변동과 같은 업황 변화에 민감해 수익이 안정적이지 못하다.

국제유가가 2018년 4분기 급락하면서 한화토탈도 에너지부문에서 큰 폭의 재고 평가손실을 입었을 것이라고 추정된다.

한화토탈은 폴리에틸렌이나 폴리프로필렌 등 고부가 소재를 생산하는 수지부문의 매출이 전체 매출의 19.5%를 차지한다. 대산 공장 증설계획은 이 비중을 더 늘려 수익 안정성을 높이기 위한 것이다.

한화토탈은 2017년부터 수지부문 육성에 중점을 두는 정책을 펼쳤다. 그해 4월과 12월 두 차례에 걸쳐 대산공장에 모두 9천억 원을 들여 폴리에틸렌 40만 톤, 에틸렌 31만 톤, 프로필렌 13만 톤을 증설하겠다는 계획을 내놓았다.

한화토탈 관계자는 “한화토탈은 대산 공장 증설로 고부가 소재사업을 육성해 미래 시장에서 살아남을 수 있는 경쟁력을 키우는 한편 수익구조를 균형 잡힌 방향으로 개편해 불황을 버틸 체력을 갖출 것”이라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강용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