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나항공이 재무구조 개선을 위한 수익성을 끌어올리는 데 갈 길이 바쁜 상황에서 고유가란 암초를 만났다.
27일 업계에 따르면 국제유가가 급등하면서 아시아나항공의 재무구조 개선에 악재로 작용하고 있다.
재무구조 개선은 아시아나항공의 가장 중요한 과제로 여겨진다. 아시아나항공의 부채비율이 매우 높은 수준이기 때문이다.
6월 말 기준 아시아나항공의 부채비율은 597.95%에 이른다. 특히 2019년 1월1일부터 회계처리기준(K-IFRS) 변경으로 운용리스비용이 부채에 포함되는 것이 큰 부담이다.
운용리스 금액을 부채로 처리하면 아시아나항공의 부채비율이 1000%에 가까워질 수도 있다.
한창수 아시아나항공 사장은 10일 취임사에서 “궁극적으로 회사의 재무력은 수익 창출 능력에서 비롯된다”며 “아시아나항공의 역량을 총집결해 수익 창출 능력을 강화하고 재무력 회복과 회사의 성장을 위해 노력해야 한다”고 말했다.
아시아나항공의 재무구조를 개선하는 데 무엇보다 기존 사업의 수익성 개선에 집중하겠다는 의지를 보인 것이다.
아시아나항공은 이에 따라 재무구조 개선을 위해 장거리노선 강화 등 몸집 불리기보다 수익성 강화에 초점을 둔 전략을 펴고 있다. 장거리노선은 운임이 높고 많은 승객을 태울 수 있는 대형 항공기를 운항하기 때문에 단거리 노선보다 수익성이 높다.
하지만 국제유가가 계속 고공행진을 한다면 수익성 높이기는 어려워질 수밖에 없다. 국제유가는 항공사의 영업비용과 직결되기 때문이다.
아시아나항공의 2017년 영업이익률은 4.4%다. 경쟁사 대한항공의 7.8%보다 3.4%포인트 낮다. 아시아나항공의 영업비용에서 유류비가 차지하는 비중 역시 26%로 대한항공의 24.1%보다 높다.
항공사들은 요동치는 국제유가가 항공사의 수익성에 미치는 영향을 최소화하기 위해 승객에게 유류할증료를 부과한다. 하지만 유류할증료가 올라가면 여객 수요에 악영향을 미칠 가능성도 있다.
또한 유류할증료는 어디까지나 보조적 수단이기 때문에 수익성 악화를 완전히 막을 수는 없다. 이런 이유로 아시아나항공이 수익성 개선을 위해 항공 운임을 높일 수도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아시아나항공 관계자는 “고유가가 수익성에 큰 타격을 주는 것은 맞지만 운임 상승 등은 전혀 논의되고 있지 않다”며 “아직까지 높아지는 유류할증료에 따른 여객 수요 감소도 관측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국제유가는 7~8월 서부텍사스산원유 기준 배럴당 60달러 후반에서 숨고르기를 하다 다시 오름세를 타고 있다.
북해산 브렌트유 가격은 25일 배럴 당 81.87달러로 거래를 마쳤다. 이는 2014년 11월10일 이후 최고 가격이다.
서부텍사스산원유(WTI)도 26일 71.57달러로 올해 최고치인 74.2달러에 접근하고 있다.
이는 국제원유시장에서 초과 수요 현상이 발생했기 때문이다.
심혜진 삼성증권 연구원은 27일 “미국의 이란 제재 영향이 본격화되고 있다”며 “여기에 연말까지 하루 20만 배럴 정도의 베네수엘라 원유 공급 차질이 더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블룸버그는 24일 “주요 원유 거래사들은 국제 유가가 배럴당 100달러를 넘어설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고 보도하기도 했다. 특히 11월부터 미국이 이란 제재를 강화한다고 예고한 만큼 국제유가는 계속해서 상승할 것으로 전망된다. [비즈니스포스트 윤휘종 기자]